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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짜면·한상차림·숙성"…싸이가 직접 말한 '칠집싸이다'(종합)

기사입력 2015.11.30 15:33 / 기사수정 2015.11.30 15:49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가수 싸이가 3년 5개월 만에 정규 앨범을 발표한다. 'B급 문화'의 선봉장이 된 싸이는 이번 앨범을 정성스럽게 준비한 '한상차림'이라고 소개했다.

싸이의 정규 7집 '칠집싸이다' 기자회견이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서울에서 열렸다. 이날 싸이는 취재진에 "(새 앨범 발표가) 너무 오래 걸렸다. '젠틀맨'으로부터 2년 8개월, 정규 6집으로부터는 3년 5개월이 걸렸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한 때는 '공부가 제일 쉬워요'처럼 곡 쓰는 게 쉬운 시절이 있었다"며 "중압감이 됐든, 스트레스가 됐든, 미국병이 됐든, 곡을 한마디 두마디 진행하기 전부터 머릿 속에 여러 명의 사공이 많았다. 이를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이런 노래를 썼던 사람이지'라는 마음으로 9곡을 썼다. '대디'가 완성된 것은 지난해 3월이었다. 7개월이 지나 댄스곡을 만들었다. 많은 고심을 거쳤다"며 "'나팔바지'는 대학 축제 공연을 마치고 나서 쉽게 만든 곡이다. 한 곡은 쉽고, 한 곡은 어렵게 만든 것이다"고 전했다.

싸이는 앞서 모바일 방송을 통해 정규 7집 '칠집싸이다' 일부 공개했다. 그는 간략한 설명과 함께 작업기를 전해 오랫 동안 그의 신곡에 목말랐던 팬들을 달랬다. 이번에도 싸이는 방송에서 못다한 신곡 설명을 이어갔다.

싸이는 "'나팔바지'는 DJ DOC 형들에게 준 '나 이런 사람이야'와 비슷하다"면서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장르였다. 박진영이 자주 사용하는 7,80년대 펑키한 기타로 가는 노래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디'는 지난해 '행오버' 뮤직비디오에 포함됐던 '대디 커밍 디스 섬머'라는 글귀에 있던 곡이다"면서 "당시부터 촬영을 했지만 편곡이 바뀌었고, 안무도 바뀌었다. 예전 촬영분을 쓸 수 없어 재촬영을 했다. 가장 애먹은 곡이다"고 전했다.

2012년 발표된 싸이의 정규 6집 '싸이6甲 Part 1'의 타이틀곡 '강남스타일'이 미국 빌보드 차트와 유투브 등을 강타한 뒤 '젠틀맨' '행오버'가 발표됐다. 영어와 한국어 가사가 섞인 곡에 대해 팬들은 싸이에게 '초심'을 묻기 시작했다. '젠틀맨' '행오버'에는 싸이만의 스타일이 없다는 평가였다.

이에 대해 싸이는 "'이 곡은 싸이스럽다'라는 것 자체가 싸이스럽지 않은 듯하다"며 "제가 찾은 초심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딴따라'였다. 호불호가 나뉠 것이지만, 겸허히 받아들이는 가운데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결과는 순리대로 받자는 것이다"고 했다.



싸이는 어느덧 자신을 대표하게 된 'B급 문화'에 대해서는 "마이너 감성을 지향했다는 것은 의도된 부분은 아니었다. 어느 날부터 'B급 문화'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면서 "B급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가수는 없다. 데뷔 때부터 A급이고, 하이엔드였다"고 답했다.

싸이는 "문화예술에서 가장 강력한 것은 자연스러움이다. 평가를 받은 것에 대해 억지로 핸들을 꺾지는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 자신을 둘러싼 평가보다는 온전히 제 음악에 집중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어 싸이는 이번 앨범의 활동 방향과 관련해 "정규 6집과 '젠틀맨'의 중간 정도가 될 듯하다. 국내 활동을 하면서 연말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당분간은 신곡의 무대를 보여드릴 것이다. 정규 6집 때는 아무런 생각없이 넋 놓고 있다가 얻어걸린 케이스였다. 이번에는 '의도하지 않되 걸릴까'라는 짬짜면 같은 느낌으로 활동할 것이다"고 말했다.

싸이는 '강남스타일' 성공의 무게감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해외 활동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 두번 다시 '강남스타일' 같은 일이 일어나진 않을 것 같다. '강남 스타일'의 무게감 때문에 강남에도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현장에서는 신곡 '나팔바지'와 '대디'의 뮤직비디오가 시연됐다.

'나팔바지' 뮤직비디오는 경쾌한 리듬이 중심이 된 노래에 정장점을 연상하게 하는 공간이 펼쳐졌다. 싸이는 나팔바지를 입고 복고풍 댄스로 흥을 더했다. 골반을 흔들거나, 팔과 다리를 휘젓는 안무로 눈길을 끌었다. 전작 '젠틀맨' '행오버'보다 완성도가 느껴지는 곡이었다.

'대디'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하지원과 가수 유희열이 출연한 가운데 싸이가 어린이 노인 등의 변장을 하고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싸이는 특히 콧수염과 가슴털이 수북한 댄서로 분해 베이스 음이 강조된 EDM 비트에 몸을 실었다. 그는 일정한 비트가 반복되는 중독성 강한 노래에 팔을 위로 뻗는 안무를 구성했다.

싸이는 두 곡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이들에 대해 "씨엘은 피처링을 해서 뮤직비디오에 참여했다. 하지원은 아들 싸이가 다니는 학교에 여교사를 생각했는데, 떠올라서 하지원에게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희열은 산부인과 출산할 때 의사 역할로 떠올라 섭외했다. 앨범과 뮤직비디오에 참여해준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싸이는 마지막으로 "어떤 상황이 와도 무관심을 받은 적도 있고, 질타를 받은 적도 있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며 "오래된 음반이 아닌 숙성된 음반으로 기억되고 싶다. 한곡 듣기보다는 전곡 듣기를 권한다. 정성스러운 한상차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칠집사이다'에는 자이언티 씨엘(2NE1) 김준수(JYJ) 전인권 개코(다이나믹듀오)와 윌아이엠(블랙아이드피스) 애드시런 등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오는 1일 0시 공개된다.

더블 타이틀곡 '나팔바지'는 싸이 유건형 작곡, 싸이 작사의 펑크 장르 곡이다. 7,80년대 리듬 기타와 드럼 사운드가 돋보이는 복고풍 트랙으로, '가장 싸이다운 곡'이라고 평가받는다.

'대디(DADDY)'는 유건형 테디 퓨처바운스가 작업한 노래로, 강렬하고 독특한 신스사운드 중심의 댄스곡이다.

한편, 싸이는 내달 2일 홍콩에서 열리는 '2015 MAMA(Mnet Asian Music Awards)'에 참여하고, 같은 달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연말 콘서트 '올나잇 스탠드2015-공연의 갓싸이'를 개최한다.



in999@xportsnews.com / 사진 = 싸이 ⓒ 권태완 기자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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