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조용운 기자] 멈추지 않을 것 같던 전북 현대의 무패 행진이 지난 주말 끝이 났다. 패한 기억이 워낙 오래 전이기에 당황할 만도 한데 전북은 '잘 졌다'는 반응이다.
패배를 바라보는 전북의 시선이 색다르다. 시즌의 성패를 결정할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주춤한 것이 아쉬울 법도 한데 오히려 분위기를 다잡는데 용이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전북은 오는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을 치른다. 지난달 홈에서 FC서울을 4-1로 대파했던 전북은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른다.
자신감이 넘쳤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최강희 감독은 "우리가 자만하거나 방심하지 않으면 절대적으로 유리한 모습을 서울에 보여줄 수 있다. 그렇다면 서울은 1%의 가능성도 가지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익숙하지 않은 패배로 인한 혼란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최 감독은 "오히려 경기에 지면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특히 중요한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는 더욱 스스로 분위기를 만들어갈 수 있게 내버려두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 감독의 의중을 잘 아는 전북 선수들은 벌써 선수단 미팅을 통해 패배 후유증을 털어냈다. 주장 권순태는 "리그에서 패하면서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는데 오히려 서울전을 앞두고 각성하는 계기가 됐다. 잘 되지 않은 부분을 확인하는 기회였다"면서 "홈에서 이기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선수들이 더 단합할 수 있었다. 패배 이후 더 많이 대화하면서 챔피언스리그서 반전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제주전 패배로 정신무장을 새로한 전북은 1차전 대승의 여유도 머리에서 지웠다. 권순태는 "챔피언스리그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원정경기는 다른 분위기로 치러지는데 더욱 집중해서 조금의 빌미도 제공하지 않겠다"고 결연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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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