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2.16 08:21 / 기사수정 2005.02.16 08:21
'테크노 가드'에겐 코트가 너무 좁아 보이기만 했던 경기였다.
2005년 2월 15일, 창원 실내 체육관에서 벌어진 서울 삼성과 창원 LG의 경기에서 서울 삼성은 서장훈(24득점 9리바운드)-스케일(24득점 4도움) '원투펀치'의 변함 없는 활약과 주희정(24득점 12 도움, 3점슛 2개)의 가공할 휘젓기 쇼를 비롯 모슬리(13득점 10리바운드),이규섭(7득점 6리바운드), 강혁(12득점 3리바운드 7도움 4스틸)등 전 선수가 제 몫을 해주었다. 그리하여 허니컷(34득점 8리바운드 3점슛 5개), 김영만(18득점 4도움 3점슛 4개), 조우현(17득점 6도움, 3점슛 3개), 황성인(12득점 3도움)등의 외곽포로 맞선 창원 LG에 104대 96의 승리, 시즌 21승 23패를 마크하며 6강행을 놓고 다투고 있는 서울 SK에 반경기 차로 추격하며 3연패를 탈출, 희망을 되살려 나가는데 성 했다.
1쿼터, 김영만과 허니컷의 신들린 듯한 3점쇼를 앞세우며 한때 10점차 이상 벌리는 듯 했으나, 주희정과 강혁 그리고 스케일 세 가드진이 집요하게 LG의 골밑을 컷인과 드라이브인으로 공략해 나가며 점수차가 벌어짐을 막아 시소 경기로 전개해 나갔다.
2쿼터에서도 조우현과 김영만, 허니컷의 무시무시한 3점이 교대로 터지며 삼성을 압박하면 삼성은 스케일과 서장훈의 확률 높은 공격을 앞세우며 점수차를 유지해 나갔다. 2쿼터에 투입된 이규섭의 깨끗한 3점포와 저돌적 골밑 공략을 앞세워, 한때 33대 31로 역전하나 조우현-김영만-허니컷의 3점쇼는 계속 이어지며 결국 전반은 46대 51, 서울 삼성이 5점차 리드를 내주며 마쳤다.
3쿼터, 삼성은 주희정의 과감한 드라이브인과 적극적인 득점 가담, 그리고 절묘한 패싱을 앞세우며 LG와 본격적으로 치고 받기 시작했다. 서장훈 특유의 고감도 미들라인 점퍼와 숄더 훼이크에 이은 포스트 공략이 덩달아 탄력 받아 나갔고 모슬리까지 주희정, 강혁의 패스를 쉽게 골밑 득점으로 올리며 분위기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LG는 3쿼터에서 허니컷의 1:1, 김영만과 황성인의 개인기에 이은 단조로운 공격으로 근근히 경기를 시소 양상으로 버텨 나갔다. 그러나 3쿼터 종료 직전 주희정의 환상적인 노룩 패스를 모슬리가 과감한 컷인에 의한 원핸드 덩크에 이은 바스켓 카운트로 72대 71, 기어이 재역전하며 3쿼터를 마감했다.
4쿼터에서 결국 확률이 외곽을 눌렀다. 서장훈과 모슬리는 공수리 바운드 및 포스트 공격에서 완전히 제공권을 장악했고 주희정은 코트가 비좁은 듯, 폭발적인 경기력으로 삼성의 공수를 이끌었다. 여기에 3쿼터에 4파울로 잠시 코트를 비웠던 스케일이 다시 들어와 수비에선 김영만, 조우현의 외곽포를 잡았고 공격에선 내외곽에서 착실히 점수를 올려 나가는 등 삼성은 승부의 대세를 완전히 장악했다. 또한 강혁의 악착같은 파이팅은 LG로 하여금 추격의 의지를 결코 허용치 않았다.
경기 막판 LG는 올코트 프레싱과 파울 작전으로 최후까지 거세게 저항했으나 삼성은 역으로 손쉬운 한 두번의 아울랫 패스에 이은 골밑 득점과 착실하게 자유투를 쌓아 결국 104대 96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곰사랑의 눈] *좀 쉬니까 날라댕길 꺼 같은데!... 주희정 만점 활약!
지난 시즌 막판 당한 목부상 재발과 감기몸살 증세로 오리온스 경기 이후 2경기동안 "휴식 시간"을 가진 주희정. 그가 올시즌 자신의 개인 최다인 24득점에 덤으로 12도움!
역시 선수의 체력 안배가 얼마나 시즌 막판에 중요한가를 확연히 보여주었다. 그 폭발적인 움직임 그리고 드리블링에 이은 돌파와 멋진 패스, 과감한 인사이드에서의 득점... 주희정만의 최대 강점인 "돌파력"과 "활발함"을 살리기 위해선 그에게 경기당 최소 3~5분의 휴식이 절실함을 확인한 경기였다.
강혁. 그가 왜 서울 삼성의 "근성맨", "윤활유"인지는 경기를 직접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가드로서 무모할 정도의 돌파 시도와 활발한 움직임, 수비에서의 끈기, 4가로채기와 7개의 도움이 이를 증명했다.
이규섭은 우선 본인이 신인때의 초심을 살리길 바란다. 단순한 기록지 상에서의 활약이 아닌, 코트에 나올 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절실하다. 2쿼터 때 보여준 점수차가 벌어질 고비에서의 깨끗한 3점, 내외곽에서의 투지, 이 정도면 정도면 충분하다고 절대 본인이 욕심을 내지 말길 당부한다.
창원 LG는 본 경기에서 또다시 "악습"을 되풀이 한 한판이었다. 인사이드를 책임질 허니컷의 '외곽슛 연습 모드.' 부상 뒤 복귀한 이래 전혀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페니가의 여전한 외곽 겉돌기. 모처럼 활발히 국내 외곽진(김영만, 조우현,황성인)의 외곽이 터졌음에도 결국 3,4쿼터를 가면 제공권에서부터 스스로 무기력히 무너지는 모습이었다.
금일 경기는 이 두가지 기록에서 보면 훤히 명암이 엇갈렸다.
총 리바운드 수: 삼성 34개 (그중 공격 리바운드 11개, 서장훈 5개)
LG 18개
자유투 : 삼성 21/24 성공률 88%
LG 9/12 성공률 75%
제공권과 확률에서 질 수 밖에 없는 LG였다. 제 아무리 3점슛이 크레이지가 걸려도 농구는 결국 인사이드가 우세한 팀이 이긴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확인한 것밖에 되지 않았다.
LG는 이번 시즌 직후 이미 대대적 개편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수년간 엄청난 관중몰이로 농구 열기를 주도 해온 창원 LG. 이번 시즌 직후 새로운 모습으로 강팀의 모습을 되찾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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