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2.15 00:32 / 기사수정 2005.02.15 00:32
필요한 서비스를 골라 받자! 그 자리에서 응원하자!
예매 당시 제일 당혹케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좌석명이었다. 대부분의 경기장, 더 나아가 공연장은 위치로써 가격에 차등을 두는 것이 공식처럼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실학생체육관은 그야말로 고전적인, 위치에 의한 가격 차등은 물론, 같은 가격이지만 구역별로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어 자기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고려, 좌석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예매의 재미를 주었다.
농구장에서 농구만 보니?
사실 농구만 보러 농구장에 갔다. 하지만, 잠실학생체육관에서는 농구만 하지 않는다. 경기 전부터 시작된 닭싸움을 서두로, 경기 쿼터별로 청송 꿀 사과받기, 10만번째 관람객 시상, 피자 이벤트 등 농구를 보러 온 관중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이벤트를 마련, 관중들을 유쾌하게 만들었다.
<경기전 닭싸움 이벤트를 진행한 서울 SK>
자! 이제 프로축구
오랜만에 찾은 농구장은 그야말로 2시간이 언제 흘렀나 싶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또, 경기를 같이 관람한 사람과 내가 똑같이 느낀 점은 “농구장 올 만하네~”였다.
축구장은, 한국 프로축구는 어떤가...?
농구장에 비해 광범위한 관중석, 10분씩 4번을 나눈 경기시간에 비해 45분을 2번 나눈 긴 경기시간. 축구 팬들에게는 이 모든 것이 농구와 구별되는 축구의 매력이다. 하지만, 축구에 매료되지 못한 이들에게도 이것들이 축구의 매력으로 느껴질지는 의문이다. 매료된 사람만 즐기는 것이 프로가 아니다. 매료되지 못한 사람도 매료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진정한 프로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매료되게 만들겠는가?
<월드컵예선전을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항상 월드컵이라는 축제가 끝나면 언론은 변하지 않고 똑같은 문제점과 방안을 내 놓는다. 월드컵만 좋아하는 국민과 경기장을 찾지 않는 국민은 한국 축구의 문제점으로 변하지 않고 나오는 레퍼토리 중 하나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똑같은 질책만 하고 있을 것인가? 언제까지 말만 하고 있을 것인가? 월드컵만 좋아하는 국민들을, 경기장보다 TV 앞에 앉기 좋아하는 국민들을 나무라기보다 그들에게 프로축구로 눈을 돌리게 하고, 경기장으로 발길을 옮기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프로축구 출범 이레 구단 관계자뿐만 아니라, 여러 서포터들도 경기라는 볼거리 외에 관중들의 발목을 묶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 개발로 고심하며,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의 노력이 없음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의 노력이 더욱 활발하고 다양하게 표출되길 바랄 뿐이다.
<프로축구를 관람하기 위해 수원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
농구와 상황이 다르니까, 스폰서가 적으니까, 경기장에서 경기만 하면 된다는 마음보다 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 그래서 올해 새롭게 개막하는 프로축구에서는 “축구장 올 만하네~”라는 감탄이 터져 나오게 되기를 바란다.
*위 사진은 모두 본인이 직접 촬영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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