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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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홈런' 만큼 값진 '희생타'로 만든 승리

기사입력 2008.04.03 07:41 / 기사수정 2008.04.03 07:41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흔히 야구의 '꽃'이라 함은 홈런과 삼진이라고 말한다.

'딱'하는 소리와 함께 밤하늘을 수놓으며 날아가는 공과 타자를 압도하며 포수 미트로 빨려들어가는 공에 사람들은 가장 많은 함성을 보낸다. 하지만, 때로는 홈런과 삼진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희생타'가 그것이다.

희생타는 다른 구기종목이 가질 수 없는 야구만이 가지는 특별한 기록이다. 희생타는 희생번트와 희생플라이로 나눌 수 있다.

희생번트는 노아웃이나 원아웃에서, 주자가 베이스에 있을 때 그 주자를 다음 베이스로 진루시키기 위해 타자가 자신을 희생하며번트를 댄 후 1루에서 잡히는 것을 말하고, 희생플라이는 노아웃이나 원아웃에서, 3루 주자가 태그업(tag up)으로 득점을 올릴 수 있도록 외야 깊은 곳으로 날려 보낸 플라이볼을 말한다.

이 희생타에 의해 4월 2일에 벌어진 LG트윈스와 삼성라이언즈의 경기의 승패가 갈렸다. 삼성은 5회 박석민의 중전안타로 만든 무사1루 기회에서 진갑용의 희생번트가 성공하여 기회를 잡았고 박한이의 우전안타와 그 후에 나온 신명철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2득점에 성공했다. 7회에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박석민이 좌전안타로 만든 무사 1루의 찬스를 진갑용이 다시 한번 침착하게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고 결국은 양준혁의 2타점 적시타의 근간이 되었다.

LG는 삼성과는 정반대의 수순을 밟았다. 4회 선두타자 조인성이 우중간 2루타로 2루에 진출하며 무사2루의 찬스를 맞이했다. 하지만, 후속타자인 이성열은 희생번트에 미숙한 모습을 보이며 조인성을 3루로 진루시키지 못한 채 삼진을 당했고 뒤이은 서동욱은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먹었다. 이성열이 희생번트를 성공시켰다면 서동욱의 좌익수 깊은 플라이에 1점을 낼 수 있었을 것이다. 2사 2루에서 김상현마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결국 무사 2루라는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7회 노아웃 상황에서 권용관과 이대형의 연속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만들었지만 2번 타자 박경수가 2번의 번트파울로 2스트라이크를 당하며 번트작전이 아닌 강공작전을 펼치게 되었다. 볼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 안지만의 바깥쪽 빠지는 볼에 엉덩이가 빠지는 급급한 스윙으로 유격수 땅볼을 만들며 주자를 2,3루에 보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작전수행능력의 향상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이었다.

경기는 결국 5-4 한 점 차로 삼성의 승리로 끝났다. 두 팀이 보여준 4월2일 경기에서의 승패는 실력이 아닌 기본기의 차이였다.  홈런이나 호쾌한 장타가 만들어낸 승리가 아닌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서 팀을 위해 다른 주자를 한 베이스 더 보내는 희생타의 값짐이 부각된 경기였다.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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