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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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②] 백지에 그린 그림, 이정철 감독의 자부심

기사입력 2017.04.26 05:31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2011년 공식 창단된 '막내 팀' IBK기업은행 알토스는 6년 간 통합 우승 1번을 포함해 정규리그 우승 3번, 챔피언 결정전 우승 3번, KOVO컵 대회 3번을 우승했다. 백지 상태나 다름 없던 기업은행이라는 팀은 초대 감독 이정철(57) 감독의 지휘 아래 빠른 속도로 '명가'를 건설해나가고 있다.

허허벌판에 집 짓기, 초대 감독의 자부심

기업은행이라는 팀이 창단될 당시, 당연하게도 팀에는 어떠한 인프라도 구축되어 있지 않았다. 숙소도, 체육관도, 심지어 선수도 없었다. 그 인프라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온전히 이정철 감독의 몫이었다. 이 감독은 "고3 열 명을 데리고 시작을 하는데, 아무것도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 때는 사무국도 없었다. 배구 문외한인 차장 딱 한 사람과 돌아다니면서 숙소 계약하고, 연습할 체육관을 수소문했다"고 돌아봤다.

가장 먼저 연습할 공간이 필요했던 이정철 감독은 수원 수일여중에 찾아가 학교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체육관 대여에 대한 허락을 구했다. 청주 청석고등학교 출신의 이정철 감독은 이 과정에서 지연의 힘을 빌리기도 했다. 어렵사리 연습 장소를 구한 이정철 감독은 근처 숙소로 쓸 만한 아파트를 물색했고, 운 좋게 웨이트 시설이 마련되어 있는 근처의 아파트를 구했다. 이런 이 감독의 노력들이 현재 기업은행의 밑그림이 된 셈이다.

이정철 감독은 "고생은 많이 했지만 정말 뿌듯하다"면서 "신혼집을 꾸리면서 살림살이 하나하나를 장만하는 그런 기분으로 했다. 힘은 들고 고생스럽지만, 창단팀 감독은 영원히 남지 않나. 내 집이나 다름 없다. 정말 백지에 그림 그리듯이 그렇게 할 수 있었기 때문에 힘은 들지만 보람도 있었고, 행복했다. 그래서 잘 이뤄졌을 때 성취감도 두 배 세 배 더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허허벌판에서 시작을 한 기업은행이지만 이제는 기흥연수원 안의 번듯한 체육관과 숙소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이정철 감독은 "2010년 11월 23일 처음 만나 일곱 해가 갔다. 정말 잊지못할 추억이 됐다"며 "이제는 명문팀을 만들어야되겠다는 생각이다. 구단에서 좋은 시설을 제공해주고, 배구단을 위해 신경들을 많이 써주신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 3-3-3의 완성

7년의 세월 동안 기업은행에는 인프라 뿐만 아니라 '우승'이라는 타이틀도 차곡차곡 쌓였다. 리그 진입 첫 해부터 정규리그 4위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킨 기업은행은 이듬해인 2012-2013시즌 곧바로 정규리그 및 챔프전 우승으로 첫 통합 우승의 쾌거를 올렸고, 2013년 컵대회 우승 후에도 2013-2014시즌 정규리그 우승, 챔프전 준우승을 달성했다. 

2014-2015시즌에는 정규리그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삼켰지만 챔프전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2015년 컵대회 우승 후 2015-2016 정규리그 우승, 챔프전 준우승을 했다. 그리고 2016년에도 컵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2016-2017시즌 정규리그 준우승, 그리고 의미있는 챔프전 우승을 일궈냈다.

통합 우승이 한 번 뿐이라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정철 감독은 그간의 과정을 돌아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이 감독은 "농담처럼 얘기한 부분도 있지만, 별 세개를 꼭 달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별 두 개와 세 개는 그림이 다르지 않나. 어떨 땐 네 개보다 세 개가 예쁠 수 있다"면서 "컵대회와 정규리그를 3번 우승한 상황에서 챔프전을 이겨야 3-3-3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 걸 주문을 외우듯 계속 생각했다. 나 혼자 설정한 목표였지만, 결국 6시즌을 치르면서 선수들이 만든 대단한 결과"라고 말했다. 


아무것도 없던 '백지의 팀'에서 기업은행은 이제 명실상부한 강팀이 됐다. 그리고 시즌이 종료됨과 동시에 바로 다음 시즌을 바라보고 있다. 일단 당면한 문제는 FA 김희진과 박정아의 거취다. "다 잡아야죠. 잘 될 겁니다"라고 자신한 이정철 감독은 다음 시즌이라는 목표를 향해 "늘 노력해야죠. 억지로라도 새로운 동기를 만들어한다"며 웃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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