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불야성'이 기대에 못 미친 전개로 아쉬움을 남겼다.
24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불야성’ 마지막회에서는 서이경(이요원 분)이 욕망을 멈추고 일본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담겼다.
건우(진구)는 이경과의 지난날을 떠올리며 고심하던 중 무진 신도시 프로젝트 사업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건우는 이를 궁금해하는 이경에게 세진(유이)을 통해 너무나 당연해서 잊고 있었던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찰나였지만 너도 멈추고 싶었을 거야"라며 이경의 속마음을 꿰뚫었다.
이경은 전부 정리하고 일본에 가기로 했다. 세진은 이경을 따라가지 않고 스스로 힘으로 서이경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만의 왕국을 만들어가기로 했다. 일본으로 건너간 이경은 돌아가신 아버지와 건우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부적처럼 여겨온 1엔을 던져버렸다.
'불야성'은 욕망의 결정체 이경과 이경처럼 되고 싶어 하는 흙수저 세진을 중심으로 얽히고설킨 권력 싸움과 욕망을 그렸다. 여기에 과거 이경을 사랑했고 세진을 도와준 건우까지 세 사람이 운명처럼 얽혀드는 이야기를 담았다.
시청률이 좋지 않았다. 6.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4~5%대로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MBC 역대 월화드라마 최저 시청률 기록인 '트라이앵글'의 5.4%보다도 낮은 3.1%를 기록하기도 했다. 워낙 경쟁작 SBS '낭만닥터 김사부'의 기세가 막강했지만, '불야성' 자체가 흥미를 끌기에 부족했다는 평이다.
초반에는 강렬한 몰입도를 자랑했다. 세진은 가난하지만 재벌 찌질남의 애인 대역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당돌함을 잃지 않았다. 이경은 그런 세진을 눈 여겨보고 자신의 거울로 키우려고 다짐했다. 서로의 욕망을 파악하고 있는 극과 극의 두 여자가 전면에 나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전개는 진부해졌다. 이경이 재벌과 대통령, 기업의 중심에 서서 제 맘대로 주무르는 모습이 다소 비현실적이었고 기업간의 싸움도 치밀하게 그려지지 않았다. 세진이 왜 이경의 욕망을 멈추려고 결심했는지도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저 이경을 좋아해서라기에는 개연성이 떨어졌다.
워맨스라는 소재는 구미를 당길만한 것이었지만, 예스러운 전개로 인해 팽팽한 긴장감보다 지루함이 들게 했다. 이경의 옛 연인이자 기 싸움을 벌인 건우라는 캐릭터도 두 여자 사이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말은 허무했다. 욕망을 좇는 자와 이를 막으려는 자의 대결은 말 한마디로 끝났다. '아무 이유나 사건이 없어도 내가 멈추겠다고 생각한 순간 멈출 수 있다는 것'이라는 대사로 모든 것이 설명됐다.
세상 꼭대기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달려왔던 이경은 "(욕망을 멈추는 건) 세진이 네가 바라는 거잖아. 여기서 봐야 할 건 이미 봤다. 돌아가서 해야 할 것도 있고 끝까지 올라설 수 있을 때 멈출 수 있는 게 정말 힘이다"라며 단번에 그 욕망을 버린다.
배우들이 극을 지루하지 않게 끌어줘야 했다. 이요원, 유이, 진구 모두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아쉬웠다. 이요원은 캐릭터를 일관되게 표현했고, 유이 역시 깊이 있는 연기력의 부재를 드러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