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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①] '달의 연인' 9황자 윤선우 "악플도 관심, 욕먹어도 기분 좋아"

기사입력 2016.11.02 17:00 / 기사수정 2016.11.02 16:32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달의 연인' 전반부에 왕요(홍종현 분)가 있었다면 후반부에는 왕원(윤선우)이 있었다.

지난 1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윤선우는 돈과 권력을 위해서라면 형제도 신의도 모두 배신할 수 있는 9황자 왕원을 연기했다. 왕원은 후반부 극에서 분노할만한 부분을 모두 만들어내며 왕원+어그로(분노할만한 상황)의 합성어인 '원그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때문에 매회 몇몇 시청자들은 '도대체 왕원이 언제 죽냐'는 악플 아닌 악플을 남겼다. 또 어떤 시청자들은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왕원같이 살아야 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결국 박쥐처럼 빌붙으며 최종회까지 살아남은 왕원은 권력욕을 이기지 못하고 반란을 꾀하다 사약을 먹고 죽었다.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윤선우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얄밉고 미운 짓을 많이 했는데, 시청자분들이 그 캐릭터를 미워해주시니 그것도 감사하더라고요. 댓글을 볼 때 욕을 보면 기분이 좋았어요"라고 왕원을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극중 얄미운 말은 도맡아 했던 왕원. 그가 등장해서 남기는 말마다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하기도 했다. 직접 연기한 윤선우가 꼽은 가장 얄미운 장면은 16회에서 정종 왕요(홍종현 분)가 해수(아이유)에게 활을 겨누고, 이를 왕소(이준기)가 막아줬을 때 옆에서 깐죽거리던 왕원의 모습이다. 왕요 옆을 지키는 왕원에게 왕소가 "너 조심해"라고 경고했을 때, 왕원이 "제가 뭘요"라고 말하며 볼에 바람을 불어넣는 장면은 귀엽고 해맑아보이는 만큼 더 큰 얄미움을 불러일으켰다.
 
시청자들에게는 주인공들을 괴롭히는 원그로 왕원이었지만, 직접 연기한 윤선우 본인에게도 왕원은 밉기만 한 캐릭터였을까. 그는 "왕원의 행동을 이해하고 표현하려 노력했어요. 왕원은 항상 자기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인물이에요. 왕원 스스로도 자기가 살 궁리를 하는 거죠. 사실 대본 텍스트만 봤을 땐 왕원의 나쁜 면만 그려져있었어요. 이를 입체적으로 그리고 싶어서 고민했었죠. 그래서 얄밉지만 코믹한 모습을 통해 인간다운 모습을 그려내려 했습니다"고 왕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권력과 돈만 좇는 것 같던 왕원도 죽기 전에는 사랑에 대해 깨닫는다. 바로 본인이 이용만 했던 채령(진기주)이 남긴 서신을 보며 그의 마음을 알게 된 후 자신도 연정을 품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원은 그제야 후회를 하며 자신 때문에 세상을 떠난 채령의 곁으로 간다.

처음 대본 설정에서부터 왕원과 채령(진기주)의 로맨스가 계획되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반전을 위해서인지 대본이 후반부로 가면서도 왕원과 채령의 이야기가 그려지지 않아 함께 아쉬워하기도 했다고. 

"채령이가 나쁜 짓을 하는 이유나, 왕원이 채령이를 그렇게 대하는 이유가 있을 건데 그게 잘 안 밝혀지면 캐릭터가 중심을 잃을 거라 생각했어요. 감독님께 몇몇 상황에서 힌트를 주자고 건의를 해보기도 했죠. 하지만 주인공들에 집중해야하는 극 전개상 채령이가 죽을 때, 제가 죽을 때 딱 한번씩만 비춰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그는 채령과의 설정을 늘 염두에 두고 연기에 임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그의 배우로서의 디테일과 순발력은 별로 없었던 그의 분량을 늘리기도 했다.

"사실 제 대사의 80% 정도가 애드리브였어요" 대본에서 왕원은 대사보다는 행동에 대한 묘사가 더 많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황자들의 목욕 신에서도 등장과 부끄러운 감정만 묘사되어 있었을 뿐 딱히 다른 대사는 없었다고. "목욕탕에서 9황자가 자신의 근육을 보이며 '형님 제 근육이 보이십니까'라고 묻는 대사도, 왕은(백현)과 해수의 싸움을 구경하러 나갈 때 백아(남주혁)와 왕정(지수)가 나가는 걸 보면서 '아유 이 철딱서니 없는 것들'이라고 하다가, 형인 왕요가 나가자 '그렇지, 싸움 구경이 제일 재밌지'하며 따라나가는 것도 애드리브였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런 애드리브 중에는 미처 드라마에 못 담긴 장면들도 있다고. "목욕신에서 밖으로 나가는 해수를 보며 '뭐야 다 본거야?'라고 부끄러워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욕조에 떠 있는 꽃잎이 보이길래 두 개를 집어 젖꼭지를 가리며 그 대사를 쳤어요. 그때 지수가 함께 꽃잎을 집어 저를 따라하며 오케이를 받았죠. 컷소리가 나고 촬영장의 모두가 자지러지게 웃었어요. 정말 재미있었는데 왜 편집됐는지 의문이에요"

편집돼서 가장 아쉬운 장면을 묻자 그는 한참 생각에 빠졌다. 아마도 열심히 촬영한 모든 장면이 다 소중했을 터. "19회에서 제가 백아를 왕소에게서 떼어놔야 한다고 왕욱에게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사실 그 앞에 제가 백아를 싫어하게 된 계기가 있었죠. 바로 우희(서현)에게 치근덕거리다가 백아에게 혼나는(?) 장면이었어요. 그 부분에서도 왕원이 잘한 건 아니지만, 앞뒤 정황 없이 제가 백아를 미워하니까 '쟤는 왜 이제 또 백아를 미워하냐' 이런 반응이 있더라고요. 억울했죠" (인터뷰 ②에서 계속)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SBS 

[XP인터뷰 ①] '달의 연인' 9황자 윤선우 "악플도 관심, 욕먹어도 기분 좋아"
[XP인터뷰 ②] '달의 연인' 윤선우 "황자들 팀워크? 이준기 리더십 덕분"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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