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아영 기자] 에릭, 서현진이 아니면 누가 '또 오해영' 박도경, 오해영을 이토록 차지게 표현했을까?
배우 에릭, 서현진은 28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을 통해 인생 작품,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그건 시청자도 마찬가지다. '또 오해영'과 박도경, 그냥 오해영은 영원히 잊지 못할 드라마이자 드라마 속 캐릭터로 남았다. 많은 사람이 '또 오해영'에 순식간에 매료된 건 에릭과 서현진이 그만큼 박도경, 오해영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끔 표현했기 때문이다.
'또 오해영'의 그냥 오해영 역할은 배우 김아중, 최강희가 영화와 스케줄 문제로 고사해 서현진이 그냥 오해영을 만날 수 있었다. 순서는 중요하지 않았다. 서현진은 그냥 오해영을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연기했다. 그리 밉지도 예쁘지도 않은 평범한 30대 직장인, 그러나 결혼 전날 "밥 먹는 게 보기 싫어졌다"는 이유로 차이고 괜찮은 척해야 하는 여자의 심경을 겪어본 양 표현했다. 박해영 작가의 필력에 서현진의 숨이 더해지자 대사는 영혼이 돼 시청자의 마음에 들어왔다.
특히 4화에서 해영이 도경의 품에 날아가 안길 때 해맑은 표정과 이어지는 5화에서 보정 속옷을 들켰을 때의 그 민망함과 아찔함은 서현진이기에 만들어진 장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도경과 완전히 헤어지기로 한 해영이 실연의 아픔을 잊기 위해 작은 구두를 신고, 심한 감기에도 약 없이 버티는 장면과 대사(12화)는 많은 공감을 받았다. 서현진은 두 달 동안 그녀가 웃으면 따라 웃게 되고, 눈물 흘리면 같이 울게 되는 마술을 부렸다.
에릭 역시 그동안 보여준 캐릭터와 비슷한 듯 또 다른 박도경으로 분해 숱한 명대사와 명장면을 만들었다. 특히 "있던 거야", "들어와 자", "시끄럽다" 등 네 글자 대사는 '또 오해영'의 초반 인기의 일등 공신이다. 해영과 함께 들른 포장마차에서 "먹는 거 예쁜데?"라고 무심하게 던진 뒤 "심쿵한 거 같아서"라는 결정타 역시 에릭이니까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장면에 녹아들 수 있었다.
'또 오해영' 초반부가 그냥 오해영의 감정선에 충실했다면 후반부로 갈수록 박도경의 비중이 높아졌다. 드라마의 '미스터리'를 마지막까지 혼자 짊어지고 이끌었던 에릭은 자신이 보는 장면의 정체를 깨달은 뒤 죽더라도 해영과 후회 없이 사랑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감정 불구' 도경이 해영으로 인해 웃고, 눈물 흘리며 결국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들여다보게 되는 미묘한 변화를 표현했다. 에릭의 섬세한 연기가 있었기에 바뀐 박도경의 인생에도 개연성이 생겼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tvN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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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