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6:03
스포츠

호날두, 과연 최고인가?

기사입력 2008.03.21 15:07 / 기사수정 2008.03.21 15:07

이재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재호 기자] 지난 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볼튼 원더러스와의 경기에서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는 두 골을 성공시키면서, '맨유의 전설' 조지 베스트가 기록했던 한 시즌 32골(리그 28득점, FA컵 1득점, 유럽 대항전 3득점)의 기록을 넘어서는 시즌 33득점을 기록했다(리그 24득점, FA컵 3득점, 유럽 대항전 6득점).

아직 리그 9경기가 남아있고, 맨유가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 진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호날두의 득점 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호날두가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그에게 따라다니는 비난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으며, 그 중 하나는 약팀 킬러라는 수식어였다. 호날두는 약팀과의 경기에서는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만 강팀과의 대결에서는 그다지 좋은 활약이 없다는 이야기였으며, 지난 시즌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를 카카가 수상하면서 '강팀과의 대결에서 보여준 것이 없어서이다'라는 추측이 제기되었다.

이 꼬리표는 이번 시즌에도 어김없이 그를 따라다니고 있다. 과연 이것이 진실일까, 아니면 편견일까?

호날두, 토레스, 아데바요르의 득점 분포

비록 득점이 선수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지만,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 지금 프리미어리그에서 실질적으로 득점왕 경쟁을 하고 있는 호날두, 아데바요르, 토레스 세 명의 이번 시즌 득점 분포를 비교해보자. 먼저, 프리미어리그의 소위 '빅4'간의 맞대결에서(지금까지 모든 빅4팀이 적어도 리그에서 한 차례씩은 맞대결을 가졌다)의 득점을 살펴보면, 이 중에서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토레스, 호날두로 토레스는 첼시와의 리그전에서 1골을, 호날두는 아스날과의 리그전에서 1골을 각각 기록한 바 있다.

조금 범위를 넓혀서 챔피언스리그 무대로 시선을 옮겨보면, 호날두는 지금까지 7경기에 출장, 6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상대는 스포르팅 리스본, 디나모 키예프, 그리고 리옹이었다. 아데바요르는 6경기 출장해서 1득점으로 상대는 AC밀란과의 16강전. 토레스는 7번 출장에 4득점으로, 상대팀은 FC포르투, 마르세유, 인테르 등이었다.

리그에서의 득점은 어떨까? 약팀 상대의 기록을 제외하기 위해, 적어도 현 단계에서 UEFA컵 진출권을 노릴 수 있는 순위인 8위까지의 팀들에게 빼앗아낸 득점을 비교해 보겠다. 이에 해당하는 팀들은 빅4를 포함해 에버튼, 포츠머스, 아스톤 빌라, 맨체스터 시티의 8팀이다.

호날두는 포츠머스와 에버튼에게 각각 2골씩, 빌라와 아스날을 상대로 각각 1골씩을 뽑아내면서 총 6골을 빼앗았다. 토레스는 첼시에게 빼앗은 1골과 포츠머스를 상대로 2골을 기록하며 총 3득점을 기록. 아데바요르는 맨체스터 시티에게 2골을 빼앗았고 에버튼, 빌라, 포츠머스에게 각각 1골씩을 기록하면서 총 5골을 기록했다. 리그 출전기록은 호날두가 26경기, 토레스는 27경기, 아데바요르는 28경기이다.

세 선수의 평점 분포

득점 외에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 있는 평점을 보자. 잉글랜드 '스카이스포츠'가 매긴 평점을 살펴보면, 먼저 이번 시즌 평균 평점은 호날두가 7.3으로 루니와 함께 팀에서 공동 1위를 기록중이다. 토레스는 7.1로 제라드와 함께 공동 1위, 아데바요르는 같은 7.1로 단독 1위를 기록, 역시 득점이 많은 선수가 평점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대상을 좁혀서 '빅4'간 대진 경기에서의 평점을 살펴보자. 호날두는 첼시전과 아스날전에서 6점, 리버풀전에서 5점으로 세 경기 평균 5.7점을 기록했다. 토레스는 첼시전에서는 8점으로 고평점을 기록했지만 아스날전에서는 4점, 맨유전에서는 5점으로 대체로 부진, 결국 세 경기 합산 호날두와 같은 5.7점을 기록. 아데바요르는 리버풀전에서 6점, 맨유와 첼시전에서 각각 7점, 맨유와의 칼링컵 대전에서는 5점을 기록, 4경기 평균 6.2점을 기록했다.

세 선수 모두 자신의 평균 평점에 비해 부진한 기록을 세웠지만, 강팀과의 대전에서는 팀의 주득점원이 되는 선수들은 그만큼 두꺼운 수비와 심한 견제에 시달려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당연한 일이다.

호날두는 최고가 아니다

평점이나 득점 기록이 물론 절대적으로 선수를 평가하는 기준은 될 수 없으며, 참고사항에 불과하다. 그러나 강팀과의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베스트가 아직까지도 맨유의 전설로 기억되는 것은 물론 윙어였던 그의 놀라운 득점 기록 때문이었지만, 무엇보다도 당시 강팀이었던 벤피카와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골을 기록했다는 것 역시 중요한 원인일 것이다.

호날두는 결코 최고(Best)가 아니며, 최고여서도 안된다. 베스트는 68년 이후 알콜 중독등 방종한 사생활로 인해 내리막길을 걸었으며, 결국 20대에 은퇴선언을 하며 맨유를 떠났고 이후 굴곡 많은 인생을 거쳤다. 베스트의 이러한 몰락은 축구계에 있어서도 커다란 손실이었으며, 호날두가 이런 베스트의 전철을 밟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호날두의 나이는 이제 겨우 23세에 불과하다. 지난 시즌 22세의 젊은 나이에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 후보에 오르고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경쟁을 벌였지만, 그리고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 득점 공동선두와 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지금 그의 모습이 그의 전성기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

앞으로 5년 후, 10년 후 그가 무엇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을지, 그리고 그가 은퇴했을 때 우리에게 남겨주게 될 것이 무엇일지, 앞으로가 더 기대되지 않는가? 



이재호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