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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 여자농구를 화면 너머로 바라보다

기사입력 2008.08.12 17:23 / 기사수정 2008.08.12 17:23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사실 여자 농구에는 크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별생각 없이 텔레비전 트니까 나오기에 봤는데요. 

생각 외로 상당히 잘하더군요. 지난 브라질전 때는 다른 일이 있어서 전혀 보질 못하고 그냥 잘했다더라 하는 이야기 정도만 들었었는데 막상 보니까 꽤 강력한 모습을 보여줘서 조금 놀랐습니다.

어쩔 수 없이 남자 국대와 비교를 하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남자 국대보다 훨씬 경기 내용 면에서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상대가 너무 못해서' 접전이었다고 생각되는 남자 농구 예선 당시의 캐나다전에 비한다면야 오늘의 여자 대표팀의 경기력은 정말 수준급이었습니다. 리바운드 털린 것만 제외한다면 공격 면에서도 나름 만족할 만했고 수비는 진짜 탄성이 나올 정도로 짜임새가 있더군요. 특히나 선수들의 지역 방어 이해도가 상당히 높은 듯합니다. 어찌어찌 돌아간다는 느낌이 아니라 저쪽에 빈 곳이 생기면 재깍 다른 선수가 들어와서 메워주고, 또 위크 사이드로 볼이 넘어가면 다시 뒷선에서 또 메워주고…. 이런 유기적인 도움 수비가 매우 잘 이뤄져서 전율이 일어날 지경이었습니다.

승부처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던 것은 역시 리바운드, 그리고 공격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컨셉이 남자 대표팀과 비슷했다는 생각이 드는데, 남자 대표팀도 약한 골밑과 공격력을 수비력을 극대화시켜서 대체해보려는 시도를 했는데 여자 대표팀도 같은 모토로 나선 듯합니다. 다만, 여자 대표팀이 나은 것은 박스 아웃을 조금이나마 했다는 것, 그리고 공격력이 남자 대표팀보단 훨씬 나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막판 접전 시에 리바운드를 너무 쉽게 허용했다는 점과, 공격을 너무 성급하게 시도했다는 것이 패인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조금 더 침착하게 '풀어가는' 공격이 필요했는데 마음이 조급해져서인지 너무 '들이대는' 공격이 이뤄진 것이 약간의 아쉬움입니다.

가장 수훈갑이라면 역시 지난 브라질전의 영웅이었던 최윤아, 그리고 잘 드러나지 않은 수비에서 엄청난 공헌을 해준 이미선 선수를 꼽고 싶네요. 덧붙여 정선민 선수의 공격력은 확실히 많이 떨어진 듯하지만 아직도 넓은 시야와 뛰어난 센스에서 비롯된 킬 패스는 정말 최고더군요. 반면 공격에서 좀 더 중심이 되었어야 할 변연하의 부진은 정말 아쉽습니다.

이제 다음 경기는 모레(13일) 열리는 세계 랭킹 2위 오스트레일리아와의 경기입니다. 세계 농구, 더구나 여자 농구에 대한 지식은 제가 워낙에 일천한지라…. 전력도 잘 모르고 뭐라고 평가하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랭킹 3위, 4위의 강팀들을 상대로 만족할만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만큼 모레 경기도 충분히 기대해 볼만 할 듯합니다. 좋은 경기력과 좋은 결과가 함께 들려오길 바랄 뿐입니다.

[사진=최윤아 (C) 국제여자농구연맹]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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