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진태 기자] 108년 만의 감격적인 WS 제패.
시카고 컵스는 3일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 위치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8-7로 승리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7차전 시카고 컵스는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5회 존 레스터까지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다. 팀 타선 역시 분발했다. 1회 덱스터 파울러의 기선제압 솔로 홈런으로 선취 득점에 성공한 시카고 컵스는 4회 에디슨 러셀의 희생플라이와 윌슨 콘트레라스의 적시타를 엮어 두 점을 추가했다.
분위기를 끌어올린 컵스는 5회~6회 하비에르 바에즈와 데이빗 로즈의 홈런 등으로 클리블랜드의 추격을 따돌리며 월드시리즈 제패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경기 막판 시카고 컵스의 우승에는 먹구름이 끼는 듯했다. 아놀리스 채프먼이 8회말 석 점 차 리드 상화에서 가이어와 데이비스에게 적시 1타점 2루타와 투런 홈런을 연이어 얻어맞으며 동점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연장전으로 접어든 월드시리즈 7차전, 시카고 컵스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결국 시카고 컵스는 10회초 조브리스트와 몬테로의 적시타를 엮어 감격의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월드시리즈는 저주와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시카고 컵스는 지난 1908년 우승을 마지막으로 108년 동안 월드시리즈 제패와는 연을 맺지 못했다. 특히 1945년 컵스의 팬인 샘 사이아니스는 자신이 키우던 염소 머피와 함께 홈구장인 리글리필드를 방문했지만, 입장 거부를 당하는 사건있었다. 이 일에 앙심을 품은 사이아니스는 "이곳에서 월드시리즈가 다시는 열리지 않을 것이다"라는 악담을 퍼풋고 떠났다.
일명 염소의 저주, 머피의 저주로 불리는 이 사건 이후 컵스는 단 한 차례도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 컵스는 지난 1989년 머피의 자손을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 초청하는 등 갖은 노력을 했지만, 저주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2016년 포스트시즌도 순탄치는 않았다. 시카고 컵스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난적 LA 다저스를 꺾고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염소의 저주를 절반 가량 풀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시카고 컵스는 힘에서 밀리며 클리블랜드와의 월드시리즈에서 1승 3패로 몰렸다.
운명의 5차전 시카고 컵스는 마무리 투수 아놀리스 채프먼을 7회 등판시키는 강수를 던지며 클리블랜드를 꺾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 승리를 시카고 컵스에게 월드시리즈 우승의 발판이 됐다. 결국 시카고 컵스는 6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고, 7차전마저 내리 따내며 기나긴 저주와 악몽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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