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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여덟 구대성의 야구는 현재진행형 이다

기사입력 2016.04.06 06:09 / 기사수정 2016.04.06 06:09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대전, 나유리 기자] "야구는 어디에서 해도 똑같으니까요."

'대성불패' 구대성이 6년만에 '한밭' 마운드에 섰다. 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의 2016시즌 홈 개막전. 그간 홈 개막전 시구자를 비밀에 부쳤던 한화는 경기 시작까지 몇 시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베일을 걷어냈다. 새 시즌 대장정에 나서는 출발선. 후배들의 길을 축복하는 역할은 구대성이 맡았다.

알려진대로 구대성은 현재 호주리그 시드니 블루삭스에서 선수로 뛰고 있다. 1969년생인 그는 올해 우리 나이로 마흔여덟살이다. 왠만한 프로팀들의 코치보다 나이가 많은게 사실. 그러나 한화에서 뛰던 시절과 크게 달라질 것 없는, 구릿빛 건강한 피부와 밝은 미소로 대전을 찾았다. 

구단이 시구 제의를 했고, 구대성도 일정상 조율을 하다 기꺼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구대성이 마운드에 오르기전, 이글스파크 전광판에서는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던 구대성의 멋진 모습이 몇분간 보여졌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시그널'의 한 장면 처럼, 과거의 그때와 지금이 교감을 나누는듯한 분위기였다. 관중석에서는 '대성불패'를 반기는 팬들의 엄청난 환호성이 쏟아졌다.

구대성은 현재 블루삭스의 선수로도 뛰고 있고, 지역 야구 교실을 열어 직접 야구를 가르치기도 한다. 또 최근 호주 청소년 야구대표팀의 코치로 발탁되는 중책도 맡았다. 오는 여름 대표팀 코치 자격으로 대회 참가를 위해 다시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5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누구보다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것이 그가 야구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구대성은 "어깨가 아파서 1년간 쉬었지만, 이제 괜찮아져서 다시 공을 던질 수 있다. 구속이 130km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은 야구를 계속 하고 싶다. 아직까지는 137km정도 최고 구속이 나온다"면서 "한국에 있을 때나 호주에 있으나 나는 똑같다. 야구를 계속 하는 것 뿐이다. 이제는 동료 선수들과 어느정도 말이 통하기 때문에 훨씬 더 낫다"고 웃었다. 

그가 직접 체득한 호주의 야구는 어떨까. 적어도 태동기를 훌쩍 벗어나 새로운 도약의 시기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경기당 천명 정도의 관중이 야구를 보기 위해 구장을 찾는다고 한다.

구대성은 "한국의 1.5군 정도의 수준은 된다"고 평가했다. 후한 점수다. 그는 "타자가 한국에 비해 약하지만, 선수들의 피지컬이 워낙 좋아 투수들의 수준이 예상하는 것보다 높다. 제구나 공의 무게감이 떨어질지라도 구속만큼은 한국 프로선수들 수준, 혹은 그 이상이 나오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이날 경기전 구대성을 만난 김성근 감독은 농담을 곁들여 "우리팀에 어린 투수들이 많다. 그러니 네가 좀 와서 뛰어라"고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과거 뉴욕 메츠시절부터 구대성을 알고 있었다는 외국인 선수 로사리오는 누구보다 반갑게 만남의 기쁨을 나눴다. 구장을 찾은 팬들도 올드 유니폼을 입은 구대성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이날 한화는 9-5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구대성의 마음까지 기쁘게 만들었다.


NYR@xportsnews.com/사진=엑스포츠뉴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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