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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 불신의 시대, 광주의 원톱은 다르다

기사입력 2016.04.25 10:34 / 기사수정 2016.04.25 10:38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광주, 조용운 기자] 확실한 주포를 갖추기란 쉽지 않다. 올해 K리그 클래식 득점 10걸만 봐도 원톱공격수는 데얀과 박주영, 아드리아노(이상 서울), 이동국(전북) 등 소위 우승후보에 쏠려있다. 최전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나머지 팀들은 2선 자원을 활용해 득점을 뽑아내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득점 순위에서도 2선 공격수들의 이름이 더 잘 보이는 이유다. 

기업구단도 어려운데 시민구단일수록 수준급 공격수를 찾기는 더욱 어렵다. 헌데 광주FC는 다르다. 올해 치른 7경기서 9골을 기록하며 막강하다 할 수 없는 공격 수치를 보여주지만 이중 최전방에서 나온 득점이 6골에 달한다. 광주만큼은 원톱에 대한 걱정이 없다. 

광주의 힘은 단연 정조국이다. 올해 FC서울을 떠나 광주로 이적한 정조국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개막전부터 골맛을 본 정조국은 3라운드까지 연속골 행진을 이어가면서 잊혀졌던 킬러 본능을 되살렸다. 시즌 전 남기일 감독이 정조국을 향해 득점왕 후보라고 지칭했던 것이 허풍이 아니었다. 

4라운드부터 잠시 주춤하던 정조국의 발이 다시 뜨거워졌다. 24일 홈구장인 광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수원 삼성전에서 정조국은 종료 2분 전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리며 팀을 패배에서 구해냈다. 정조국에게 볼이 연결될 때부터 골인 것 같았다던 광주 관계자의 말처럼 페널티박스 왼쪽서 기회를 잡은 정조국은 원샷원킬의 정확한 결정력을 과시하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5호골을 기록한 정조국은 티아고(성남), 아드리아노(서울)와 함께 득점 공동 선두에 오르게 됐다. 

정조국의 한방에 남 감독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는 "정조국이 중요할 때 골을 넣어줬다. 한동안 골을 넣지 못해 부진했었는데 본인은 물론 팀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귀중한 골을 넣었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화려하게 빛난 정조국의 골에는 신예 조주영의 몫도 포함되어 있다. 조주영은 0-1로 끌려가던 후반 31분에 들어가 불과 10분 만에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며 남 감독의 지시를 정확하게 이행했다. 상대 수비가 가득한 페널티박스 안에서 정확한 헤딩으로 정조국에게 떨어뜨려주는 침착함이 빛났다. 

조주영은 지난주 혜성처럼 나타났다. 전남 드래곤즈전에서 골이 필요한 상황서 남 감독이 꺼낸 카드는 의외로 조주영이었다. 정조국을 대신해 들어간 조주영은 귀중한 결승골을 터뜨리며 신예 반란을 일으켰다. 조주영의 골에 남 감독은 코너플랫까지 단숨에 내달려 선수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할 만큼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 

남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K리그 클래식에서 처음으로 교체 선수가 결승골을 터뜨렸다. 그래서 좀 미쳤던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그때 믿음을 바탕으로 수원전에서도 조커로 조주영을 택했고 이번에도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면서 교체카드 적중의 기쁨을 계속 이어갔다. 남 감독은 "이제 우리도 기대할 만한 조커가 생긴 것 같다"고 최전방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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