기사입력 2008.10.03 16:05 / 기사수정 2008.10.03 16:05
[엑스포츠뉴스=김도광 기자] 올시즌 히어로즈는 목표를 달성했다. 10월 1일 연장접전 끝에 삼성을 꺾으면서 최하위를 면했기 때문이다.
LG가 남은 경기에서 전승한다해도 히어로즈의 48승에는 미치지 못한다. 상위팀은 동률일 경우 승자승 원칙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지만 하위팀은 동률이면 공동순위가 된다. 공동 7위가 된다는 것은 뒤에 아무도 없음을 의미하므로 히어로즈로서는 지난 6월 17일 이후 또다시 최하위가 되는 것이고 LG에게는 6월 17일 이후 8위를 벗어난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히어로즈가 1승을 추가했기에 7위를 확보했고 자동적으로 LG는 8위가 확정됐다.
지난 2일 사임을 발표했던 박노준 단장은 "이번 시즌에서는 큰 욕심을 내지 않는다"며 "꼴찌만 하지 않으면 된다"고 말해왔다. 단장이 정해준 목표에 의하면 히어로즈는 구단이 원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고 할 수 있다. 100점짜리 성적표를 받아올 필요도 없고 0점만 맞지 말라는 부모의 요구를 충실히 수행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밤 히어로즈는 두산에게 안타 11로 16점을 내줬다. 볼넷은 6개였고 몸에 맞는 공도 4개나 나왔다. 결과적으로 맥빠진 승부였다. 히어로즈의 박노준 단장이 사임을 발표했고 구단주는 감독의 경질을 시사했다. 지난 시즌 중반에 터졌던 가입금 미납 사태와 더불어 히어로즈 선수들의 분위기는 어수선할 수 밖에 없었고 11승으로 장원삼과 함께 팀내 다승 선두였던 마일영도 마음을 가다듬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4이닝 동안 안타 5개와 볼넷 3개, 몸에 맞는 공 1개로 6실점했다. 선발이 무너진 히어로즈는 그렇게 자멸하고 말았다.
오기로 똘똘 뭉쳤던 선수들은 시즌 초반 5연승을 달리며 4월 5일 선두에 나서기도 했었다. 내논자식이지만 보란듯이 성공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앞서다가도 역전을 허용했고 막판에 무너지기 일쑤였다. 이내 추락을 거듭하며 6월 1일에는 최하위로 떨어졌다. 지난 5월말에는 홈구장 13연패라는 충격적인 기록도 남겨야 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선수기용을 이유로 패배마케팅이라는 의혹까지 일었다. 소수의 홈팬들에게 패배의 아픔을 주더라도 다수의 원정팬들에게는 승리의 기쁨을 선물하겠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어차피 홈팬보다 원정팬이 더 많아야 장사가 될 것이라는 분석까지도 나왔다.
게다가 가입금 미납 사태로 시즌이 진행중인 시점에서 팀 해체설까지 떠돌았다. 이어 메인 스폰서였던 우리담배마저 권리를 포기하고 나섰다. 가입금 미납사태로 기업 이미지가 나빠졌다는 이유였다. 주 수입원이었던 네이밍 마케팅이 한계에 부딛히고 만 것이다. 결국 후반기부터 우리 히어로즈가 아닌 히어로즈로 뛰어야 했고 선수들의 유니폼에서는 로고가 지워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어로즈의 성적은 꼴찌는 아니었다. 6월 17일 이후로 히어로즈 뒤에는 항상 LG가 있었다.
123경기를 치른 히어로즈의 남은 경기는 3경기다. 두산, 한화, SK와 각각 한경기씩을 남겨두고 있다. 남은 3경기에서 전승을 해도 51승에 머문다. 8개팀의 순위가 확정된 마당에 1승의 추가는 의미가 없다. 하지만 팀의 사정을 생각한다고 해도 지난밤 두산과의 경기처럼 무기력해서는 곤란하다. 남은 3경기에서는 부디 희망을 보여주는 영웅들이 되어주기 바란다. 히어로즈에게는 아직도 그들을 성원하는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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