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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부산] 총알, 황새를 명중시켰다!

기사입력 2008.03.17 08:49 / 기사수정 2008.03.17 08:49

장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대구, 장지영 기자] '총알vs황새'라는 슬로건은 이 대결의 결과를 이미 예고하던 것이었나 보다.

16일 오후3시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부산과의 홈 개막전에서 대구는 극적인 역전승을 기록하며 2008년 안방 대결을 승리로 장식했다. 특히 이 승리로 대구는 지난 시즌까지 이어오던 '3월 징크스'에도 종지부를 찍었다.

반면 부산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하며 승기를 잡는가 했으나 전반과 후반에 걸쳐 4차례 이상 골대를 때리는 슈팅을 기록한 끝에 역전패를 당하면서 '골대를 맞추는 팀은 이기지 못한다.'라는 이른바 '골대 징크스'에 울고 말았다. 전반에만 3골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난타전을 예고한 이 대결은 종료휘슬이 울리는 그 순간까지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치열하게 펼쳐졌다. 변병주vs황선홍, 이근호vs안정환이라는 신구 대결 구도로 더욱 눈길을 모았던 이번 대결이 대구의 승리로 끝이 나면서 감독대결에서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결과를, 공격수 대결에서는 신예의 판정승으로 결론지어졌다.

전반은 부산이 한발 앞섰다.

부산은 경기 시작 3분만에 채 진영을 갖추지 못한 대구 수비의 헛점을 놓치지 않고 안성민이 첫 골을 기록, 좋은 시작을 보였다. 그러나 첫 골의 기쁨은 채 5분도 되지 않아 사라지고 말았다. 전반 6분 코너킥 찬스에서 에닝요의 코너킥을 이어받은 황지윤이 헤딩으로 만회골을 기록,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데 성공하였다.

선제골을 넣은 부산이나 일찌감치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대구나 순식간에 기세가 오르면서 이후 경기는 치열하게 펼쳐졌다. 대구는 에닝요를 중심으로 전방으로의 빠른 공세를 펼쳐보였고, 부산 역시 안정환을 중심으로 하는 최전방 공격진을 내세워 빠른 역습을 선보이며 연신 대구 문전을 위협했다.

그러나 전반 29분, 김창수의 패스를 이어받은 김승현의 슈팅이 다시 한번 대구의 골문을 가르며 또 한번 부산이 한발 앞서기 시작했다. 김승현은 지난 전북과의 대결에 이어 두 경기 연속골을 기록, 2008년 부산을 이끌 견인차로 다시 한번 자리매김했다.

이후 대구는 그야말로 맹공세를 펼치지만 결국 이 한 골차를 좁히지 못하고 전반을 마무리 지어야 했다.

그러나 후반에 접어들면서 경기의 양상은 역전되었다.

대구가 후반 9분 김주환 대신 문주원을 투입하며 공격 지향 전술로의 변화를 예고했지만 부산은 한골 앞선 상황에 만족이라도 한듯 후반 21분 역전골의 주인공 김승현을 빼고 심재원을 투입, 수비에 좀 더 무게를 두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사실상의 패배의 카드를 던지고 만 것이다. 원래 도망가는 법보다 쫓는 법이 더 쉬운 것처럼 바로 이 두번의 교체를 마친 직후 경기의 흐름을 뒤바꾸는 골이 터졌다.

후반 맹공세를 위해 투입한 문주원 카드가 빛을 발한 것. 후반22분 문주원의 패스를 받은 황지윤이 다시 골을 더하면서 종료를 20여 분 남긴 상황에서 또 한번 경기가 2-2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일단 경기가 원점으로 다시 돌아가니 대구 변병주 감독이 거침없이 교체카드를 내밀었다. 아직 리그 적응 중인 알렉산드로 대신 장남석을 투입, 공격 양상에 또 한 번 변화를 꾀한 것. 부산도 서둘러 후반 29분에 이정효 대신 이승현을, 후반 33분에는 정성훈 대신 헤이날도를 투입해 다시 한번 공격을 가다듬어 보지만 이번에는 골대가 부산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안정환의 슈팅이 연이어 골대를 맞으며 무산되기 시작하면서 공격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후반 41분 이근호가 또 한 번 이름값을 했다. 하대성-장남석으로 이어진 공격의 흐름을 이어받아 기어이 역전 골을 만들어 내었다. 그야말로 극적인 역전 골로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한 대구는 이후 마지막까지 이 한 골 차이를 지키는 데 성공하면서 2008년 홈 개막전을 승리를 장식하는 데 성공한다.

특히 이 승리는 매년 3월만 되면 힘을 못 쓰는 덕분에 '3월의 징크스'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던 대구 입장에서 징크스를 깨는 기록으로 남게 되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여기에 단 2경기 만에 5골을 기록하는 한편 이근호와 황지윤이 나란히 득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올해 역시 리그 최고의 공격축구를 예고해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에닝요 혼자 도맡다시피한 중원이나 결정적인 순간 쉽게 흔들리는 수비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부산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골을 기록하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가능성을 선보였지만, 교체 상황에서도 확인했듯이 팀이나 선수단 모두 아직은 좀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함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를 치렀다. 관심을 모았던 안정환은 시종일관 부산 공격의 흐름을 가다듬는 모습과 폭넓은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여 '역시 안정환!'이라는 찬사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장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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