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세계 유일의 입식타격기 메이저단체 K-1의 -70kg(MAX) 16강전이 9일, 오후 4시 30분부터 일본 히로시마현립 종합체육관(일명 그린아레나)에서 열린다. 지난해 8강 토너먼트 참가선수와 일본(2월 20일)/유럽(2월 17일)/아시아(2월 24일) 예선 우승자, 주최선정 특별출전선수 5명이 올해 16강전에 참가한다. (초청경기 포함 총 18명 출전)
올해부터 맥스에 한하여 16강전 이후 K-1 특유의 1일 8강 토너먼트 대신 준준결승-4강 토너먼트로 세분하여 우승자를 가린다. 그동안 우승까지 1일 3경기가 필요한 제도가 실력보다는 운에 좌우되며 선수보호에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대회 제5경기로는 지난해 우승자 안디 사우버르(125승 1무 5패)가 8강에서 탈락했던 마이크 잠비디스(53승 10패)와 격돌한다. 한국에는 영어식 발음인 '앤디 샤워'로 알려진 사우버르는 '파괴자'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7세부터 킥복싱을 수련, 8세부터 시합에 나가 자신의 체급에서 네덜란드 청소년무대를 석권했고 18세까지 단체 세 곳의 세계챔피언을 차지하는 등 일찍부터 재능을 뽐냈다. 맥스에서는 8강 토너먼트 2회 우승(2005/2007)을 차지했다. 지난해 맥스 제패, 3월 2일 WBC 무에타이 -70kg 챔피언 욧산클라이 페어텍스(152승 4무 66패)에게 네덜란드 무대에서 거둔 승리로 현재 세계입식타격 -70kg 최강자로 꼽힌다.
대중적인 입식타격인 킥복싱/무에타이/가라테뿐 아니라 2000년부터는 입식타격유술인 슛복싱을 수련, WSBA -67kg 챔피언/세계선수권 2회 우승(2002/2004)을 경험했고 유도도 배우고 있다. 사우버르는 현 종합격투기 웰터급(-77kg) 세계 10강인 카를로스 콘딧(22승 4패)을 2003년 슛복싱으로 이긴 바 있어 레슬링만 보완한다면 종합격투기 전향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평이다. 물론 입식타격 세계최강인 그가 종합격투기를 택할 가능성은 현재로는 희박하다.
초반 폭발력이 약한 것이 흠으로 지적되나 슛복싱 수련 이후 향상된 주먹 공격은 속도와 다양성이 일품이고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구사한 오른손 반격기는 지난해부터 완성단계다. 탁월한 체력/철벽 수비/상황변화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배짱도 장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1일 3경기 방식에서 철벽 수비에 이은 아래 차기로 자신의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상대 기동성을 떨어뜨리는 사우버르의 경기운영은 지난해 준우승자 마사토(49승 2무 6패)가 ‘부아까오 뽀프라묵(183승 12무 18패)<사우버르’라고 인정한 원동력이었다.
사우버르에 맞서는 잠비디스는 ‘강철 마이크’라는 별칭처럼 그리스챔피언 경력의 복싱을 바탕으로 물러섬이 없는 저돌성으로 팬을 즐겁게 하는 선수다. 입식타격선수로 활약하던 2004년에는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복싱대표팀 예비명단에 포함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으나 예선소집에 응하지 않았다.
이런 그가 6세까지 체조를 했다는 것은 이채롭다. 6세 이후 쇼토칸가라테를 시작으로 킥복싱(11세부터)/복싱(16세부터)/무에타이를 배우며 입식타격에 입문한 잠비디스는 1997년 ISKA 발칸반도 통합챔피언에 오른 후 1998년 PROFI 유럽챔피언/2000년 WOKA 챔피언/KOTR 이탈리아대회 우승 2회(2002, 2003), 2004년 A1 월드콤뱃대회 우승, 2005년 KOTR 오스트레일리아대회 우승/WKBF -70kg 챔피언, 2006년 KOTR 유럽챔피언을 경험했다. 현 WKA -71kg 챔피언인 잠비디스는 2002년 오세아니아 예선 우승 후 매년 맥스에도 출전 중이다.
