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나유리 기자] 무사 만루 해커. 결과는 실패였다.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는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5⅓이닝 8피안타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18일 1차전에서 4이닝만에 투구수 66개를 기록하고 물러났던 해커는 사흘 휴식 후 다시 등판했다.
매 이닝 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무너지지는 않았다. 1회말을 삼자범퇴 깔끔하게 출발한 해커는 2회 김현수-양의지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김현수 타석에서는 높은 실투가 안타가 됐지만, 양의지는 낮은 볼이 코스 좋게 중견수 앞까지 흘러나가는 안타가 되어 주자가 2명으로 늘어났다. 홍성흔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하지만 행운이 따랐다. 오재원의 잘맞은 타구가 투수 앞에 떨어지는 땅볼이 됐고, 런다운 플레이로 3루 주자를 잡아냈고 오재일이 땅볼로 물러나 점수를 주지 않았다.
주자가 나가면 해커의 집중력은 더욱 높아졌다. 이날 해커가 주자를 내보내지 않은 이닝은 1회가 유일했다. 그런데 주자가 루상에 있을때 공에 힘이 붙었다. 특히 3회말에는 2사 주자 2루 상황에서 민병헌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한가운데 스트라이크 3개로 루킹 삼진을 잡아낸 것이 좋은 예시다.
동료들도 해커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줬다. 4회말 병살 기회에서 직접 잡은 타구를 글러브에서 공을 빼지 못해 아웃카운트를 1개만 늘리는데 그쳤지만, 오재원의 타구를 좌익수 김종호가 미끄러지듯 넘어지며 잡았고, 5회에도 1아웃 이후 정수빈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으나 포수 김태군이 완벽한 2루 송구로 이닝을 종료하게끔 도왔다.
그러나 투구수 80개에 육박한 6회말은 농도가 달랐다. 이미 해커의 공이 눈에 익은 두산 타자들이 공을 치기 시작했다. 무사 2루에서 김현수에게 고의 4구성 볼넷으로 1루를 채우고 다음 타자와의 승부를 선택했지만, 부상으로 오른발이 불편한 양의지의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다.
0-0 동점 상황에서 무사 만루가 되자 NC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투수 교체 없이 밀어붙였다. 홍성흔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낼 때까지만 해도 희망이 있었으나 오재원의 타구가 타이트한 수비를 위해 베이스쪽에 붙어있었던 테임즈 키를 넘기는 2타점 적시타가 되고 말았다. 여기에 연타를 허용한 해커는 끝내 물러나고 말았다. 6회까지 버티기에는 무리였다.
NYR@xportsnews.com/사진 ⓒ 잠실 권태완, 김한준 기자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