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8.11 02:25 / 기사수정 2008.08.11 02:25
- 8월 10일 주요 경기 결과 및 선수
[엑스포츠뉴스=박혜림 기자] 오늘로서 대회 4일째를 맞았습니다.
지난 주말(9~10일) 많은 경기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경기를 펼쳤는데요, 그 수많은 모습을 요약-정리해 독자 여러분께 알려드리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늠름한 대한민국의 '마린보이' 박태환(가운데)이 금메달을 들고 있는 모습 (C) 베이징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1. 한국 선수로서 첫 자유형 수영 금메달 박태환 선수
사실 걱정이 많았습니다.
올림픽 시작 전부터 뉴스에서건, 어느 다큐멘터리에서건, 심지어 광고에서까지 박태환 선수에 대한 얘기가 너무 많이 거론되어 본인에게 부담이 되진 않을까, 혹여나 금메달을 못 따게 되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향으로 봤을 때 얼마나 금방 잊히게 될까 하는 노파심에 수영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가슴이 조마조마했습니다.
이건 무조건 따야한다, 따지 못하면 큰 상처가 될 것 같다는 걱정이 많이 들었는데 그 걱정은 기우였던 듯 박태환 선수는 당당히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많은 분이 아시겠지만 체형 상 동양인은 수영에서 서양인을 따라잡기가 매우 힘들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태껏 올림픽에서 수영이란 종목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큰 관심거리가 되어 주질 못했고
그저 비인기 종목에 하나일 뿐이었죠. 지금껏 수영을 했던 선수들이 그늘에 가려져 있던 것도 사실이고요.
이런 힘든 현실을 박태환 선수는 보기 좋게 눌러주며 세계 최고가 되었습니다. 힘들 것 같았는데 초반부터 치고 나가 끝까지 그 페이스를 유지해 금메달을 따는 모습은 정말 믿음직스럽고 든든해 보였습니다. 다른 한국 수영계의 꿈나무들, 아니 더 나아가 아시아 모든 수영계의 꿈나무들이 박태환 선수를 보며 꿈을 키우겠죠?
앞으로 남은 경기도 펠프스 선수라는 걸출한 선수 덕분에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박태환 선수 파이팅입니다!
사족 하나#
박태환 선수의 금메달이 확정되자마자 처음 나온 광고가 박태환 선수의 승리를 축하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어떻게 금메달을 딸 줄 알고 그렇게 미리 광고를 찍어 놓은 것일까요? 만약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면 그 광고는 햇빛을 보지도 못했겠죠?
만약 따지 못했다면 박태환 선수 수고했습니다. 이런 내용의 광고(!)만들어서 전파를 타게 했을까요? 그건 안 만들어 놨을 것 같은데…뛰어난 상업성에는 혀를 내두를 지경입니다.
2. 올림픽 6연패의 신화 여자 양궁팀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여자 양궁팀이 또 해냈습니다. 사실 '대단히 대단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너무나 당연히 해내는 그녀들의 모습에 우리나라 사람들마저 당연시 여기게 될까 걱정할 정도로 또 해냈습니다.
저는 4강전부터 지켜보았는데요. 4강전 상대인 프랑스팀을 맞아 폭우와 천둥, 번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신중히 활을 쏘는 그녀들을 보며 오히려 상대편인 프랑스팀이 안쓰럽게 보일 정도였습니다. 프랑스팀은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페이스가 많이 흔들렸었거든요. 오히려 우리 팀이 반칙을 쓰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확하게, 흔들림 없이 활시위를 겨누는 모습을 보며 '이번에도 틀림없겠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 예상대로 그대로 들어맞아 강적 중국을 맞아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한점 한점 따내기 시작했습니다.
초반에는 3점 차, 4점 차 이렇게 작은 점수 차를 보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팀의 어린 선수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군요.결국엔 9점의 점수차이로 가뿐하게 승리! 수많은 중국 응원단의 응원에 위축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그녀들의 경기 모습을 보니 그녀들은 전혀 다른 세계에서 경기를 진행하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주위 상황, 분위기에는 전혀 휩쓸리지 않고 오직 과녁과 활, 세 명의 선수들만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한 명이 약간 실수를 해도 다른 선수가 메워주는 사이 좋은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가 왜 최강일 수밖에 없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있을 남자 단체전이나 남녀 개인전 모두 우리나라 선수들이 메달을 휩쓸길 바랍니다.
