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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남자배구대표팀의 전력분석 - 2.(2단 연결, 블로킹, 공격)

기사입력 2008.05.29 17:25 / 기사수정 2008.05.29 17:2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제2의 기회를 살려라, 이것이 이길 수 있는 지름길이다.

여자배구대표팀이 올림픽예선전에서 탈락하는 모습을 보고 배구에서 승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한눈에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랠리포인트제로 치러지는 배구 경기에서 득점을 올리는 방법은 안장된 리시브를 바탕으로 한 빠르고 강한 공격이 우선 적으로 따라야하고 필요 없는 범실을 최대한 줄여야 상대방에게 득점을 헌납하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공격을 디그로 걷어올린 후에 일어나는 동작입니다. 상대방이 득점할 수 있는 기회를 되찾아와 반격공격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인데 이러한 ‘두 번째 기회’를 잘 살리려면 디그로 걷어 올려진 볼을 공격수가 치기 좋게 연결해 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2단 연결은 배구의 기초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특히 한국의 여자선수들은 물론, 남자선수들 역시 안정된 2단 연결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지적받고 있습니다. 남자배구 최고의 강팀인 브라질 같은 경우, 주전 선수들이 모두 세터라 불릴 정도로 모든 선수들이 2단 연결에 능숙합니다.

포지션의 상황으로 보면 디그로 걷어올린 볼은 대체로 중앙의 미들블로커가 2단으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남자대표팀의 류중탁 감독은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고자 미들블로커로 기존의 하현용(LIG 손해보험)대신 신선호(삼성화재)를 대표팀에 합류시켰습니다.

신선호는 국내 미들블로커들 중 가장 2단 연결에 능통한 선수입니다. 대학시절까지 세터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신선호는 미들블로커로 포지션을 바꾼 다음에도 세터를 한 경험을 되살려 안정된 2단 연결을 올려주었습니다. 

기존에 예상했던 하현용이나 고희진(삼성화재)이 아닌, 신선호가 대표팀으로 발탁된 데 대해 몇몇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한국대표팀이 꼭 갖춰야 할 2단 연결을 생각한다면 신선호의 국가대표 선발은 나름대로 형평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리베로인 여오현(삼성화재)과 장광균(대한항공) 등도 수비와 더불어서 2단 연결에 많이 유념해야 됩니다. 한국팀이 수비로 얻은 기회를 반드시 공격으로 연결하려면 언더 토스가 아닌 오버 토스로 안정된 2단 연결을 올려줘야 합니다. 탄탄한 서브리시브와 끈질긴 수비 조직력, 그리고 2단 연결까지 좋은 팀은 이기는 방법의 절반 이상은 이미 숙지하고 있는 팀입니다.

상대의 공격 높이를 두려워하지 말고 타이밍에 유의하라.

서브와 리시브와 더불어서 국제대회에 나가면 세계의 강호들과 가장 많은 차이가 나는 부분이 바로 남자팀의 경우는 블로킹입니다. 일단 그들의 타법은 국내선수들과는 높이와 파워는 물론이고 타이밍도 틀린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국내에서 아무리 블로킹을 잘하는 선수라도 한동안의 그들의 높이와 파워, 그리고 순간적으로 변하는 타이밍 때문에 줄곧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됩니다. 


비디오 분석을 통해 가장 많이 연구해야 할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블로킹에 대한 타이밍입니다. 한국의 블로킹 위에서 내려치는 공격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리시브 불안으로 어렵게 때리는 볼들은 어떻게 해서든 간에 블로킹으로 차단하거나 유효블로킹으로 바운드시켜서 우리 쪽에 새로운 찬스로 만들어야 됩니다.

이러한 블로킹을 잡아내려면 타이밍에 유의해야 합니다. 철저한 비디오 분석으로 상대방 공격수의 성향을 알아낸 다음 그 공격수가 선호하는 대각, 혹은 직선에 유의하면서 길목을 우선적으로 차단해야 합니다. 

블로킹 위에서 내려치는 강력한 공격은 어쩔 수 없지만 잡아낼 수 있는 공격은 적절한 타이밍으로 차단해야 한국의 수비도 살아날 수 있고 2단 연결을 기회도 많이 찾아 올 수 있습니다. 한국팀은 가장 블로킹이 좋은 이선규를 비롯한 국내 최고의 사이드 블로커라는 후인정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비록 라이트 주전으로 뛸 문성민이 블로킹에서 아쉬운 점을 노출하고 있지만 블로킹이 좋은 후인정이 버티고 있고 레프트의 이경수 역시 많은 경험으로 축적된 탁월한 블로킹 감각이 있습니다.

중앙의 미들블로커들과 양쪽의 사이드 블로커들이 서로 협력하고 상대방 공격수와 세터의 볼 배분을 충분히 파악하는 점도 효과적인 블로킹을 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입니다.

2%가 부족해 보이는 공격진, 그러나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갖췄다.

공격진을 두고 보면 가장 신경이 쓰이는 곳이 바로 레프트포지션입니다. ‘아시아 최고의 거포’인 이경수는 고질적인 허리부상으로 예전과 같은 파괴력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이경수와 함께 레프트에서 공격을 분담할 신영수(대한한공)는 높이와 파워를 보면 국제대회에 경쟁력이 있지만 기복이 심하고 중요한 곳에서 범실을 하는 점이 맘에 걸립니다.

이경수가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지만 그 뒤를 받치고 있는 장광균의 활약 여부도 중요합니다. 장광균의 역할은 레프트 보공으로 투입돼 리시브와 수비에서 안정된 활약을 보여주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공격에서도 빠른 세트플레이로 상대방 블로커들을 흔들어 줄 역할도 필요합니다.

이경수가 100%의 모습이 아닌 점과 신영수의 기복이 맘에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공격진들을 보면 맘이 한시름 놓이는 점은 서로 공격 성향이 다른 다양한 공격수들이 지속적으로 대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 가지 패턴이 상대방에게 노출되어 막힌다면 차선책으로 밀고 나갈 대안들이 충분히 존재하기에 2% 부족하지만 그래도 현재 한국대표팀의 공격력은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주공격수로서 많은 득점을 올려줘야 할 라이트의 문성민(경기대)도 지난해보다 기량이 일취월장해 있습니다.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리시브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라이트 포지션에서 공격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으니 공격에 대한 집중도는 그만큼 배가가 되었을 것입니다.

또한, 중요한 것은 중앙의 미들블로커들이 번개같은 속공으로 상대편의 수비진들을 흔들어 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단조로운 공격에 의지하는 것보다는 풍부한 공격진들을 최대한 살려서 전광석화 같은 세트플레이와 다양한 공격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한국팀의 공격자원을 제대로 살리려면 리시브의 중요성은 다시금 강조됩니다.

[사진=이경수 (C) 대한배구협회]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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