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8.14 04:18 / 기사수정 2010.07.27 15:26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한국 팀에게 수영은 그동안 높지 못하는 '성벽'과 같은 종목이었습니다. 신체적인 유연함과 큰 신장, 그리고 거대한 발과 긴팔이 요구되는 수영은 확실히 동양인들보단 서구인들에게 유리한 종목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수영의 '벽'이 점점 동양인들이 넘을 수 있도록 낮아지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동양인들의 신체적인 한계점을 이겨내고 강인한 체력과 폐활량, 그리고 자유형이 아닌 평영처럼 동양인들이 하기에 유리한 종목을 노리는 전략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상체의 동작에 큰 기반을 둔 평형은 동양인들이 도전하기에 알맞은 종목입니다. 일찍부터 이 종목의 특성을 파악한 일본은 기타지마 고스케란 최고의 평영선수를 키워냈고 기타지마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평영 100m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마린 보이' 박태환(19, 단국대)이 동양선수로서 자유형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결코 수영을 하기에 서구인들보다 좋은 체격을 가지지 못한 박태환은 타고난 폐활량과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은 체력을 발판으로 동양인이 넘보기 어렵다는 자유형을 정복했습니다.
그리고 박태환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했지만 세계수영 정상권에 도전할 수 있는 또 한 명의 선수가 한국수영국가대표에 존재합니다. 특히, 평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선수입니다.
정슬기(20, 연세대)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놀라운 속도로 자신의 기록을 단축시키고 있습니다. 자신의 주 종목인 여자평영 200m에서 정슬기는 2006 아시아수영선수권에서 2분 29초 70을 세우며 3위에 입상했습니다. 그리고 5개월 후에 벌어진 2006 범태평양수영대회에서는 2초나 기록을 단축시키며 3위권에 진입했습니다.
2007년 하계유니버시아드에 참가한 정슬기는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며 자신의 기록을 또다시 경신하게 됩니다. 1년 전에 있었던 범태평양 수영대회에서 세운 2분 27초 09가 자신의 최고의 기록이었던 정슬기는 이 대회에서 무려 3초나 단축시키며 2분 24초 67로 우승을 하게 됩니다.
유니버시아드 대회로 완전히 자신감을 얻은 정슬기는 꾸준히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며 이번 올림픽을 준비해 왔습니다. 여자평영 세계 챔피언인 레이절 존스(호주)는 여자평영 세계신기록인 2분 20초 54의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슬기가 세운 2분 24초 67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존스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과의 기록은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정슬기는 13일 벌어진 여자평영 예선에서 2분 25초 95를 기록해 4위로 준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잔병이 많고 몸이 약해 시작한 수영은 정슬기의 인생이 됐고 어느덧 올림픽 메달 후보가 되었습니다. 박태환이 전 국민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고 올림픽 8관왕인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정슬기도 꼭 눈여겨봐야 할 선수입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얻고 경험을 쌓아 다음 2012년 런던올림픽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밝힌 정슬기는 자신의 최고 기록을 갱신하고 긴장감을 떨치고 막판까지 분전한다면 박태환에 이은 또 한명의 올림픽 수영 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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