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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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손연재 "악플과 안 좋은 시선, 그마저도 감사했다"

기사입력 2017.03.04 16:17 / 기사수정 2017.03.04 16:19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태릉, 채정연 기자] 한국 리듬체조의 간판스타 손연재(23, 연세대)가 은퇴 소감을 전했다.

손연재는 4일 서울 태릉선수촌 필승주체육관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갖고 현역 생활을 마감하는 소회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손연재의 약력 소개 및 후배 김채운의 송사, 체조협회 공로패 및 꽃다발 증정식이 이어졌다. 지난달 18일 손연재의 매니지먼트사 갤럭시아SM은 보도자료를 통해 손연재의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발전 불참 소식과 더불어 현역 선수 은퇴를 공식화했다. 다음은 손연재와의 일문일답.

-은퇴 소감은.
▲17년, 제가 리듬체조로 살아온 시간이다. 그러나 이제는 24살 손연재로 돌아가려 한다. 2016 리우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기로 결정한 후, 성적보다 내 스스로에게 아쉬움과 후회를 남기지 말자고 다짐했다. 아쉬움과 후회가 내게는 가장 두려운 말이었다. 마지막 시즌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렸고, 다행히 아쉬움과 후회를 남기지 않았다. 선수 생활을 하며 배운 게 많다. 지겨운 일상을 견디며 노력을 어떻게 해서든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았고, 누구보다 내 자신을 믿는 방법을 배웠다. 이런 모든 과정이 내 미래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화려하지 않아도 꽉 찬 사람이 되고 싶다. 이제는 내가 하고싶은 일들을 하며, 내게 올 날들을 맞이하려 한다. 이번 올림픽은 내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었고,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던 경기였다. 리듬체조 선수로 나를 지켜봐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받은 사랑만큼 더 노력하는 손연재가 되겠다.

-선수 생활 돌이켜봤을 때 가장 행복했을 때, 기억에 남는 때는?
▲시니어 무대 처음 데뷔하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가장 큰 경기였다. 메달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고, 개인종합 동메달을 목에 걸 때 이제 진짜 시니어로 시작하는구나 생각했었다. 마지막 리우 올림픽 때가 가장 뜻깊고 의미 있었다. 리우 올림픽이 17년의 기억을 행복하게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은퇴 후 계획은? 10년 뒤 손연재의 모습은 어떨지.

▲올림픽 시즌 동안 운동에 집중하기 위해 휴학을 했었다. 지금은 복학해서 학교 생활을 한다. 선수 아닌 학생으로서 학업에 최선 다하고 싶다. 이제는 선수가 아니지만 앞으로 리듬체조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나보다 더 좋은 선수들이 나오고, 국제대회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가장 자부심 느끼는 결과는.
▲한번쯤은 애국가를 들어보고 은퇴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5번 애국가를 들을 수 있어서 자랑스러웠고, 행복했었다.

-평생 리듬체조를 해왔는데, 그만두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은퇴 할 때 어떤 마음이 가장 컸나?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리듬체조 종목 자체가 은퇴 시기가 20~23살 정도다. 다른 종목에 비해 은퇴 시기가 빠른 편이다. 많은 분들이 아쉬워해주셔서 감사하다. 5살 때부터 운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리듬체조를 제외한 나를 상상할 수 없다. 은퇴 시점은 계속 생각해왔기에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었다. 2014년 아시안게임 이후 은퇴를 고려했으나, 그래도 두 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멋지게 퍼포먼스를 펼치자고 마음먹었다. 2년간 은퇴를 천천히 준비했다. 후회없이 모든 것을 쏟아내기 위해 훈련하고 또 경기했던 것 같다.

-악플에 대해 어떻게 다스렸고, 어떤 마음가짐인가.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안 좋은 시선들이 있던 것은 사실이다. 그때마다 내가 더 열심히 하고 노력해서 더 좋은 성적,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오히려 그런 시선에도 감사한다. 덕분에 더 노력해서 실력을 키우고자 했고 동기부여가 됐다. 선수 생활 하면서 정말 사랑을 많이 받았고, 관심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더 힘을 낼 수 있었고, 경기 하는 순간 순간 많은 사람들이 지켜봐주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힘을 받았다. 행복한 선수였다고 생각한다.

-지도자의 길을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유학 계획이 있나.
▲아직은 학부생이라 무엇을 하게 될 지는 정확히는 모르겠다. 아직 24살이고, 진로가 불투명하다. 5살 때부터 지금까지 리듬체조 하면서 운동 외적인 경험을 할 기회가 적었기에, 내가 뭘 잘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더 찾아보고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해 볼 생각이다. 후배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많이 도와주고 싶다. 러시아에서 세계 최고 선수들과 훈련을 했는데, 그런 선진 시스템을 한국 선수들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알려주고 싶다.

-러시아의 선진 시스템을 이야기했는데, 선수 생활하며 아쉬웠던 부분이 있나.
▲선수들이 시합할 기회가 없다는 게 아쉬웠다. 선수들은 경기에 나서며 기량을 향상하는게 제일 좋은 방법인데, 기회가 적어서 아쉬웠다. 국제대회가 더 많이 열렸으면 좋겠다.

지난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메달을 따내며 스타로 급부상한 손연재는 한국 리듬체조 역사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 사상 처음으로 결선에 올라 5위를 기록했고,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손연재는 지난해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4위를 기록하며, 한국 리듬체조 사상 역대 최고 성적을 낸 바 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박지영 기자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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