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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ympic Jumper!] 이신바예바와 최윤희로 보는 '한국 육상의 현실'

기사입력 2008.07.09 22:32 / 기사수정 2008.07.09 22:32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이번 베이징올림픽 육상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들은 총 17명이다. 한국이 육상에서 유일하게 금메달을 획득한 종목인 마라톤을 비롯해 경보, 그리고 필드와 트랙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합하면 총 17명에 이르고 있지만 지난 6월 초에 대구육상경기장에서 벌어진 제62회 전국육상선수권대회에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규정기록을 넘어선 선수는 단 한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인들이라고 못하리라는 법은 없다

중국이 이번 올림픽에서 미국을 누르고 종합 1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강세 종목인 탁구, 배드민턴, 체조, 역도, 다이빙, 사격, 조정, 태권도 등에서 강세를 보여야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인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종목은 중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인 류시앙이 참가하는 남자 육상 110m 허들이다.

전통적으로 스피드와 유연성 등이 동양인들에 비해 월등히 좋은 흑인들이 단거리 육상을 휩쓸고 있었지만 그 가운데에서 류시앙이 보여준 선전은 모든 이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류시앙 자체가 워낙 뛰어난 선수인 것에도 이유가 있었지만 동양인들도 예전에 비해 신체적인 조건이 많이 좋아지면서 결코 육상에서 떨어질 것이라는 이유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할 한국육상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서말구 총감독은 1979년 멕시코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남자 100m 부분에서 10.34초로 한국 신기록을 세웠었다. 그리고 이제 30년 가까이 흐fms 지금까지 이 기록은 남자 100m의 한국 신기록으로 남아있다.

‘동양인의 체격조건도 예전과는 다르게 서양인들과 흑인들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좋아지고 있다. 류시앙을 비롯한 중국선수들이 꾸준하게 국제육상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점은 이러한 사실을 증명하고 있으며 동양인들이라고 해서 결코 육상을 못하리라는 법은 없다.’

이것이 서말구 감독이 증명하는 동양권선수의 육상에 대한 가능성이다. 그리고 서말구 감독은 ‘한국의 육상선수들도 예전에 비하면 신체적인 조건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 선수들의 경기력을 높여줄 시스템이 부족하고 선수들의 근성도 어딘지 모르게 부족한 것이 아쉬움.’이라고 표명했다.

육상은 가장 원시적인 스포츠인 만큼, 기초체력과 기술이 무엇보다 중요시 된다. 따라서 성급하게 눈앞에 있는 대회의 우승에만 연연하지 말고 가장 기초적인 체력과 기술에 매진해야 하는데 그러기엔 한국의 육상저변과 마인드가 너무나 열악하다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초체력과 기술을 높여주는 것은 과학적인 시스템, 이를 위해서는 투자가 필수적으로 따라야한다.



단 0.1초의 차이로 메달색깔이 달라지는 것이 바로 육상이란 종목의 특징이다. 그러나 그 0.1초도 투자와 창의적인 훈련환경이 결합되어야만 단축되는 것이다. 일례로 세계신기록 제조기인 러시아의 ‘장대높이뛰기 여제’ 엘레나 이신바예바는 어린시절부터 배웠던 체조로 얻어진 유연성과 육상 트랙훈련으로 기른 스피드를 가미해 자신만의 도약과 점프 기술을 익히기 시작했다.

창의적이고 과학적인 시스템 하에서 철저한 훈련을 마친 이신바예바는 세계신기록 제조기가 됐으며 2004 아테네올림픽에 이어서 이번 베이징에서도 2연패를 노리고 있다. 장대를 사용해 높게 도약하여 이루어내는 그 쾌감을 이신바예바는 언제나 즐기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이신바예바를 비롯한 유명 육상 선수들은 기록단축이란 단조로운 종목으로 간주될 수 있는 육상을 즐기면서 하는 방법까지 터득하고 있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육상도 그저 기록단축에 억눌려 딱딱한 지도방식으로 나가는 구태의연한 방식은 이제 사장되어야할 시점이다.

그러나 대한육상연맹의 행정체계와 현장의 지도자들은 그저 눈앞에 보이는 대회의 우승에만 전념하고 있으며 선수들의 기량발전을 위한 체계적인 지도방식은 여전히 뒷짐을 지고 있는 상태이다.

한국의 이신바예바로 고교시절부터 한국여자장대높이 뛰기 신기록을 갈아 치우기 시작한 최윤희(22, 원광대)는 김제여고를 졸업한 2005년도에 공주대학에 진학했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한국최고의 장대높이 유망주가 입학한 대학에는 장대높이뛰기 도약대가 단 한개도 없었다.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상황 때문에 당시 최윤희는 주말에 고향인 전주로 내려와 전주공설운동장에서 훈련하고 주중에는 학교에 다니는 힘든 생활을 지속적으로 반복했다.

2005년이던 당시에는 여자장대높이뛰기가 전국체전 육상의 정식종목이 아니었고 이러한 이유로 최윤희의 고향인 전북지역의 대학들이 최윤희의 진학에 대해 난색을 표명했기 때문에 최윤희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장대높이뛰기 시설이 전무한 공주대학에 진학했었다.

그리고 간간히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 육상지도자들은 그저 코치만 데려다 놓고 아무란 체계도 안 잡혀진 상태에서 선수들의 기량만 발전시켜놓으라는 한국의 현실에 난색을 표명한 적도 적지 않았었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을 필두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가야 할 한국의 육상

최윤희는 171cm에 58kg의 좋은 체격조건을 가지고 있다. 유연성과 근력도 좋은 편이라서 체계적인 환경 속에서 훈련하면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기도 하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를 겨냥한 ‘2011년 드림팀’을 출범시켰다. 이 프로젝트의 선수들은 모두 각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유망주들이며 최윤희도 ‘2001년 드림팀’의 일원이다.

최윤희는 4m 11의 한국 신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이 기록은 올림픽 출전권을 얻을 수 있는 기준 기록인 4m 30과는 한참 떨어져있다. 바로 이러한 현실이 세계육상과 한국육상의 차이점이지만 한국육상이 도약하기 위해 넘어야만 하는 ‘20cm'이기도 하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중국은 류시앙의 트랙종목과 투포환, 창던지기 등의 필드 종목에서 최대한 많은 메달을 따낼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국도 국제대회 경쟁종목으로 육상은 가망성이 없다는 편견을 하루빨리 버려야 한국 육상에 대한 발전의 길이 열리게 된다. 또한, 최윤희같은 아까운 인재들을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한국육상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철저히 준비해나가야 할 것이다.

[사진 = 엘레나 이신바예바 (C) 엑스포츠뉴스 전현진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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