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6.25 17:30 / 기사수정 2008.06.25 17:30
현재 아메리칸리그 올스타투표에서 1위를 다투고 있는 선수는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인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와 데이비드 오티즈(보스턴 레드삭스)입니다. 그런데 이 두 선수를 바짝 쫓고 있는 선수들 중 친숙하지 않은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조시 해밀턴(텍사스 레인저스)입니다.
국내 팬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점이 많은 조시 해밀턴이지만 미국에서는 올 시즌 MLB 선수들 가운데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선수가 바로 바로 해밀턴입니다. 25일까지 해밀턴이 기록한 성적은 아메리칸리그 타자들 중 최고 수준입니다.
해밀턴은 타율 0.310리에 19개의 홈런을 때렸고 76타점을 올렸습니다. 특히 타점 부분에서는 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밀턴은 갑자기 나타난 선수가 아닙니다. 그의 사연 많은 과거가 오히려 해밀턴의 인기에 촉매제가 되었으며 방탕한 생활을 떨치고 그라운드에 복귀한 그에게 많은 미국인이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81년생인 조시 해밀턴은 노스캐롤라이나 주 출신으로 애슨스 드라이브 고교시절, 타율이 무려 0.514에 달했습니다. 195cm의 거구에 왼손거포란 특수성까지 갖고 있던 해밀턴은 1999년 고교를 졸업하자마자 템파베이 레이스로부터 1순위 1지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2000년 싱글 A에서 기록한 해밀턴의 성적은 0.302의 타율에 13개의 홈런, 그리고 61타점을 올렸습니다. 베이스볼아메리카로부터 미래를 장식할 최고의 유망주로 선정된 해밀턴은 하루빨리 메이저리거로 승격되는 것이 자신의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꿈 많은 유망주인 그에게 야구를 떠나게 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스프링캠프 합류를 앞두고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타고 가는 도중 덤프트럭과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이 사고로 인해 부상을 당한 해밀턴은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서 훈련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당장 야구를 할 수 없게 된 그에게 남은 것은 무료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운동밖에는 아무것도 몰랐던 해밀턴은 점차 주변에서 몰려오는 나쁜 유혹에 넘어가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마약에 손을 대 심한 중독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템파베이와 계약하면서 벌어들인 계약금과 짧은 선수시절 동안 모은 돈을 모두 마약으로 탕진한 그는 문신에까지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그의 몸에 있는 문신의 수는 무려 26개에 달합니다.
2004시즌을 앞두고 해밀턴의 마약 복용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까지 알려지자 그는 2004 시즌 전체출장정지 징계를 받았습니다. 자신의 마지막 희망인 야구조차 할 수 없게 된 해밀턴의 유일한 낙은 코카인과 술이었습니다.
이렇게 방탕한 생활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하던 해밀턴을 다시 일으켜준 인물은 그의 친할머니였습니다. 가지고 있는 돈은 모두 탕진했고 남은 것은 약과 알코올에 꽁꽁 묶인 자신의 큰 체구밖에 없었던 해밀턴은 평소에 그가 가장 사랑한 인물인 할머니를 찾아가 고통을 호소했고 손자의 눈물을 보며 고통을 함께한 할머니의 격려로 해밀턴은 다시 야구를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해밀턴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버드 셀릭 커미셔너에게 자신의 징계를 해제해 달라는 참회의 편지를 썼으며 셀릭 커미셔너는 이를 수용했습니다. 마약 중독 때문에 11번이나 자살시도를 했던 해밀턴은 마약 재활프로그램을 충실히 수행해 이를 극복해냈고 다시 야구를 하기 위한 몸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07년에 신시내티 레즈에 입단해서 다시 그라운드를 밟게 되었습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 레인저스로 팀을 옮긴 해밀턴은 이제 팀 타선을 이끄는 부동의 4번 타자가 되었습니다. 해밀턴의 재기 성공은 텍사스 팬들만이 아닌 모든 야구팬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그의 눈물겨운 재기 일화로 인해 올스타투표에서도 많은 득표를 얻고 있습니다.
평생 운동에만 전념하다가 잘못된 길에 들어서서 다시 재기하지 못하는 유망주들이 적지 않게 사라져갔습니다. 1999년 템파베이로부터 1순위 지명을 받은 유망주 해밀턴은 오랜 방황의 터널을 벗어나 올 시즌에 들어서면서 비로소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습니다.
그의 몸에는 26개의 문신이 있는데 그것은 자신이 방황했던 시절의 지울 수 없는 흔적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가장 어려운 상황에서 다시 배트를 잡기 시작했고 야구를 하고 싶다는 의지를 쉽게 버릴 수가 없었다는 해밀턴의 일화는 현재 리그 최고의 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사진 = 조시 해밀턴 (C) texas.rangers.mlb.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