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4.30 10:08 / 기사수정 2008.04.30 10:08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1승이 이토록 어려웠던가? KIA 서재응이 그토록 목말라하던 '마수걸이' 1승을 신고했다.
'2008 삼성 PAVV 프로야구' 두산과 KIA의 잠실경기에서 '나이스 가이' 서재응이 7경기 만에 감격스러운 1승을 거두었다. 6과 3분의 1이닝 동안 1실점만을 허용하며 팀의 3연패를 끊은 동시에 한국 프로야구에서의 시즌 첫 승리를 기록했다.
'컨트롤 아티스트'라 불리며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서재응. 당초 KIA와 KIA 팬들이 그에게 기대한 바는 '롯데의 손민한'처럼 팀의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며, 팀이 연패에 빠졌을 때 연패를 끊어주고, 팀이 상승세에 접어들었을 때 그 분위기를 이어주는 1선발로서의 팀의 구심점의 역할을 해주는 선수였다.
7게임 만에 시즌 첫 승리를 기록하긴 했지만, 처음부터 서재응이 제 역할을 수행해 내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 프로야구 공식 첫 등판이었던 4월 1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 개막전에서 6이닝 5피안타 2사사구만 내주면서 1실점으로 틀어막았지만 1패를 기록하였고, 4월 8일 SK 전에는 8이닝 동안 8안타 3사사구만을 허용하며 역시 1실점만을 내주었지만 타선의 지원 불발로 인해 승수를 챙기지 못했다.
호투하였지만, 자신이 등판할 시에 터지지 않는 타선으로 인한 심리적 부담감과 장딴지 부상의 통증 여파로 인한 직구구속의 감속이 그 이후의 경기에서 안 좋은 모습을 보이게 된 도화선이 되었다. 140km/h 후반에 이르던 구속이 140km/h 초반으로 떨어지니 제아무리 낙차 큰 변화구와 자로 잰듯한 코너워크를 구사하는 서재응이라 하더라도, 그를 상대하는 타자들의 매서운 배트질을 피할 순 없었다.
이렇듯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을 서재응을 위해 4월 29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KIA의 타자들은 서재응의 '마수걸이' 1승 만들기를 작정이라도 하듯 찬스에서 집중타를 선보이며 초반 5점이라는 큰 선물을 서재응에게 안겼다. 5점이라는 큰 점수를 등에 업고도 자만하지 않고 시종일관 집중력 있는 피칭을 한 서재응의 집념도 돋보였다. 특히 4회말 1시 만루의 대위기에서 후속타자 유재웅과 채상병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은 서재응의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제대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7회말 서재응이 문현정과 바톤 터치를 하고 마운드를 내려올 때 3루 KIA 관중석의 모든 관중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우레와 같은 기립박수로 그를 맞이했다. '전통의 명가' KIA의 새로운 에이스로서의 재탄생을 자축하는 향연이었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KIA는 현재 8승 18패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서재응이 앞으로 해야 할 역할이 무궁무진하다. 4월 29일 보여준 그의 투구가 팀의 또 다른 전직 메이저리거들은 최희섭, 윌슨 발데스, 호세 리마에게도 좋은 귀감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파급효과가 미궁에 빠진 KIA를 상승세의 터널로 진입하게 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서재응 (KIA 타이거즈 제공)]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