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인턴기자] LG 트윈스의 레전드 이병규가 현역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이병규가 LG의 두 번째 영구결번으로 등록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 LG는 과거 걸출한 '레전드' 선수들을 많이 배출했음에도 깔끔하지 못한 이별로 아쉬움을 남겨왔다. 그런 면에서 이병규의 은퇴는 '레전드 잔혹사'를 떨쳐버리기도 했다.
▲ LG 트윈스, 레전드 이별 잔혹사
LG는 2000년대까지 팀 레전드와 매끄럽지 못한 이별을 반복했다. 94년 우승을 이끌었던 '신인 3인방' 중 김재현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2004년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지만 '각서 파문' 사건이 일어나는 등 협상 테이블에서 프런트와 갈등을 겪었다.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 홀대에 김재현은 SK 이적을 결정했고, 결국 LG 프랜차이즈 스타는 SK에서 은퇴했다. 지도자가 된 후에도 LG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야생마' 이상훈과도 헤어지는 과정에서 잡음이 일었다. 일본, 미국 리그에서 활약한 후 LG로 복귀한 이상훈은 마무리 보직을 맡아 과거와 같은 활약을 선보였다. 그러나 당시 감독이었던 이순철 현 해설위원과 불화를 겪으며 2004년 SK로 트레이드됐다. 그 후 이상훈은 "LG를 상대로 공을 던질 수 없었다"는 유명한 어록을 남기고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레전드와의 슬픈 이별을 더 이상 겪고 싶지 않은 팬들에게 있어 이병규의 “영원한 LG맨으로 남겠다”는 말은 슬프고도 기쁘다. LG 트윈스를 대표하는 선수였던 이병규가 소속팀에서의 은퇴를 결정함에 따라, LG 레전드 은퇴 잔혹사는 일단락 됐다고 볼 수 있다.
▲ LG의 유일한 영구결번, 김용수의 41번
현재까지 LG 트윈스의 처음이자 마지막 영구결번은 '노송' 김용수(41번)다. 85년 MBC 청룡(LG 전신)에 입단한 김용수는 통산 16시즌 동안 613경기에 나서 126승 227세이브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했다.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는 등 보직 가리지 않고 활약했고, 통산 100승-200세이브를 최초로 기록했다.
1990년과 1994년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되며 LG 트윈스의 우승 경력에 큰 기여를 했다. LG는 2000년 김용수 은퇴 이후 그의 배번인 41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이병규는 97년 1차 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첫 해 타율 0.305 7홈런 23도루 69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외야수 골든글러브 6회(97년, 99년, 00년, 01년, 04년, 05년), 지명타자 골든글러브 1회(13년)로 총 7번 수상했고, 2005년과 2013년 타격왕에 선정됐다. 특히 2013년에는 타율 0.348로 최고령 타격왕(만 38세)에 올랐고, 최고령 사이클링 히트, 최다 연타석 안타(10안타)를 기록했다.
2014년 5월 6일 한화전에서 투수 윤규진을 상대로 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다. 이는 최소 경기(1653경기)만에 달성한 2000안타 기록이자, 양준혁, 전준호, 장성호에 이은 KBO리그 역대 4번째 기록이다.
이병규의 영구결번 지정 여부에 대해 굳이 약점을 꼽자면 커리어 내 우승 경력이 없다는 것. 성적, 수상 경력, 팀 기여도 등 어느 측면을 보아도 이병규의 영구결번은 반대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LG가 ‘레전드 은퇴 잔혹사'를 떨쳐버린만큼 이병규의 배번 9번이 잠실야구장에 영원히 남게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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