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채정연 기자] 수비를 감안하면 제외는 어렵고, 타격의 흐름이 끊기니 고민은 깊어간다. LG 트윈스는 '히메네스 딜레마'를 겪고 있다.
LG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4번타자 양석환' 카드를 내세웠다.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는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최근 부진한 타격을 보면 의아한 결정은 아니나, 수비를 고려했을 때 쉬운 결단 역시 아니다.
양상문 감독은 "히메네스가 최근 타격이 잘 안 된다. 4번에서 공격의 맥이 끊기고 있다"며 고민을 내비쳤다. 마음 같아서는 열흘 간 1군에서 말소한 후 추스를 시간을 주고 싶으나, 탄탄한 3루 수비를 대체할 자원이 없어 그마저도 쉽지 않다.
부진한 타격의 원인으로 양 감독은 "스스로가 가장 잘 알지 않겠나"라면서도 "코칭스태프의 판단은 타격 매커니즘이 고정되지 않은 점이라고 본다. 이는 시간적인 여유를 줘야하는데, 그러긴 힘들고 타격이 안되니 히메네스 본인도 부담이 크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양상문 감독은 '4번 양석환' 카드는 적중했다. 양석환은 1회와 4회 두번의 적시 2루타를 때려내 타점 본능과 함께 장타력을 뽐냈다. 2번에 배치된 이천웅의 맹타와 함께 시너지를 내며 LG는 오랜만에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반면 경기 중반 대수비로 투입, 9회말 안타를 때려냈으나 승부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3할8리의 타율과 함께 26홈런 102타점을 기록하며 LG 타선의 핵심 역할을 했던 히메네스였다. 그러나 올스타전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탔고, 하반기만 놓고 보면 2할6푼3리 4홈런 36타점으로 부진했다.
이번 시즌 역시 녹록치 않다. 히메네스는 25일 경기 전까지 44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4리 6홈런 2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크레이지 모드'에 가까웠던 지난 시즌 전반기와 비교하면 외국인 타자로서 아쉬울 수밖에 없는 성적이다. 4번타자로 나서는 히메네스가 살아나야 LG 타선의 잦은 침체도 개선될 수 있다. LG의 '히메네스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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