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인턴기자] "월급 두 배로 주셔야 하는 것 아니에요?"
LG 트윈스 김용의(31)의 장난스러웠던 한 마디는 현실이 됐다. 2017년 김용의의 연봉은 지난해 6000만원에서 정확히 100% 인상된 1억2000만원으로 책정됐다.
2016년 LG의 후반기는 김용의의 활약 없이 설명이 불가능하다. 중견수 주전 임훈이 부진으로 내려가자 그 공백을 채웠고, 톱타자로 나서 3할 맹타를 휘둘렀다. 중요한 순간 안타로, 출루로 찬스를 만들며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김용의의 '하드캐리'는 사실 지난해가 처음은 아니다. 2013 시즌 중반, LG가 10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하던 시기 김용의의 활약이 빛났다. 시원시원한 타격과 빠른 발로 그라운드를 휘저었고, LG 신구조화의 대표 주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의 기간은 짧았다. 큰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2년간 1군 붙박이로 자리잡지 못했다.
조용히 칼을 갈던 김용의는 2016년 주전 중견수이자 톱타자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과거 내야수였던 김용의는 외야로 포지션을 전환했고 지난 시즌 중견수로 팀 내 가장 많은 364⅔이닝을 소화했다. 여러차례 다이빙캐치를 선보이며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하기도 했다. 오래도록 적임자를 찾지 못한 톱타자 자리도 맡았다. 출루율 0.388, 35볼넷 도루 19개로 김용의는 향상된 선구안과 더불어 팀 내 최다 도루를 기록했다.
세리머니에 다소 소극적인 동료들과는 다르게 파이팅 넘치는 액션도 선보였다. 중요한 순간 안타를 기록한 후 터프한 세리머니로 기세를 끌어올렸다. 득점 시 몸을 사리지 않는 과감한 플레이도 선보였다. 또한 넥센 상대로 맹타를 휘두르며 LG의 고민거리였던 '넥센 포비아'를 지우는데 한 몫 했다. 김용의는 지난해 넥센을 상대로 5할4푼3리, 고척에서만 5할3푼3리로 펄펄 날았다. 김용의의 '넥센 킬러' 면모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유감없이 발휘됐고, LG가 준PO를 기분좋게 통과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제 자리를 잡은 듯 하지만 만 31세, 적지만은 않은 나이다. 외야수로 많은 경험을 가진 임훈, 파워와 주력이 남다른 문선재, 리그 정상급 수비력을 지닌 안익훈 등 중견수 경쟁자들도 많다. 지난해 김용의는 좌투수 상대로 2할5푼9리에 그쳤고, 좋지 않은 볼삼비 0.55(35볼넷 64삼진)를 기록하며 뚜렷한 개선점을 보였다. 주변에서는 김용의를 '야구 밖에 모르는 연습벌레'로 평한다. 김용의가 2016년의 약점을 거울삼아 더 완벽한 중견수, 톱타자로 거듭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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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