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개막 6연승 후 5연패. 이대로 떨어질 줄 알았던 LG가 5월 들어서도 3위에 올라있다. 강팀들을 연이어 만났지만 5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최근의 상승세가 운 아닌 실력임을 입증하고 있다.
LG 트윈스가 5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하며 '도장깨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진운이 좋지 않았냐는 의구심도 지워냈다. LG가 위닝시리즈를 거둔 팀은 차례대로 KIA 타이거즈, SK 와이번스, kt 위즈,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이고, 대부분 이번 시즌 전 강력한 5강 후보로 꼽혔던 강팀들이다.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던 상위권 팀들도 LG를 만나면 잠잠해졌다.
▲'ERA 2.74' 리그 1위에 빛나는 독보적인 투수진
현재 LG 선발진 중 가볍게 맞설 수 있는 투수는 한 명도 없다. 상위 선발에 배치된 소사, 류제국, 차우찬 모두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4선발을 맡고 있는 임찬규는 최근 2경기 연속 QS+(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2승 1패 평균자책점 1.30으로 호투하고 있다. 2년차 신인 김대현 역시 연이어 선발승을 거두며 5선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데이비드 허프의 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LG는 넘치는 선발진으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
선발도 강하지만, 뒷문은 더욱 강하다. LG 구원진의 평균자책점 2.25로, 리그에서 독보적으로 1위에 올라있다. 김지용-진해수-신정락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라인 역시 건재하다. 그러나 이들만이 승리를 지키는 것은 아니다. 점수 차가 클 때는 정찬헌, 고우석이 나선다. 5선발에서 롱 릴리프로 전향한 윤지웅은 최근 위기 상황을 몇 차례 막아내며 신뢰를 쌓고 있고, 구위가 좋은 최동환은 6일 두산전 9회를 무실점으로 책임지며 시즌 첫 세이브를 올리기도 했다. 양상문 감독이 계획하는 '전원 필승조'에 가까워지고 있다.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던 팀들 모두 LG의 투수진을 만나면 주춤했다. KIA는 3연전 동안 8득점에 그쳤고, 무섭게 홈런을 때려냈던 SK 역시 총 10득점에 머물렀다. 그마저도 1차전에서 8점을 냈고 2,3차전 도합 2점이 전부였다. LG는 kt도 3경기 12득점으로 묶었고, NC 상대로는 5실점에 그쳤다. 삼성과의 3연전에서 타격감을 끌어올린 두산 타선 역시 2경기 동안 6점만 내줬다. 단순히 결과만 좋았던 것은 아니다. 선발진이 최소 5이닝, 많게는 7이닝까지 소화했고 불펜이 적절히 이닝을 분배해 맡으며 과부하도 없었다.
▲이형종→오지환→양석환, 해결사는 나타난다
LG의 팀 타율은 2할7푼8리로 리그 중위권에 위치했다. 다득점 경기는 많지 않았지만, 타선은 승리를 위해 필요한 점수를 뽑아냈고 투수진은 그 점수를 지키는 양상으로 이어졌다. LG 타선의 해결사는 한 명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시즌 초반 5연패의 늪에 빠지며 타격이 부진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조금씩 살아나며 원활한 공격을 풀어가고 있다.
KIA전의 영웅은 이형종이었다. 이형종은 KIA를 상대로 리드오프로 출전해 10타수 8안타 3볼넷으로 위닝시리즈를 이끌었다. 2번 타순에 배치된 김용의 역시 23일 KIA전에서 3타수 2안타 1도루로 뒤를 받쳤고 막강한 테이블세터진을 구축했다. SK와의 3연전에서는 오지환의 활약이 남달랐다. 오지환은 SK전 3경기 동안 12타수 9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하며 완전히 살아난 타격감을 과시했다.
NC, 두산을 상대로는 양석환이 매서운 방망이를 휘둘렀다. 양석환은 NC와의 2,3차전에서 도합 4안타로 3타점을 쓸어담았고, 두산과의 어린이날 매치에서 홈런 포함 2안타로 2타점을 올렸다. 두산전 2경기에서는 박용택 대신 지명타자로 출장한 정성훈이 이틀 연속 결승타를 책임지며 양상문 감독의 기용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5연속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는 동안, 무리한 기용이 없었다는 점이 LG의 가장 큰 강점이다. 투수들은 서로의 짐을 나눴고, 타선은 체력 안배를 중시하며 컨디션 조절에 힘썼다. 양상문 감독은 6일 주전 유격수 오지환에게 휴식을 주고 강승호를 선발 출장시켰다. 강승호는 공,수에서 활약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LG는 허프, 임정우 등 합류를 기다리고 있는 전력이 남아있다. 무서운 상승세가 어디까지 갈지 쉽게 점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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