3. '작은 거인' 역도 은메달의 주인공 윤진희 선수
또 하나의 은메달을 안겨준 역도 53kg 급의 윤진희 선수입니다. 의외로 역도는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는 걸 모르는 분들이 많더군요. 아마 경기를 보신 분들은 이제 차이를 아시겠죠?
역도는 인상과 용상 두 가지로 나뉩니다. 쉬지 않고 한번에 들어올리는 것이 인상이고 어깨에 한번 걸쳤다 들어올리는 것이 용상입니다. 윤진희 선수는 인상에서 94kg, 용상에서 119kg으로 총 213kg을 들어올려 은메달을 차지했는데요. 용상 경기는 보지 못했지만 인상 경기는 시청하였습니다.
94kg은 워낙 가뿐히 잘 들어 올렸는데 98kg였나요. 아무튼, 2차와 3차 시기 모두 실패하여 안타깝게 은메달에 그쳤습니다. 충분히 들어올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긴장을 한 건지 시간에 쫓기듯 역기를 들어올리는 모습이 불안 불안하다 결국 들어올리지 못하더군요.
안타까웠습니다. 다른 분의 포스팅을 보니 소녀가장이라고 하시던데, 그런 역경을 이겨내고 은메달을 딴 모습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제가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 윤진희 선수의 단단해 보이는 몸이 매력적으로 보인다 귀여워 보인다 하는 덧글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원래 뭐든 열심히 하는 모습의 모습은 다 아름다워 보이지 않을까요? 제가 봐도 3차 시기에서 실패하고 가볍게 웃어보이는 윤진희 선수의 여유가 있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사족 둘 ##
윤 선수는 저와 학교 동문이시더군요. 나중에 학교에서 보게 되면 꼭 축하한다고 얘기해 줘야겠어요. 정말 자랑스러웠다고….
4. 그 밖의 다양한 순간들…
일단 남자 핸드볼 팀의 안타까운 패배를 들 수 있겠네요.
끝까지 다 지켜보았는데 정말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독일을 상대로 후반 10분까지 팽팽한 접전을 보여주었습니다.
9일 무승부로 끝난 여자 핸드볼의 복수(?)를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하게 되었고요. 하지만, 후반 10분이 넘어가면서부터 점수가 차이가 나더니 결국 따라잡지 못하고 1패를 하였습니다.
딱히 못했다고 생각할 만한 부분은 없었는데 끝나고 나서도 왜 진 거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독일 선수들이 잘한 걸까요? 아무튼, 왜 지게 된 걸까 라는 의문만 남겨 둔 아쉬운 경기였습니다.
남녀 배드민턴은 단식, 복식 다 가볍게 승전보를 울렸다고 하더군요. 직접 전 경기를 확인하지 못해 자세한 내용을 쓸 순 없지만 지난 시드니 올림픽 때도 그렇고 분명 우리나라도 강국인데 큰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우리 배드민턴 선수들, 이번 올림픽에서는 꼭 좋은 성과를 내리라 생각합니다.
여자 하키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는데요. 전반전 4-1의 우세를 끝까지 지키지 못하다 끝내 4-5로 역전패를 당했다고 합니다. 사실 호주와의 전적은 최악이다 싶을 정도로 우리나라가 열세인 경기였는데 전반전에서 그렇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에 이번엔 이기려 나보다! 하고 기대를 했습니다.
그러나 후반전에서 순식간에 동점으로 따라잡히더니 결국엔 한점 차 역전패를 당했네요. 그래도 이번 전반전의 모습 그대로 다음 경기에서도 후반전까지 이끌어 간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겠죠? 하키팀도 파이팅!입니다.
나머지 사격이나 펜싱, 조정, 사이클 등 다양한 경기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은 승리 혹은 안타까운 패배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스포츠라는 게 일단 경쟁이다 보니 결과가 우선시 될 수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좋은 결과를 낸 선수에게도 나쁜 결과가 나온 선수에게도 모두 응원의 박수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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