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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부상' 두산, 되살려야 할 최재훈의 '가을 기억'

기사입력 2015.10.21 06:24 / 기사수정 2015.10.21 03:27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두산 베어스가 가을야구에서 뜻밖의 암초를 맞았다.

두산은 20일 "양의지에게서 우측 엄지발톱 끝부분 미세골절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양의지는 지난 19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 4회 나성범이 친 파울타구에 오른쪽 발을 맞았다. 보호대가 없는 곳에 맞은 양의지는 고통을 호소했고, 결국 5회말 수비 때 최재훈과 교체됐다.

양의지는 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X-레이 검사를 했지만 별다른 이상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20일 서울에 올라와 X레이 및 CT촬영을 한 결과 오른쪽 엄지 발가락에 미세 골절이 발견됐다. 두산 관계자는 "부상부위가 크지 않아 수술 등 의학적 처치는 필요하지 않고, 자연 치유가 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지만 3차전 출장에 대해서는 "나오기 어렵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경기 중반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8회 역전을 허용해 패배한 두산에게 내려진 가장 큰 악재다. 양의지는 두산에 있어서 대체 불가 자원이다. 올시즌 타율 3할2푼6리 20홈런으로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면서 팀의 5번타자 자리를 든든히 지켰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6타수 1안타로 주춤했지만, 타선에 양의지가 있고 없고는 그 무게감이 확연하게 차이난다. 여기에 시즌 내내 주전 마스크를 쓴 양의지와 투수들 간의 호흡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두산 관계자의 따르면 양의지는 진통제라도 맞고 팀에서 필요 시 경기출장을 강행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부상을 안고 있는 양의지가 100%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보장도 없다.

두산은 플레이오프 포수 엔트리에 양의지와 최재훈 두 명만을 올렸다. 양의지가 빠진 이상 두산은 최재훈 카드로 전체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백업이 없는 상황에서 최재훈이 승부처에서의 대타로 교체되거나 만에 하나 부상 등으로 빠지게 된다면 김태형 감독이 농담으로 던졌던 '홍성흔 포수 출장'도 '진지한 현실'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홍성흔은 2008년 이후 포수 마스크를 벗었다.

그만큼 이제 최재훈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올시즌 타율은 1할5푼2리로 저조하지만 최재훈에게는 누구보다 강렬한 가을야구 경험이 있다. 지난 2013년 처음으로 밟은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타율 2할6푼3리 1홈런을 때려내면서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 1등 공신이 됐다. 수비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은 활약을 펼쳤고, 결국 어깨 부상을 당해 수술까지 했다. 그만큼 만점 활약과 더불어 투혼까지 펼치면서 많은 두산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2년만에 다시 찾아온 기회. 최재훈이 2013년 가을의 기억을 되살린다면 두산 역시 2년 만의 한국 시리즈 진출 도전에 좀 더 힘을 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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