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신태성 기자] 레알 마드리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을 우승했다. 슈퍼컵을 들어올렸음에도 지네딘 지단 감독은 마냥 좋지만 않다. 최고 강점으로 꼽히는 'BBC(베일-벤제마-호날두) 라인'이 계속해서 딜레마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한국시간) 노르웨이 트론헤임에 위치한 레르켄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UEFA 슈퍼컵 에서 레알이 연장 혈투 끝에 세비야에 3-2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었다.
레알은 새 시즌을 준비하며 이적시장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올 여름 선수단에 새로 합류한 선수는 단 두 명이다. 그 중 마르코 아센시오는 임대서 복귀한 선수임을 감안할 때 사실상 영입은 알바로 모라타 한 명 뿐이다. 레알은 얼마 되지 않는 선수단 보강을 모두 공격진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레알이 BBC 딜레마에 빠져있었다는 점과 연관이 있다.
지난 세 시즌 간 막강 화력으로 레알의 득점 대부분을 책임진 BBC의 존재는 분명 레알에게 큰 힘이 됐다. 반대로 그동안 이들의 공격력에 의존했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레알은 BBC 라인이 침묵하거나 가동되지 않는 경우 다소 답답한 공격 전개를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레알의 이번 프리시즌은 사실상 'BBC 없이 사는 법'을 시험하는 기회였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가 부상으로, 가레스 베일은 유로2016 참가 후 휴식 차원에서 프리시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레알은 한정된 선수 자원으로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을 치르며 새로운 공격 조합을 계속 실험했다.
UEFA 슈퍼컵 무대는 이들 조합을 공식 경기서 처음 선보이는 자리였다. 레알은 BBC를 모두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며 리그 개막 직전 마지막 검증에 나섰다. BBC없이도 공격이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새 시즌을 시작하는 지단 감독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레알은 아센시오가 선제골을 성공시키며 먼저 앞서갔으나 이내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레알의 공격 시도는 날카롭지 못했고 지단 감독은 결국 벤제마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이후 레알은 벤제마에 따라 공격 흐름이 바뀌었다. 벤제마는 부상 후 첫 복귀 경기였기에 공을 잡은 뒤 조금 둔한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벤제마는 특유의 연계 능력과 공 없을 때의 움직임으로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레알의 동점골은 벤제마의 움직임에 시선을 뺏긴 세비야 수비진이 뒤로 돌아 들어가는 세르히오 라모스를 놓치면서 나왔다.
연장전에도 벤제마의 활약은 계속됐다. 연장전에 상대 선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한 레알은 연장전 내내 벤제마로 인해 공격을 마무리했다. 그 결과 종료 직전 다니 카르바할이 역전골을 넣어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결국 BBC의 일원에게 기대야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지단 감독은 이번 경기서 BBC의 컨디션을 조절하는 동시에 대안까지 찾으려 노력했다. 끝내 원하던 바를 이루지 못함에 따라 고민이 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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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