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2.19 09:53 / 기사수정 2008.02.19 09:53
[엑스포츠뉴스=박형진] 맨유의 FA컵 아스날전 승리는 두고두고 회자가 될 듯합니다. 맨유팬들에게는 파격적인 4-3-3전술의 대성공(그토록 많이 실패했던 전술이 아스날전에서 빛을 발할 줄은 몰랐죠), '다크템플레쳐'라는 악평을 딛고 2골을 넣으며 만점활약을 보여준 '강팀 킬러' 플레쳐, 공격적인 위치에서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차기 호나우딩요' 안데르센….
거꾸로 아스날 팬들의 입장에서는 갈라스와 투레라는 노련한 수비진이 이끄는 아스날의 포백라인이 완벽하게 무너졌다는 점, 캐릭에게 먹혀버린 파브리가스의 '실종', 압도적인 볼 점유율의 차이로 교체투입된 '득점 1위' 아데바요르가 변변한 공격도 못했다는 점, 에부에의 퇴장 등이 뼈아프게 다가오는 경기였습니다.
또 하나 회자되는 얘깃거리는 나니의 저글링입니다. 일단 못 보신 분을 위해 영상부터.
나니의 저글링이 팬들에게는 그저 멋져 보이는 기술 뽐내기이지만, 축구 선수들 사이에서 그런 기술의 남용은 불문율로 금지되어있습니다. 아스날 선수들이 흥분한 것은 나니의 기술이 공격을 위한 것이 아닌, 순수한 기술을 뽐내며 상대를 조롱하기 위한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었죠. 나니를 막고자 달려든 플라미니는 나둥그러지는 수모를 겪었고, 갈라스는 곧 나니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온 뒤 태클을 가했습니다. 팀의 연장자인 질베르투 시우바는 (포르투갈어를 썼겠죠?) 나니를 향해 그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엄중히 타일렀다고 합니다.
퍼거슨 감독은 나니의 저글링이 옳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갈라스의 태클은 퇴장감이라며 항의했습니다. 만약 앨런 와일리 주심이 비디오 판독으로 갈라스의 태클에 악의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사후적으로 퇴장과 함께 3경기 출장정지를 '맥일' 수 있습니다. 에부에가 이미 퇴장을 당하며 한동안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갈라스가 출장정지를 당한다면 아스날의 타이틀 경쟁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맨유는 대승의 기분을 살려 리옹을, 아스날은 대패의 충격을 잘 추스르며 AC밀란을 상대하게 됩니다. 맨유로서는 리그에서의 잇따른 무승을 FA컵에서 멋지게 반전시켰고, 아스날은 좋은 흐름이 맨유 앞에서 덜컥 막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과연 주중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이번 시즌 판도의 어떤 분수령이 될지, 사뭇 기대가 되는 수요일과 목요일이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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