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3차전,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 잔루라는 불명예 기록 안에는 외야수들의 명예로운 수비가 숨어있었다.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NC와 LG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LG가 연장 혈투 끝에 NC를 2-1로 눌렀다. 이날 양 팀이 기록한 잔루는 총 33개,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잔루였다. 양 팀 투수들이 제구에 난조를 보이며 사사구를 남발, 밥상을 차려줘도 타자들은 먹지를 못했다. 타격 자체가 전체적으로 침체됐지만 득점권에서 타자들을 돌려세운 외야수들의 호수비도 한 몫을 했다.
1회 LG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득점한 뒤, 0-1로 뒤져있는 3회말 NC는 선발 장현식에 이어 올라온 최금강이 채은성에게 볼넷, 정상호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이 때 유격수 손시헌의 실책으로 2사 1·3루 위기가 됐다. 그리고 김용의의 타석, 김용의는 외야로 뻗는 안타성 타구를 때려냈으나 NC 중견수 김준완이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고 이닝을 끝냈다. 포스트시즌 첫 선발로 나선 김준완이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순간이었다.
NC는 8회말 위기에서도 슈퍼캐치로 한숨을 돌렸다. NC가 6회 득점한 이후 1-1로 팽팽하게 맞서있는 상황, LG는 박용택이 몸에 맞는 공, 루이스 히메네스 3루수 땅볼, 오지환이 다시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면서 2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그리고 채은성의 안타성 타구를 날렸으나 NC 우익수 나성범이 집중력 있게 따라가 '슈퍼 캐치'로 LG의 득점을 저지했다.
11회초에는 이날 승부를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수비가 나왔다. 여전히 1-1 균형이 깨지지 않은 11회초, LG 마무리 임정우가 김성욱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박민우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NC로서는 안타 하나면 득점이 가능했다. 이후 임정우는 이종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나성범을 상대했다.
나성범은 임정우의 초구 129km/h 포크볼을 그대로 받아쳤다. 타구는 외야 깊은 곳으로 향했고, 언뜻 보기에도 포구가 어려운 위치에 LG 수비수들은 전진 수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견수 안익훈이 끈질기게 타구를 쫓아가 끝내 포구에 성공했고, NC는 득점 기회를 눈앞에서 놓칠 수밖에 없었다. 타구를 지켜보던 임정우가 안도한 듯 마운드에 주저앉을 정도로 쉽지 않은 타구였다. 이 수비를 발판 삼은 LG는 끝내 승리까지 거둘 수 있었다.
이런 장면들 외에도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 잠실벌은 팀을 막론한 호수비로 뜨거웠다. 사사구와 잔루의 남발, 이날 경기는 분명 답답한 경기였지만 안타도 뜬공으로 만들어버리고, 득점 기회도 잔루로 만들어버리는 야수들의 노고를 차치할 수는 없다. 이날 4시간 46분의 경기 동안 지레 포기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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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