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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호랑이' 이윤학·박정수·박준태·이종석 "자라서 오겠습니다" [XP 인터뷰]

기사입력 2015.12.24 15:34 / 기사수정 2015.12.24 15:53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아쉬움 보다는 희망이 묻어났다. 경찰 야구단 '신입 이경'으로 입대하는 KIA 타이거즈의 이윤학(21), 박정수(19), 박준태(24), 이종석(23)이 희망 메시지를 남겼다.

경찰 야구단 신입 선수 21명은 24일 오후 논산훈련소에 전원 입소해 기초군사훈련을 받는다. KIA에서는 총 4명의 선수가 이번에 경찰 야구단에 입대하게 됐다. 신인 투수 박정수와 이종석, 외야수 박준태 그리고 kt에서 2차 드래프트로 최근 이적한 이윤학까지 4명이다.

가장 마음이 싱숭생숭 할 입대 전날, 이들은 머리를 짧게 깎고 앞으로 2년간 펼쳐질 미래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쉬움 보다는 "후련하다"는게 공통된 목소리였다. 오히려 "머리를 자르니 고등학생때로 돌아간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이들 중 '1군밥'을 가장 많이 먹었던 박준태는 대졸 2년차라 나이도 가장 형이다. "쉬는 동안 여행도 다녀오고 잘 놀다가 간다"는 박준태는 군 입대를 가장 섭섭해했다. 그래도 "제대로 기회를 못 잡았던 것 같아 아쉬운 것도 많지만, 1군에서 좋은 경험도 많이 했다. 앞으로 내가 어떤 선수가 되야 할지 확실한 동기 부여는 있으니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입대 전까지 구단 행사도 '야무지게' 참여했던 박준태는 "경찰 야구단에 (안)치홍이형도 있고, 다른 동기들도 비슷한 또래고 친하다. 어차피 모두 다 가는 군대 아닌가. 2년 동안 실력을 향상시키고 빨리 다녀오는게 목표"라고 소감을 밝혔다. 부산에 계시는 부모님은 일부러 훈련소에 오시지 말라고 직접 만류한 그는 함께 입대하는 친구의 형 자동차를 얻어 타고 훈련소로 향했다.

'꽃미남' 신인 투수로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던 박정수는 구단의 신속한 결정에 따라 입단 첫 해를 보내고 바로 군대에 가게 됐다. 팀내 막내로 형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그는 "한번은 꼭 해보고 싶었다"며 마지막 일탈로 회색빛 탈색 머리를 한달간 유지했다가 입대를 위해 머리카락을 잘랐다. 

박정수는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빨리 다녀오는게 훨씬 낫다. 오히려 구단에서 일찍 보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올해 1군에서 뛰면서 내가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닳았다. 군대에서 보내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면서 반드시 좋은 선수가 되겠다. 제대를 하고 돌아왔을 때는 당당히 1군 주전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외모는 여리여리 해도 공을 던질때만큼은 두둑한 배짱이 있었던 그다.

가장 밝게(?) 입대를 기다리고 있었던 선수는 이종석이다. 올해 후반기에 1군에 첫 등록돼 첫 경기서 2이닝 8실점으로 쓰라린 신고식을 치렀지만, 구단에서 이종석에게 기대가 크다. 2군에서 보여준 성실함과 가능성이 맞물려 코칭스태프의 적극 추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입대 전날이라 모교인 순천북초등학교 야구부에 인사를 드리러 왔다"는 이종석은 "얼떨떨한데 일반 현역 입대가 아니라 야구를 계속 할 수 있게 되서 기쁘다. 데뷔 경기에서 욕을 너무 많이 먹었지만, 앞으로 욕 안먹고 잘하는게 목표가 됐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종석은 또 "같이 들어가게 된 KIA 선수들은 물론이고 넥센의 이상민, 김동준과도 친하다. 사실 낯가림이 조금 있어서 왕따라도 당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다행이다. 논산도 혼자 기차타고 갈 뻔 했는데 '사랑하는' 고모가 태워다 주신다고 해서 천만다행이다. 솔직히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니고 휴식 기간 동안 잘 쉬었다. 김기태 감독님도 '나도 군대 다녀왔다. 쿨하게 다녀와서 보자'고 하셨다. 군대 다녀와서 홀가분하게 잘하는 선배들이 훨씬 많지 않나. 나도 그런 사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말 2차 드래프트로 급작스레 kt에서 KIA로 팀을 옮긴 이윤학도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실 2차 드래프트로 또다시 이적하게 될거란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는데 이야기를 듣고 많이 놀랐다. 아직도 KIA 소속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어색하다"는 이윤학은 덤덤하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광주에 내려가서 김기태 감독님께 인사 드렸다. 이미 LG에서 인연이 있다. 감독님이 "내가 뽑았으니 잘해야한다"고 하셨다. 그동안은 내가 했던거에 비해 운에 기댔다. 운이 따라줘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LG에서도, kt에서도 내게 기대를 걸어주셨고 기회를 주셨는데 부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 팀을 옮긴 것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KIA 선수라는 생각이 들 새도 없이 군대에 가지만 오히려 옮긴게 잘된 것 같다"고 했다. 

이윤학은 또 "지금까지는 실감이 안났는데 머리를 자르니까 군대에 간다는 실감이 난다. 2년 후에 KIA 선수가 됐을 때는 정말 야구를 잘하고 싶다"고 기약을 남겼다.

NYR@xportsnews.com/사진=(왼쪽부터)이종석-이윤학-박정수-박준태 ⓒ 엑스포츠뉴스DB, KIA 타이거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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