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7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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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리뷰] 감독 조재현의 '나홀로 휴가', 멜로와 스토킹 그 선 사이에서

기사입력 2016.09.23 16:13 / 기사수정 2016.09.23 17:40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진실 기자] 배우로 익숙했던 조재현이 감독으로 변신했다.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나홀로 휴가'(감독 조재현)에서 조재현은 각본과 감독을 맡았다. 조재현 감독의 첫 장편 영화기에 그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도 컸다.
 
영화는 중년 가장 강재(박혁권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강재는 직장에서는 마음 좋은 상사, 가정에서는 절에 간 아내를 직접 데려와 주는 평범한 가장이다. 겉보기에 문제 없어 보이는 강재지만 그에게는 은밀한 취미가 있다. 홀로 사진을 찍는 것. 강재는 혼자 제주도를 가서 사진을 찍는 등 자신만의 여유를 즐긴다. 하지만 강재의 카메라는 10년 동안 잊지 못하는 옛사랑 시연(윤주)을 향하고 있었다.
 
강재는 주기적으로 한 바둑 기원에 방문해 창문으로 보이는 시연의 요가 교실을 몰래 바라보고 심지어 시연의 가족 여행까지 주변에서 맴돈다. 그런 강재는 시연이 좀처럼 보이지 않자 그를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
 
어떻게 보면 한 남자의 지고지순한 멜로를 담기도 했다. '건축학개론',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 등 첫사랑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듯 옛사랑이나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강재 또한 격렬하게 사랑했던 여인인 시연을 잊지 못한 채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를 맴돌았다.
 
하지만 강재는 가정이 있는 가장이며 시연 또한 이미 가정을 꾸리고 있다. 또한 강재는 시연이 원치 않음에도 몰래 그를 지켜보고 촬영하고 있기에 애틋한 사랑이라기 보다는 자칫 섬뜩함을 느낄 수 있는 스토킹을 펼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게 '나홀로 휴가'는 멜로와 스토킹이라는 선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펼치고 있다. 조재현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40대 중년 남성이 퇴근 후 작은 오피스텔에서 손과 발을 씻는 등 휴식을 취한 뒤 귀가한다는 책의 이야기를 듣고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그의 말처럼 어쩌면 강재와 비슷한 또래의 남자들이 드러내지는 못했지만 속으로는 들었던 생각이며 공감을 살 수 있는 내용일 수도 있다.
 
물론 영화에서는 어떤 장치도 강재의 행동을 격려하거나 지지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연을 몰래 지켜보는 강재의 모습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강재의 집착은 불륜이라는 굴레 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호불호가 확연하게 나뉠 수 있는 내용이지만 그럼에도 영화는 자꾸만 궁금하게 하는 흡입력이 있다. 더불어 강재 역을 맡은 박혁권은 캐릭터 그 자체였으며 치열한 오디션을 뚫고 발탁된 신예 윤주도 신선한 매력을 더했다. 감초 연기의 달인인 이준혁, 박철민 등의 모습도 재미를 더했다. 95분. 청소년 관람불가.
 
true@xportsnews.com / 사진 = 수현재엔터테인먼트, 리틀빅픽쳐스

 

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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