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5팀 가운데 3팀의 전력 누수가 상당하다. 2016시즌 KBO리그의 판도도 이전과는 다를 수 있다.
사상 최초로 4년 연속 통합 우승, 5년 연속 정규 시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삼성 라이온즈는 올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뜻밖의 풍파를 맞았다. 주축 투수 3인방인 윤성환, 안지만 그리고 임창용이 해외 원정 도박 스캔들에 휘말린 것이다. 여파는 예상보다 훨씬 거셌다. 결국 김인 사장이 직접 나서 고개 숙여 사과를 했고,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꼭 이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결과적으로 삼성은 한국시리즈 우승이 좌절되며 통합 5연패의 꿈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삼성은 2016시즌 보류 선수 명단에서 임창용을 제외했다. 당초 삼성이 현재 혐의를 받고 있는 3명의 선수를 모두 제외하느냐, 모두 안고가느냐가 관심사였지만 일단 최근 검찰에 직접 출두해 조사를 받았던 임창용만 제외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안지만과 윤성환의 경우 조사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수사 종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임창용이 빠지고, 윤성환과 안지만의 복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내부 FA였던 박석민도 놓쳤다. 원 소속 구단 협상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던 프랜차이즈 스타 박석민은 결국 삼성과 결렬된 후 시장에 나섰고, 4년 최대 96억원(옵션 10억원 포함)에 NC 유니폼을 입게 됐다. 삼성은 가장 확실했던 주전 3루수와 선발 투수, 필승 계투진 투수, 마무리 투수까지 공백이 생겼다. 워낙 선수층이 튼튼하고 5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만큼 명실상부 명문팀이지만 당장 이 선수들의 빈자리를 어떤 방식으로 메꿀지는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넥센도 마찬가지다.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우승 트로피를 두고 다퉜던 넥센은 리그 최강의 타선과 한현희-조상우-손승락으로 이어지는 철옹성 불펜이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견인한 원동력이었다. 또 4년째 함께한 외국인 투수 앤디 밴헤켄은 매 년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선발진 한 자리를 굳건히 꿰찼다.
하지만 내년에는 사정이 다르다. 밴헤켄이 일본프로야구 진출을 희망하면서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계약을 앞두고 있고, 강정호에 이어 주전 1루수이자 4번 타자인 박병호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눈 앞에 뒀다. 또 내부 FA 중 외야수 유한준과 투수 손승락이 각각 kt와 롯데로 이적했다. 넥센은 순식간에 1선발과 4번타자, 클린업을 치는 주전 외야수에 마무리 투수까지 손실이 났다.
내부적으로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 모양새지만, 이 모든 것은 유망주급 선수들이 얼마나 기대대로 성장해주느냐에 달려있다. 또 대대적인 세대 교체가 이뤄지는만큼 단숨에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도 어려운게 현실이다.
SK 역시 출혈이 있다. 올해에만 무려 6명이 FA 자격을 회득했던 SK는 현재까지 박정권과 채병용만 눌러앉히는데 성공했다. 시장에 나간 선수 가운데 포수 정상호가 LG로 이적하면서 주전 포수 자원 한명이 사라졌다. 또 확실한 '믿을맨' 윤길현도 롯데와 계약을 마쳤고, 이번 FA 투수 최대어로 꼽히던 좌완 정우람은 한화로 이적했다.
올해 페넌트레이스에서 SK는 5위, 넥센은 4위, 삼성은 1위를 각각 기록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SK는 막판 저력을 발휘하며 '그래도 SK'를 재입증 했고, 넥센과 삼성 역시 구단 나름대로 의미있는 기록을 만들었다. 하지만 2016시즌은 또 다르다. 주축 선수들을 잃은 가운데 KBO리그 전체 흐름도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
NYR@xportsnews.com/사진=(왼쪽부터)김용희-염경엽-류중일 감독 ⓒ 엑스포츠뉴스DB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