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미지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사춘기의 방황을 끝내려 서출구가 찾은 건 바로 '랩'이었다.
서출구는 미국 본토에 있을 때 힙합이라는 장르 자체를 싫어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태신앙이기 때문에 그 때는 힙합 문화가 좋지 않은 것이라 생각했어요. 워낙 자극적이고 외설적이어서 '악마의 음악'이란 생각을 했죠"라고 밝혔다.
이어 "유학 생활이 힘들 때는 재즈풍의 힙합이나 서정적인 가사를 가진 노래를 좋아했어요. 인디언팜과 소울다이브의 앨범을 들으며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워낙 글쓰는 것을 좋아해서 가사를 쓰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한국에 돌아와서는 랩배틀을 하게 됐죠"라며 "서정적인걸 좋아하고 또 그런 가사를 쓰다가 랩배틀로 입지를 굳혔다는게 제가 생각해도 웃겨요"라며 민망해했다.
서출구를 유명하게 만든 '서출구를 이겨라'에 대해서도 물었다. 이에 대해 서출구는 "JJK형이 기획하는 SRS라는 이벤트에서 전국을 돌면서 길거리 공연을 하는 프로젝트가 있었어요. 그 때 JJK형이 길거리 배틀을 하고 싶어하셨는데 마침 제가 프리스타일을 잘하니까 저를 시키셨어요"라며 '서출구를 이겨라'의 시초를 밝혔다.
'대한민국 프리스타일 랩배틀 일인자'라는 수식어에 대해 물으니 서출구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함께 ADV크루에서 활동하는 올티를 일인자로 꼽은 것. 그는 "프리스타일은 올티가 일인자"라며 "스타일이 다른 것도 있지만 올티는 스킬이나 기교면에서 저보다 월등히 뛰어나요. 제가 절대 못 넘을 산 같아요"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랩배틀에 관해서는 자신이 더 잘한다고 단언했다. 서출구는 "가사를 가지고 순간순간에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건 제가 더 낫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고 좋아하는 무대를 꾸밀 수 있어 랩배틀은 제가 더 잘하는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여기저기 공연과 행사의 러브콜이 쏟아지는 그에게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도 물었다. 서출구는 "하고 싶은 것들이 좀 생긴 것 같아요"라며 "전국 돌면서 SRS도 또 할거고. 학생들이랑 얘기하고 고민상담도 해주는 사회적인 행사들도 많이 하고 싶어요"라며 단순히 공연 뿐만 아니라 사회공헌과 관련해서도 관심이 있음을 피력했다.
최근 중국의 한 공연회사가 래퍼 블랙넛을 서출구로 오인하고 '초대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 사건에 대해 묻자 알고 있었다고 답한 서출구는 "기회가 되면 중국 공연 정말 하고 싶어요. BBC에서 만든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그 때 정말 반해서 꼭 한번 가서 공연하고 싶어요"라고 밝히며 중국 공연에 대한 희망도 드러냈다.
'쇼미더머니'에 두 시즌 연달아 출연하며 서출구는 상당수의 팬을 얻게 됐다. 서출구는 팬들에 대해 "굉장히 감사해요. 이번 시즌만큼 팬이라는 의미를 절실하게 느낀 적이 없는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그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 했어도 응원해주시는 분들, 기대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했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덧붙였다.
이어 "아직 떳떳하지는 않지만 '서출구 좋아한다'하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래퍼가 되도록 하겠다"고 마무리했다. 서출구는 "너무 식상한 답변이었냐"며 고개를 갸우뚱거린 뒤 "그럼 XXX역 4번 출구에서 만나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쇼미더머니5' 마지막 무대에서 선보인 '끝(AND)'의 가사처럼 긴 시간 진행된 인터뷰에도 전혀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도리어 "아직 풀 이야기 보따리가 많다"며 미소 지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서출구는 앞으로도 자신만의 언어를 통해 그가 아직 풀지 못한 이야기들을 가사로, 공연으로 혹은 길거리에서 전달할 예정이다.
am8191@xportsnews.com / 사진=박지영 기자
[XP인터뷰①] '쇼미5' 서출구 "자이언티·쿠시 공연, 충격적이었다"
[XP인터뷰②] '쇼미더머니5'의 서출구, 스물 다섯의 서명원
김미지 기자 am81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