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4.16 04:05 / 기사수정 2008.04.16 04:05
2월 1일, LA 레이커스는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센터 파우 가솔을 영입했다.
2003/04시즌을 끝으로 센터 샤킬 오닐(현 피닉스 선스)가 떠나면서 우승후보 대열에서 탈락한 레이커스는 이번 시즌 1987년생 센터 앤드루 바이넘이 출전시간대비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고 가솔이 합류하면서 기존의 가드/포워드 코비 브라이언트-포워드 라마 오돔과 함께 우승을 노릴만한 구성을 갖췄다.
이번 시즌 레이커스 경기시간의 23%를 소화한 가솔은 바이넘의 부상으로 1경기에서 잠깐 파워포워드로 뛴 것을 빼면 센터로 뛰면서 26.2점 11리바운드 5도움 2.2블록슛 조정야투정확도(3점슛에 가중치를 준 조정통계) 58.1% PER(선수효율성지수, 15가 리그평균) 26.4를 기록했다. 이전 소속팀의 PER 22.5보다 높은 수치다.
그리즐리스에서 가솔은 독보적인 최고였다. 흔히 이런 선수가 타팀 이적/자팀 영입으로 올스타급 선수 여럿과 함께하면 개인기록 하락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독일대표 포워드 디르크 노비츠키(댈러스 매버릭스)와 함께 유럽 최고로 꼽히면서도 이타적인 선수로 정평이 난 가솔은 레이커스에서 빠른 적응/조직 기여/개인활약이란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가솔의 출전/휴식대비 득실마진은 8.1로 브라이언트에 이은 2위다. 이전보다 훌륭한 선수와 함께하면서도 개인활약이 상승한 것이 조직과 무관한 욕심으로 얻어진 결과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가솔은 NBA에서 개인능력은 인정받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해결사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을 받았다. 실제 이번 시즌 그리즐리스에서 공격시간 0-10초까지 조정야투정확도는 58.7%이지만 21초 이후는 43.8%에 그쳤다. 팀의 최고선수답게 가솔의 공격 중 21초 이후의 비중이 46%에 달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동료수준이 높아진 덕인지 레이커스 입단 후 가솔의 21초 이후 조정야투정확도는 54.5%다. 반면 공격비중은 34%로 낮아져 그리즐리스 시절보다 부담/수비견제를 덜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그리즐리스에서 결정적인 순간 약했던 것은 부담/수비집중이란 이유와 상관없이 비판받을만하다. 하지만, 레이커스 이적 후 기록은 우승권 팀이라면 승패가 갈릴 상황에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는 증거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과거 실책이 많다는 지적도 받았지만 이번 시즌 가솔의 그리즐리스/레이커스 기록은 센터로 2.7회/2.3회로 이와 무관하다. 다만, 과거 스몰포워드로도 활약, 내외곽을 겸비했다는 대중의 인식과 달리 NBA에서 그의 점프슛은 결코 정교하진 않다. 이번 시즌에도 그의 점프슛 조정야투정확도는 그리즐리스/레이커스에서 40.1%/43.4%에 그쳤다.
물론 골밑 선수로 40% 이상도 긍정적이라 할 수 있고 레이커스 입단 후에는 골밑슛의 비중을 45%에서 65%로 늘려 외곽공격을 줄였기에 큰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그가 45% 이상의 점프슛을 구사한다면 NBA에서 그의 존재감은 중국대표 센터 야오밍(휴스턴 로케츠)-노비츠키와 함께 3강으로 꼽히는 국제무대와 근접할 것이다.
점프슛과 달리 진정한 문제인 것은 수비다. 물론 과거부터 NBA에서 가솔의 수비는 호평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이번 시즌 그리즐리스 출전경기에서 16승 22패 승률 42%인 상황에서 상대센터에 17.3점 13.9리바운드 2.3도움 2.5블록슛 조정야투정확도 48.5% PER 16.6을 허용했던 가솔은 레이커스에선 승률 80%인 팀과 함께하면서도 19.9점 14.8리바운드 2도움 1.3블록슛 조정야투정확도 52.5% PER 17.9를 내줬다.
반칙이 6.1회에서 6.3회로 늘고 실책이 2.2회에서 2.3회, 자유투시도가 4.8회에서 4.3회로 주는 등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큰 차이라 보기 어렵다. 팀 성적/개인활약이 상승했음에도 센터 수비는 나빠진 것이다. 물론 공격보다 수비조직이해가 더 어렵기에 이적 후 부상도 있었던 가솔의 수비력 약화가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 보긴 어렵다.
하지만, 명문 레이커스의 우승 꿈 실현을 위해 영입된 가솔이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기대에 부응하려면 이보다 더 좋기 어려운 지금 활약에 최소한 평균 수준의 수비력을 더해야 할 것 같다.
현재 레이커스의 파워포워드/센터 중 수비가 좋은 바이넘(상대센터 PER 14.8)/로니 튀리아프(상대파워포워드 PER 15.3/센터 PER 14.6)는 부상/심장수술로 플레이오프에서 체력한계가 명확하다. 물론 가솔도 왼발목 부상으로 9경기 결장했던지라 몸이 완벽하진 않지만 현 레이커스 골밑 선수 중 체력/수비의 균형이 가장 좋기에 플레이오프 수비 비중은 클 수밖에 없다.
레이커스 입단 후 가솔은 부상을 당했음에도 앞서 언급처럼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가치를 입증했다. 하지만, 팀의 플레이오프 성공을 위해서는 성치않은 몸으로 수비도 개선해야 한다. 당장 손가락 수술이 필요함에도 미국대표로 올림픽까지 뛴 후에 받겠다는 브라이언트, 지난 시즌까지 2인자에서 3/4인자로 밀려났음에도 불만 없이 뛰는 오돔, 부상으로 1월 14일 이후 결장 중인 바이넘.
가솔이 사연 많은 이들과 함께 플레이오프 우승의 감격을 누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 중 NBA 3회 우승의 브라이언트/2006년 세계선수권 우승의 가솔이 결정적인 순간 1/2인자로 팀을 이끌어야 한다.
참고: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경기당 48분 환산기록를 반영했다.
파우 가솔
* 이번 시즌 레이커스 기록만 반영
사진: LA 레이커스 공식홈페이지 (http://www.nba.com/lakers)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