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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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TALK!] 문제가 된 나니의 저글링

기사입력 2008.02.19 09:53 / 기사수정 2008.02.19 09:53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진] 맨유의 FA컵 아스날전 승리는 두고두고 회자가 될 듯합니다. 맨유팬들에게는 파격적인 4-3-3전술의 대성공(그토록 많이 실패했던 전술이 아스날전에서 빛을 발할 줄은 몰랐죠), '다크템플레쳐'라는 악평을 딛고 2골을 넣으며 만점활약을 보여준 '강팀 킬러' 플레쳐, 공격적인 위치에서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차기 호나우딩요' 안데르센….

거꾸로 아스날 팬들의 입장에서는 갈라스와 투레라는 노련한 수비진이 이끄는 아스날의 포백라인이 완벽하게 무너졌다는 점, 캐릭에게 먹혀버린 파브리가스의 '실종', 압도적인 볼 점유율의 차이로 교체투입된 '득점 1위' 아데바요르가 변변한 공격도 못했다는 점, 에부에의 퇴장 등이 뼈아프게 다가오는 경기였습니다.

또 하나 회자되는 얘깃거리는 나니의 저글링입니다. 일단 못 보신 분을 위해 영상부터.



공을 땅에 닿지 않게 머리와 무릎 등 신체부위를 이용해 볼을 다루며 전진하는 기술을 '저글링'이라고 합니다. 이 기술이 나니의 원천기술(?)은 아닙니다. 몇몇 기술 좋은 선수들이 이러한 기술을 시도한 바 있고, 최근 축구계에서 이쪽 기술로 가장 뛰어난 인물은 어린 브라질리언 축구선수, 케를론(20, 크루제이로)이지요. 그의 드리블은 '실 드리블(Seal dribble)'이란 명칭으로 불리며, 유투브를 통해 크게 회자된 바 있습니다. 케를론은 실제로 몇몇 EPL 구단들과도 접촉이 있었던 유망주입니다.

케를론의 실 드리블은 나니의 것보다 좀 더 대담하고 과감합니다. 공격 상황에 써먹었거든요.



아무튼, 나니의 얘기로 돌아가면, 아스날의 웽거 감독이 나니의 저글링으로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웽거 감독은 나니의 저글링이 아스날 선수들을 '모욕주는' 행동이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습니다. 웽거 감독과 철천지원수인 퍼거슨 감독도 모처럼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드레싱룸에서 나니에게 "그런 건 할 필요 없다!"고 한마디 했다는군요.

나니의 저글링이 팬들에게는 그저 멋져 보이는 기술 뽐내기이지만, 축구 선수들 사이에서 그런 기술의 남용은 불문율로 금지되어있습니다. 아스날 선수들이 흥분한 것은 나니의 기술이 공격을 위한 것이 아닌, 순수한 기술을 뽐내며 상대를 조롱하기 위한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었죠. 나니를 막고자 달려든 플라미니는 나둥그러지는 수모를 겪었고, 갈라스는 곧 나니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온 뒤 태클을 가했습니다. 팀의 연장자인 질베르투 시우바는 (포르투갈어를 썼겠죠?) 나니를 향해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엄중히 타일렀다고 합니다.

퍼거슨 감독은 나니의 저글링이 옳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갈라스의 태클은 퇴장감이라며 항의했습니다. 만약 앨런 와일리 주심이 비디오 판독으로 갈라스의 태클에 악의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사후적으로 퇴장과 함께 3경기 출장정지를 '맥일' 수 있습니다. 에부에가 이미 퇴장을 당하며 한동안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갈라스가 출장정지를 당한다면 아스날의 타이틀 경쟁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맨유는 대승의 기분을 살려 리옹을, 아스날은 대패의 충격을 잘 추스르며 AC밀란을 상대하게 됩니다. 맨유로서는 리그에서의 잇따른 무승을 FA컵에서 멋지게 반전시켰고, 아스날은 좋은 흐름이 맨유 앞에서 덜컥 막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과연 주중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이번 시즌 판도의 어떤 분수령이 될지, 사뭇 기대가 되는 수요일과 목요일이 다가옵니다.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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