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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정복에 나선, '마라도나의 후예[後裔]'들

기사입력 2008.09.25 17:08 / 기사수정 2008.09.25 17:08

안경남 기자



[엑스포츠뉴스=안경남 기자] '축구 신동' 디에고 마라도나(48),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신의 손' 사건으로도 유명한 그는 아르헨티나가 낳은 세계적인 축구선수이다. 브라질의 축구황제 펠레와 더불어 세계 축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그는, 신들린 드리블과 넓은 시야 그리고 빠른 스피드를 무기로 1980년대를 축구계를 지배했다.

그의 은퇴 이후 아르헨티나에는 '제2의 마라도나'라 불리는 후예들이 등장하며 아르헨티나 축구팬들을 흥분케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만큼의 실력과 명성을 쌓은 선수는 아직까지 없는 상태다. 아리엘 오르테가(34), 파블로 아이마르(29), 하비에르 사비올라(27) 등 그와 비슷한 체격, 비슷한 재능을 보인 선수들은 있었으나 모두 2% 부족해 보였다.

새 시대를 이끌, '마라도나의 후예'들

그러한 와중에, 최근 몇 년 사이 '마라도나의 후예'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는 분위기다. 가장 눈에 띄고 있는 선수는 '마라도나의 재림'이라 불리는 바르셀로나의 에이스 리오넬 메시(21)다. 2005년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득점왕과 MVP를 싹쓸이한 그는 지난해 리그 경기 도중 '신의 손' 사건까지 재현하며 자신이 마라도나의 완벽한 후계자임을 증명하기도 했다.

다음은 2007년 세계 선수권을 석권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세르히오 아구에로(20)와 라치오의 마우로 자라테(21)이다. 두 선수 또한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개인기와 타고난 축구센스를 바탕으로 마라도나형 축구 스타일을 갖춘 선수들이다. 그리고 신의 손 사건까지는 아니지만 마라도나만큼이나 손을 잘 쓰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아구에로도 리그 경기 도중 주먹으로 골을 넣은 적이 있다)

이 세 선수의 공통점은 공격수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마라도나와 같이 키가 크지 않다는 점(메시-168cm / 아구에로-170cm / 자라테-175cm)과 소속팀에서 마라도나의 상징과도 같은 등번호 10번을 달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올 시즌 팀의 에이스로서 막중한 임무를 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라도나의 재림' 리오넬 메시

올 시즌 호나우지뉴가 AC밀란으로 이적하면서 처음으로 바르셀로나의 에이스를 뜻하는 등번호 10번을 부여받은 메시는 시즌 초반 부담감 때문인지 팀의 승리를 이끌지 못했으나 최근 리그와 UEFA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내리 3연승을 달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상태다.

그러나 올 시즌 메시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지난 몇 년간 바르셀로나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프랑크 레이카르트 감독을 비롯해 호나우지뉴, 데쿠 등이 팀을 떠나며 모든 무게 중심이 자신한테 쏠렸기 때문이다. 그동안 팀의 부진이 모두 호나우지뉴에게 떠안겨졌듯이 이제는 메시에게 그 모든 책임이 돌아갈 공산이 크다.

하지만, 메시는 현재 상황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팀이 시즌 초반 1무1패를 기록하며 1970년대 이후 최악의 출발을 보였음에도 팀이 곧 좋아질 것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그리고 곧바로 3연승을 달리며 자신의 말이 옳음을 입증했다. 이미 지난여름 조국에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메시의 이번 시즌 목표는 당연히 바르셀로나에 우승을 선사하는 것이다.

981억 원 사나이, 세르히오 아구에로

88년생인 아구에로는 지난 2006년 아르헨티나 CA인디펜디엔테를 떠나 2,300만 유로(약 280억 원)라는 아틀레티코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유럽 무대에 입성했다. 이미 아르헨티나 리그에선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리그 득점 상위권을 유지할 정도로 득점력을 인정받아온 아구에로는 이적 후 페르난도 토레스(현 리버풀)와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적 첫 해 그는 32경기에 출전해 겨우 6골을 터트리는 등 부진한 활약을 펼쳤다. 비록 데뷔 시즌이기 했으나 그를 영입하는데 막대한 이적료를 지불한 만큼 적잖은 실망감도 뒤따랐다. 그러나 아구에로는 이듬해 폭발적인 득점행진을 선보이며 자신의 몸값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쳤다.

당초 아틀레티코의 아이콘인 토레스의 이적으로 인해 공격의 무게감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아구에로는 리그에서만 19골을 성공시키며 팀이 챔피언스리그 진출티켓을 타내는데 크게 기여했다. 올 시즌에도 그의 득점력은 벌써 빛을 발하고 있다. PSV 에인트호벤과의 챔피언스리그에서 2골을 터트린 그는 리그에서도 현재 2골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한편, 뛰어난 활약만큼 그에 유럽 명문 구단들의 관심도 늘어난 상태다. 이에 아틀레티코는 최근 아구에로의 바이 아웃 금액을 6,000만 유로(약 981억 원)로 늘리며 아구에로 지키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라치오의 괴물, 마우로 자라테

지난 2007년 세계 선수권, 체코와의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자라테는 2006년에도 보카 주니어스의 팔라시오와 함께 아르헨티나 리그 득점왕을 자치할 정도로 뛰어난 득점력을 가진 선수이다. 그러나 세계 선수권 대회 이후 그가 선택한 곳은 유럽이 아닌 카타르 리그였다.

카타르 리그에서 일 년을 보내며 잠시 축구 팬들에게 잊힌 그는 지난겨울 이적 시장으로 통해 프리미어리그 버밍엄 시티에 6개월간 임대되며 자신의 존재를 재차 알리게 된다. 후반기 하위권에 있던 버밍엄에서 중요한 고비마다 4골을 터트리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그는, 그러나 팀의 강등을 막지 못하며 다시 카타르 알 사드로 복귀한다.

그러나 자라테의 활약에 깊은 인상을 이탈리아 세리에A 라치오는 이번 여름 그와 5년 계약에 합의한다. (구체적인 이적료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또한 팀은 에이스를 뜻하는 등번호 10번을 부여하며 그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라치오의 자라테 영입은 대성공이다.

칼리아리와의 개막전에서 2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4-1 대승을 이끈 그는 이어진 삼프도리아, AC밀란과의 경기에서도 각각 1골씩을 터트리며 연일 골망을 흔들고 있다. 이처럼 자라테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는 라치오는 올림픽에서 부상을 당한 토마소 로키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시즌 초반 3승1패를 기록하며 인터밀란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라있는 상태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세 선수는 뛰어난 능력을 바탕으로 팀의 승리를 이끄는 등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이제 막 10대를 벗어나 20대에 접어든 그들이 '위대한 선배' 마라도나의 뒤를 이어 유럽 무대를 또 한 번 뒤흔들 수 있을지, 아르헨티나 땅꼬마들의 이번 시즌이 그 어느 때보다 기대된다.

[사진=리오넬 메시(C)바르셀로나 한국어 공식 사이트]



안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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