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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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야화] '말하는대로' 양세형, 이미 준비됐던 '대세 개그맨'

기사입력 2017.02.16 06:50 / 기사수정 2017.02.16 00:35


[엑스포츠뉴스 김수진 기자] '말하는대로' 양세형이 현재 '대세'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했던 보이지 않은 노력과 우리가 몰랐던 아픔들을 언급하며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15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말하는대로'는 '조금 더 가까이' 특집으로 꾸며져 개그맨 양세형, 가수 NS윤지, 작가 채사장이 출연해 소통에 나섰다. 

이날 양세형은 '대세'라고 자신을 추켜세우는 MC들을 향해 "대세라는 말이 제일 무섭다. '대세'라는 타이틀을 달고 끝까지 잘 되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양세형은 '개그는 타고난 것 같다'는 말에 "타고나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노력을 많이 했다. 예전에 유재석 선배님이 방송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비디오 테이프에 녹화를 해서 거기에서 나오는 질문 하나하나에 스톱 버튼을 누르며, 나라면 어떻게 대답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공부를 하셨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 역시도 그것을 엄청 연습했고, 그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인 시민들 앞에 서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을 했다. 저 사람도 '개그맨'을 그냥 한 게 아니라 '이런저런 노력과 고생이 있었구나'라는 것들을 전하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양세형은 "제가 데뷔한 지 14년이 됐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개그를 처음 시작했다. 부모님이 도배하는 일을 하셨는데, 집에 들어오실 때 항상 지쳐 계셨다. 정말 돈만 벌어오시는 거였다. 그리고 소주 한 잔 드시고 주무시고, 또 아침에 일을 가셨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부모님과는 반대의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돈 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직업을 정하지 못한 분이 계시다면 한가지 팁을 알려드리겠다. 종이에 그동안 들었던 칭찬들을 다 적어보는 거다. 제가 그랬다. 그걸 쓰다보면 내가 이렇게 많은 칭찬을 받고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뭐라도 된 것처럼 행복해진다. 그 와중에 가장 많은 칭찬이 '개그맨'과 관련된 칭찬이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2학년 때 대학로 소극장 개그극단에 무작정 찾아갔다"며 개그에 발을 들이게 된 계기를 전했다. 

양세형은 "제가 동두천에서는 알아주는 또라이었다. 그런데 거기 갔더니 전국의 또라이가 다 모여있어서 충격을 받았다. 그 때 '한사람 한사람 이기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는 공연 시작 전에 바람을 잡는 일을 했다. 개그맨들이 가장 꺼려하는 것 중 하나가 바람잡이다. 그날 공연을 해도 웃음이 잘 안 터지면 바람잡이 탓을 한다. 그 정도로 바람잡이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 때 내가 다짐했던 것이 '바람잡이로 다섯 손가락 안이 들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어떻게 됐을까? 처음엔 뼈도 없어질 정도로 엉망이었다. 실수 연발에 '죄송합니다'란 말만 하고 내려왔다. 그래서 그 때 선배들의 모든 것을 다 외우기 시작했다. 그게 무식한 방법인데 그렇게 남의 것이라도 외우고 흡수하다보면 내 것이 된다. 그리고 그 안에 조금씩 내 것을 넣어가는거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에 저를 보고 사람들이 '들어가지 마세요'라면서 잡기도 했다. 그리고 고등학생 때 '바랍잡이 TOP3' 안에 내 이름이 올랐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양세형은 "'어떤 개그맨이 되고 싶냐'는 질문을 받는다. 3년 전에 아버님이 뇌종양으로 돌아가셨다. 6개월 만에. 그 때 제가 사고를 치면서 방송을 쉬고 있었고, 아버지 병간호를 했다. 아버님이 항암치료를 받고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서 아파하셨는데, 제 농담에만 빵 터지시는거다. 진통제를 맞아도 힘들어하셨는데, 제 이야기에 웃음을 보이셨다. 어떤 진통제보다 강한 건 웃음이라는 것을 느꼈다. 아픔을 잊게 해주는 진통제보다도 더 큰 웃음을 줄 수 있는 개그맨이 되자는 생각이 들었다. 힘든 분들에게 잠시나마 웃음을 줄 수 있다면 제가 개그맨을 하는 이유는 충분한 것 같다"고 말해 힘찬 박수를 받았다.

타고난 개그감으로 '뼈그맨'인줄로만 알았던 양세형의 숨은 노력과 그동안 몰랐던 그의 아픔이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JTBC 방송화면

오수정 기자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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