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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LCK, 스포티비 김하늘 PD의 새로운 도전

기사입력 2016.05.21 01:56 / 기사수정 2016.05.21 02:07

박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상진 기자] 작년 여름 홀연히 나타나 스타리그를 성공시킨 PD가 있었다. 스타크래프트2 들어 가장 많은 관심과 결승 관객을 모으는 데 성공하며 스타크래프트2가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음을 보였다. 

작년 가을 한국 최초로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암 대회가 열렸다. 바로 롤 케스파 컵. ESC 에버라는 새로운 팀을 발견한 자리였지만 전체적인 운영에 있어 만족보다는 많은 아쉬움을 받은 대회였다. 


한 번의 만족과 한 번의 아쉬움. 스포티비 게임즈 김하늘 PD가 치른 두 번의 성적표였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스포티비 게임즈에서 진행하는 LCK 중계를 담당하게 됐다. 대회 개막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18일, 12시간 넘게 진행된 스포티비 게임즈 LCK 오프닝 촬영장에서 김하늘 PD와 LCK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처음 중계를 하게 되었다고 들었을 때와 같이 얼떨떨하다고 이야기했다.



그에게 있어 첫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였던 롤 케스파컵은 반의 성공과 반의 실패였다. 좋은 경기가 나왔고, 그에 맞는 드라마를 시청자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평가였다. 팀에 대해 팬들의 관심을 더 끌어모아 경기를 한 번이라도 더 보게 만들었다는 부분에서는 김하늘 피디 스스로 만족했다. 그러나 방송 구성과 특수 효과 등 보이는 부분은 자신의 연출이지만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불평했다. 보여주고 싶은 부분의 반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

스포티비 게임즈의 첫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암 리그였던 만큼 시청자의 피드백에 집중했고, 방송 내내 시청자와 관중의 의견을 빠르게 수용한 것도 롤 케스파컵의 특징이었다. “걱정 반, 기대 반도 아니고 우리가 방송 하는 것에 대해 시청자들의 걱정이 많았죠. 기대 1에 걱정 9정도 였달까요. 리그 오브 레전드 방송 경험이 적었던 우리는 시청자들이 무엇을 원하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웠고, 그에 빠르게 답했죠.”

연출가로서 욕심과 만족이 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청자들의 만족이라는 이야기였다. 김하늘 PD는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은 무엇을 하면 시청자가 좋아할지 예상하고 추측해서 만드는 것도 중요한 일이고, 시청자의 반응을 빠르게 피드백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번 시즌 역시 시청자들의 요구를 빠르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다만 LCK는 롤 케스파컵보다 방송 내에서 연출할 수 있는 자유도가 낮지만, 그래도 가능한 시청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겠다는 것.



스포티비가 맞는 첫 LCK 시즌인 만큼 김하늘 PD는 시청자뿐만 아니라 팀과 선수들의 의견 역시 많이 듣고 싶다고 말했다. 칭찬이든 불편이든 이야기를 계속 들으며 선수들이 경기하는데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 시청자에게 좋은 경기를 선사하는 것이 최고의 목표라는 설명. 스포츠 리그에서 최고의 콘텐츠는 결국 경기고,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투자도 아끼지 않겠는 것이 김하늘 PD의 의지였다.

최고의 경기를 시청자들에게 전하기 위해 중요한 매개체가 있다면 바로 중계진이다. 스포티비 LCK 첫 시즌 김하늘 PD는 성승헌 캐스터와 ‘캡틴잭’ 강형우, 그리고 ‘헬리오스’ 신동진을  중계진으로 낙점했다. 스포츠라면 경기를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황마다 선수의 심리가 어떤지 전해주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설명한 김하늘 PD는 이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 강형우라고 말했다. 


“강형우와 처음 만났을 때 저와 게임에 대해서만 세 시간을 이야기했어요. 당연하게 리그 오브 레전드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그 전에 했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대한 이야기도 했고요. 제가 리그 오브 레전드 실버 티어인데, 강형우는 자기보다 게임 실력이 한참 아래인 제 이야기를 듣고 제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역시 선수 출신은 다르다는 느낌도 받았고, 제가 공감한 만큼 시청자들도 공감할 수 있는 해설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어 김하늘 PD는 ‘헬리오스’ 신동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신동진이 나온 만년 다이아와 객원 해설로 등장한 경기를 봤는데, 말을 잘하더라고요. 누군가 제대로 옆에서 이끌어주기만 하면 신동진 역시 좋은 해설로 성장할 수 있거든요. 신동진이나 강형우는 현재도 현재지만 미래가 기대되는 해설들이고, e스포츠 베테랑인 성승헌 캐스터와 함께라면 이후에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좋은 중계진으로 성장할 거라고 봐요.”



김하늘 PD는 새로운 중계진 만큼이나 방송 구성에서도 여전히 새로운 시도에 대한 욕심을 보였다. 지난 롤 케스파컵에서 시도한 새로운 밴픽 화면이 결국 실패로 돌아갔지만, 다시 한 번 도전하겠다는 이야기였다. 

“또 욕먹겠죠(웃음). 각오는 했어요. 다들 또 무슨 짓을 하느냐고 말할 텐데, 시청자의 의견을 수용한 새로운 구성을 시도하는거죠. 북미나 유럽에서는 기존의 틀을 깬 연출을 많이 보이는데, 지난 롤 케스파컵에서 시도하려다 못했던 구성이 지난 스프링 시즌 북미나 유럽 LCS에서 보이더라고요. 제 기대만큼 롤 케스파컵에서 보이지 못한 부분도 다시 잘 살려볼 생각입니다. 바론 타이머라던가 교전 상황에서 각 선수의 공격이나 방어 수치 같은 기록적인 부분을 강화해 스포츠로서 접근하고 싶은 생각이죠.”

TV나 인터넷을 통해 경기를 보는 시청자만큼 넥슨 아레나를 찾은 관중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하기 위해 김하늘 PD는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넥슨 아레나의 스크린은 총 3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김하늘PD는 각 팀 부스 위의 스크린은 경기 화면을, 가운데 스크린에는 선수들의 캠 화면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경기의 흐름에 따른 선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또한, 현장을 방문한 관객들의 방송 노출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장을 방문한 e스포츠 팬들은 자신이 화면에 노출되는 것에 민감하고, 팬의 바람에 역행하는 일을 하는 것을 끌고 나갈 이유는 없다는 이야기다. 방송을 연출하며 관객의 반응을 잡고 싶지만, 팬이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해야 할 이유도 없다는 설명이었다.



이날 촬영 내내 김하늘 PD는 방송을 보는 시청자, 그리고 현장을 방문한 관중의 만족을 최고 우선순위로 놓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촬영을 마치며 김하늘 피디는 시청자들에게 부탁의 이야기를 남겼다.

“못하면 못했다고, 잘하면 잘했다고 이야기해주셨으면 합니다. 얼마 전에 기사 댓글로 스포티비 게임즈 직원들 월급이 아깝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아직 제대로 보여준 게 없으니까요. 이제야 중계진을 발표하고, 예고편 두 편 보여드린 정도입니다. 저희 방송을 보시고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재미있으면 재미있다고, 불편한 점이 있으면 이런 점이 불편하다고 이야기해 주시면 의견에 맞춰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vallen@xportsnews.com



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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