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안 된다고 멈춰있을 수 없잖아요."
지난 시즌 이현호(24,두산)은 두산의 '깜짝 스타'였다. 시즌 초반 구원투수로 나섰던 그는 시즌 말 선발 투수로 나서기 시작했고, 두둑한 배짱투로 상대 타자와 과감하게 승부를 펼쳐 6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4.19의 성적을 거뒀다.
김태형 감독은 이현호의 가능성을 높게 사 5선발 투수 후보군에 넣어뒀다. 그러나 시즌 기회는 노경은에게 돌아갔고, 지금은 허준혁이 5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여기에 선발 투수들이 6~7이닝을 소화하고, 8회와 9회 정재훈, 이현승이라는 필승조가 굳게 자리를 잡고 있으면서 이현호가 등판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올 시즌 1군에 꾸준히 있었지만, 등판 기회는 19차례에 불과했다.
이현호는 "시작할 때 나름대로 목표를 가지고 갔고, 선발에 대한 욕심도 가졌다. 그러나 경쟁에 밀렸다. 준비가 안 됐다기 보다는 내가 부족했다. 실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곳에서 더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고 짚었다.
아쉬움이 클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이현호는 "안 된다고 멈춰있을 수 없었다"라며 실망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우며 한 단계 발전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최근 2주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가 있었다. 경기에는 안 나갔지만 훈련을 계속하는 만큼 권명철 투수코치님, 한용덕 수석코치님과 함께 방법을 찾아갔다"고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투구폼 변화다. 그는 "투구폼에 변화를 줬다. 사실 마음먹고 했다기보다는 공이 잘 나가지 않아서 이렇게라도 해보자는 마음에서 팔 각도를 조금 내렸다"며 "안되더라도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괜찮은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지난해 오버핸드였다면 지금은 스리쿼터에 가깝다. 이현호는 "연습 때 잘 된다고 해서 실전에 잘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지난 KIA전(16일)에서는 잘 안 됐는데, kt전(22일)에서는 많이 괜찮아졌다"고 설명했다.
투구폼의 변화에는 '일장일단'이 있었다. 우선 팔 각도를 내리면서 횡으로 움직이는 슬라이더의 경우 움직임이 커졌지만, 종으로 떨어지는 포크볼의 경우 많이 위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현호는 "포크볼이 나빠졌지만, 슬라이더가 좋아졌다. 제구력과 스피드도 전체적으로 좋아진 느낌이다. 그래서 지난해 포크볼을 주무기로 많이 사용했는데, 이제 투구 패턴을 조금 바꿨다"며 "하나를 잃고 하나를 얻었다"고 웃어 보였다.
투구폼 변화는 이현호에게 다시 한 번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는 "올 시즌 피칭 내용이 좋지 않으면서 자신감이 떨어진 것 같다. 그런데 투구폼 변화를 줬고, 아직 실전에서 많이 던지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는 좋다"며 "자신감을 얻게 된 계기였다"고 미소 지었다.
현재 출장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하고 있지만, 김태형 감독이 진야곱, 이현호 등을 좀 더 적극적으로 기용할 뜻을 내비치면서 이현호를 마운드에서 볼 수 있을 시간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이현호 역시 자신에게 기회가 찾아올 경우 좋은 성적으로 답하겠다는 의지다. "비록 선발 경쟁에서는 밀렸지만, 다른 선수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중요한 상황에서 기용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이현호는 "현재의 위치에서 열심히 하면 기회는 언제든 올 것"이라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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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