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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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박지성', 공격형 미드필더는 적합하지 않다

기사입력 2008.06.08 01:19 / 기사수정 2008.06.08 01:19

이강선 기자



[엑스포츠뉴스=이강선 기자] 지난 상암벌(5월 31일)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10 남아공 월드컵 3차 예선 경기에서는 박지성(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활약이 돋보였다.

당시 박지성은 경기 시작과 함께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는 맹공을 펼치며 요르단을 압박했고 무기력했던 한국의 공격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함께 출전한 이청용과 수시로 자리를 바꾸며 상대 수비를 교란했고, 수비시에는 미드필드 아래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기도 했다.


그리고 전반 38분, 계속해서 맹공을 시도하던 박지성은 선취골을 터트린다. 박주영의 코너킥을 이정수의 머리를 거쳐 중앙으로 연결된 볼을 이청용이 흘려주었고 그대로 발을 갖다 대며 선제골을 터트린 것. 이후 그는 더욱 활발한 움직임으로 경기를 이끌었고 이날 경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박지성의 활약에 불구하고 한국은 2-2무승부를 거두었다. 후반 막판 보여준 수비 실수에 뼈저린 골을 헌납한 것이다. 

이에 허정무 감독은 측면에서 가능성을 무수히 보여준 박지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하겠다는 생각을 밝힌다. 박지성의 활동량을 극대화시켜 공격과 수비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는 이번 요르단과의 원정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박지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시킨 허정무 감독은 전방에 이근호-박주영-설기현을 출전시키며 박지성 효과를 얻으려 했다. 요르단전을 앞두고 가진 훈련에서도 박지성을 중심으로 좌우 윙 포워드가 공격을 시도해 골을 노리는 세트 플레이 훈련을 계속해서 하며 경기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결과적으로 허정무 감독이 꺼내든 이번 카드는 실패한 패에 가까웠다.

훈련 때처럼 약속된 플레이를 찾아 볼 수 없었다. 전반 2분 중앙에서 연결된 날카로운 패스를 받은 박지성은 공격으로 곧바로 전개해야 했지만 수비수에 막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15분에도 박지성은 김남일의 스루패스를 받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요르단의 밀집 수비에 차단당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혹 박지성의 위치에 김두현을 투입했다면?


본래 윙 포워드란 미드필드에서 연결된 패스를 받아 돌파를 시도해 스트라이커의 득점을 돕거나, 찬스가 생기면 직접 슈팅으로도 연결해 득점을 올리는 포지션이다. 지난 요르단과의 홈 경기에서  윙 포워드로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였던 박지성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윙 포워드로 출전한 이근호와 설기현은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근호는 전반 2분 박지성에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한 것을 제외하고는 요르단 수비에 번번이 막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설기현은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움직임도 예리하지 못했고 전반 5분에는 상대에 공을 뺏겨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정성룡의 선방이 없었더라면 경기는 더욱 어려워졌을 상황.

이런 상황에서 차라리 윙 포워드에서 날렵한 모습을 보인 박지성을 윙 포워드로 돌리고 박지성의 위치에 김두현을 투입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두현은 패싱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시원한 중거리 슈팅능력까지 겸비했기 때문. 요르단의 밀집 수비를 뚫기 위해서라면 그의 발이 더욱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라면 패싱력도 좋아야 하지만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능력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박지성 같은 경우에는 패싱에서는 합격점일지 몰라도 슈팅능력에서는 의문을 낳는다. 더구나 이번 경기는 최종 예선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했던 경기였듯이, 보다 강력한 공격 옵션을 장착할 필요가 있었다. 

윙 포워드에서 제 역할을 수행하는 박지성, 그가 가장 빛날 때는 측면에서 상대 수비진을 헤집고 경기를 지휘하는 모습이 아닐까?

[사진=지난 요르단전에서 선취골을 성공 시킨 박지성 (C) 엑스포츠뉴스 장준영 기자]



이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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