체급 상급인 178cm의 사우버르와 달리 잠비디스는 167cm의 단신이다. 접근전 선호/저돌적인 그의 경기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오른손 하단공격이나 속임 동작 후 상대 공격에 대한 주먹반격/상대 몸통 왼쪽에 대한 주먹공격 이후 오른발 아래 차기/날라차기/무릎 공격 등 그의 공격방식도 이와 관련 있다. 체격 열세를 만회코자 주먹공격도 힘을 잔뜩 실은 훅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잠비디스는 54승 중 39승이 KO일 정도로 화끈하지만 수비가 좋은 선수에겐 이렇다 할 타격을 주기 전에 먼저 지치곤 한다. 과거에는 공격과정에서 수비문제로 KO패도 잦았으나 입식타격선수로 주목받기 시작한 2000년부터는 2002년 초까지 TKO패 2회를 끝으로 KO패는 없다.
이번 대회가 단판이긴 하나 철벽 수비/아래 차기로 상대 기동성 저하라는 사우버르의 경기운영은 잠비디스에겐 더없이 효과적이다. 26일,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쇼타임/K-1 유럽 최종예선 합동대회에서 유리 메스(35승 2패)와 경기하는 사우버르가 잠비디스와 굳이 난타전을 벌일 이유는 없다. 2006년 부아까오전 이후 3강과 처음 격돌하는 잠비디스가 최근 상대와는 질적으로 다른 수비에 막히고 아래 차기로 발이 묶인다면 오히려 속도/다양성을 겸비한 사우버르의 주먹공격이 잠비디스를 곤란케 할 수 있다. 상반되는 철벽 수비 : 저돌성의 충돌은 흥미롭겠지만 객관적으로 전자의 승리가 유력하다.
안디 사우버르 : 마이크 잠비디스 / K-1 MAX 16강
안디 사우버르
별칭: 파괴자 (The Destroyer)
생년월일: 1982년 11월 9일 (만 25세)
국적: 네덜란드
기본기: 킥복싱(7세부터)/무에타이/슛복싱(2000년부터)/유도/가라테
신체조건: 178cm 70kg
입식: 125승 1무 5패 / 주요승리 - 욧산클라이 페어텍스, 마사토, 알베르트 크라우스, 가고 드라고, 올레 라우르센, 마르피우 카놀레치, 고히루이마키 다카유키, 다케다 고조, 부아까오 뽀프라묵, 카를로스 콘딧
주요경력: WMTA/WKA/ISKA/WPKA/FIMC/ARDDD -70kg 챔피언, WSBA -67kg 챔피언, K-1 MAX 8강 토너먼트 2회 우승(2005/2007), 슛복싱 세계선수권 2회 우승(2002/2004)
비고: 2006년 2월 25일 K-1 MAX 한국예선 초청경기에서 김판수에게 판정승
마이크 잠비디스
본명: 미칼리스 잠비디스
별칭: 강철 마이크 (Iron Mike) / 잠보 (Zambo)
생년월일: 1980년 7월 15일 (만 27세)
신체조건: 167cm 69kg
국적: 그리스
기본기: 체조(6세까지)/쇼토칸가라테(6세부터)/킥복싱(11세부터)/복싱(16세부터)/무에타이
입식: 53승 10패 / 주요승리 - 가고 드라고, 다케다 고조, 야마모토 '키드' 노리후미, 피트 스패럿, 하야토, 알베르트 크라우스
주요경력: 1996년 복싱 그리스 챔피언, 1997년 ISKA 알바니아/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불가리아/크로아티아/몬테네그로/그리스/마케도니아/세르비아/터키 통합챔피언, 1998년 PROFI 유럽챔피언, 2000년 WOKA 챔피언, 2002년 K-1 MAX 오세아니아예선 우승, KOTR 이탈리아대회 우승 2회(2002, 2003), 2004년 올림픽 복싱 그리스대표팀 예비명단(예선불참으로 탈락)/A1 월드콤뱃대회 우승, 2005년 KOTR 오스트레일리아대회 우승/WKBF -70kg 챔피언, 2006년 KOTR 유럽챔피언, 현 WKA -71kg 챔피언
강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