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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김치 러버·터프가이…KIA 외국인 삼총사 [XP 인터뷰]

기사입력 2016.02.01 07:30 / 기사수정 2016.01.31 18:26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각자 개성이 뚜렷한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선수 삼총사.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KIA는 외국인 타자 브렛 필과 올 시즌도 함께한다. 이제 KBO리그 3년차인 필은 첫째 딸 킨리에 이어 올해 태어날 둘째 딸도 광주에서 낳을 예정이다. 온화하고 성실한 성품으로 팀내에서도 코칭스태프, 동료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필은 로스앤젤레스에서 휴식을 취하고 애리조나 캠프에 합류했다. 한국에서 머무는 2년간 한국어 읽기, 쓰기를 마스터 한 필은 이번에도 직접 쓴 한글 편지를 낭독해 캠프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외국인 투수 2명은 모두 새 얼굴이다. 일단 도미니카 출신의 투수 헥터 노에시는 '거물급'으로 칭해진다. 2014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그는 올 시즌 KIA 선발진의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헥터가 '남미 출신 답지 않은' 성격이라는 것. 보통의 활발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남미 선수들과 달리 헥터는 굉장히 철학적이다. 본인 또한 남미 출신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을 깨기 위해 모범을 보이고자 노력한다는 귀띔을 했다.

또다른 선수는 미국 출신 투수 지크 스프루일. 지크는 지난 11월 프리미어12 국제 대회에서 한국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여러명의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 혹은 일본팀과 계약을 맺게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을 낳았었는데, 지크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KIA는 큰 대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지크의 가능성을 높이 사서 계약을 맺었다. 



브렛 필, 알고 보면 터프가이?

짧은 휴식을 마치고 KIA로 돌아온 필은 연신 "편안하다"고 말했다. "KIA의 훈련 방식이나 코칭스태프의 스타일을 알고 있기 때문에 편하다"는 필은 "심리적으로도 많이 편안하다. KIA에서 다시 뛰는게 기쁘고, 빨리 시즌이 시작해서 한국에 가 뛰고 싶다"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필이 캠프에 합류했을 때 직접 쓴 한글 편지만 동료들을 놀라게 한 것이 아니다. 작년보다 훨씬 더 커진 몸도 동료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필은 올 시즌 장타력 증가에 의욕을 보이는 중이다. "체중은 비슷한데 근육량이 많이 늘었다"는 그는 "아무래도 내가 장타를 더 많이 치면 팀 득점에 기여를 하게 될 것 아니냐. 장타를 염두에 두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휴식기에도 꼼꼼한 자기 관리 능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누가 가장 보고싶었냐는 '식상한' 질문에 필은 "'캡틴' 범호, 지완 그리고 지금 캠프에 있는 선수들과 오키나와에서 만나게 될 선수들 모두 보고싶었다"며 '뻔한' 답변을 했다. 또 "둘째딸도 광주에서 출산할 예정인데 가족들 모두 광주를 좋아한다"는 필은 아들을 낳고 싶은 생각은 없냐고 묻자 "다음 아이는 아들이었으면 좋겠지만, 셋째도 가질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웃었다.

매사에 거절하는 일이 없고 착해 '순둥이'로 불리는 필이지만, 알고보면 터프한 모습도 있다는게 동료들의 증언. 한 베테랑 선수는 "필이 첫 해에는 한번도 화를 안내더니, 이제는 안타 못치고 들어올땐 방망이로 쿵쾅 거리고, 헬멧도 쾅 내려놓으면서 들어온다. 한국에 완전히 적응한 것 같다"며 껄껄 웃었다.




"당장 한 시간 뒤의 일도 알지 못하는게 인생이다"

헥터는 취재진이 수치적인 답변, 보다 자세한 답변을 원할때 늘 이렇게 답한다. 노는 것도 그닥 즐기지 않는다는 그는 "인생이란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당장 한 시간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알지 못한다"며 시즌 목표를 물을 때 마다 이렇게 답한다.

또 "늘 자신감이 있고, 나는 내 자신을 믿는다"는 메이저리거 출신으로서의 프라이드도 분명하다. 실제로 헥터는 KIA와 계약을 맺은 후 "내가 첫 등판하는 경기는 반드시 팀이 이기게끔 해주겠다"며 구단 입장에서도 흐뭇한 호언장담을 했다.

"어센시오, 나바로와 과거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같은 팀 소속으로 뛴 적이 있다. 그때 KBO리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었다"는 헥터는 "스트라이크존이 타이트하고, 타자들의 컨택 능력이 좋다는 조언을 하더라"고 말했다. 애리조나 캠프에서 처음 만난 KIA 동료들 중 지금까지 인상적인 선수가 있냐는 질문에는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투수 김윤동의 투구폼이 굉장히 인상적"이라고 답했다. 

"김치 진심으로 좋아하는데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의 지크는 아직 적응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해 여행으로 스트레스를 푼다"는 지크는 "한국도 여행을 가보고 싶은 나라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성격은 플러스 요소. 그는 "여행하고 싶던 나라에서 야구를 하게 됐으니 이 또한 기쁜 일이 아니냐"면서 "KIA 동료 선수들도 즐겁고 유쾌해서 좋은 팀에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좋아했다. 

헥터보다 빨리 애리조나 캠프에 합류한 지크는 엄청난 김치 사랑으로 소문이 났다. "원래부터 김치를 좋아했다"는 그는 매 끼니 김치를 수북히 쌓아 먹는다고. KIA 홍보팀 관계자는 "한국 사람도 저렇게 안먹는다"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NYR@xportsnews.com/사진 ⓒ KIA 타이거즈, 엑스포츠뉴스DB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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