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이번엔 정말 대책이 마련될 수 있을까. 더이상 사과만으로 넘길 수 없다.
올 시즌도 야구계는 시끄럽다. 더이상 선수들의 음주나 여자 문제는 큰 일로 느껴지지 않을만큼 대형 사고가 연달아 터졌다. SNS를 통한 인신 공격으로 앞길이 창창했던 선수가 법원을 들락거리게 되지 않나, 홈런왕 출신 스타 플레이어는 입에 올리기도 부끄러운 공연음란죄가 온 세상에 밝혀졌다.
이런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나쁜 뉴스들이 또 들려왔다. 지난해 10월부터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었던 삼성 안지만이 이번엔 불법 인터넷 스포츠도박 사이트 개설에 돈을 대줬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왔다. 그리고 불과 몇시간 후 이번엔 NC의 선발 투수 중 한명이었던 이태양이 승부 조작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는 뉴스도 전해졌다.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는 이유는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다. 먼저 최근 불미스러운 혐의를 받고있는 선수들은 대부분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스타플레이어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앞으로 더 많은 물질적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보였던 이들이 몇백만원, 몇천만원에 자신의 모든 것을 잃었다는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또 이런 불미스러운 일들이 매번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태양의 경우 지난 2012년 박현준-김성현 사건 때와 놀라울 정도로 똑같다. '스폰서'를 자청한 브로커가 승부 조작을 권유했고, 선수들은 일정 댓가를 받고 여기에 동조했다.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고, 첫 타석 결과를 임의로 조정하는 것이 큰 범죄는 아닐거라는 가벼운 생각에서 시작됐을 일이리라.
하지만 지난 2012년 프로야구 전체를 흔들어놓은 승부 조작 사건이 불과 4년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사실은 KBO도, 구단도, 무엇보다 선수들 스스로 전혀 자정 효과가 없었다는 뜻이다. 매 시즌 불법 스포츠 도박과 관련한 교육을 하고, 심지어 KBO 차원에서 각서까지 받아도 일부 선수들은 행위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모든 선수가 다 그런 것은 아닐지라도, 일부 선수들의 몰지각한 행동이 전체 선수들의 명예, 나아가 한국야구의 위상까지 실추시켰다. 이는 명백한 사실이다.
KBO와 선수협은 4년전에도 "참담한 심경"이라며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었다. 하지만 4년 후 다시 무슨 일이 일어났나. 줄어들지 않는 관중수가 훈장과도 같았을까.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매 시즌 치솟고, FA 100억은 이제 누구나 꿈꿔볼 수 있는 숫자가 됐다. 하지만 기본 의식에는 변화가 없었다. 어찌보면 영양가 없이 덩치만 커진, 무실속 성장주의의 실체일 수도 있다.
NC 이호준이 회장직을 맡고있는 선수협은 21일 정오 "책임을 통감하고 사법처리 결과에 다라 선수협 자체 징계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아직도 프로의식을 가지지 못한 프로야구선수들이 있으며, 직업윤리와 책임의식이 없이 물질적 욕구만 추구하고 야구팬들과 야구의 중요성을 외면했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재발했다고 보고 있다. 검은 유혹의 온상인 스폰서 문화의 현실을 선수들에게 각인시키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다. 묵묵히 땀을 흘리는 선수들을 배신하는 경기조작행위야 말로 동료선수와 선수협의 최대의 적이며, 내부의 암세포라고 판단하고 가장 강력한 제재를 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엔 정말 대책을 마련할 것인가. 절절한 심경 고백과도 같은 사과문은 와닿지 않는다. 프로야구가 가져다주는 즐거움보다 큰 좌절과 실망은 누가, 어떻게 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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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