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불펜 보직 파괴는 2015 포스트시즌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7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SK 와이번스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 1차전에서 선발 투수 앤디 밴헤켄의 6⅔이닝 3실점(2자책점) 퀄리티스타트 활약과 함께 브래드 스나이더의 3타수 2안타 1타점 맹타에 힙입어 5-4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넥센은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됐다.
넥센은 올해 가을 야구에서도 승리 불펜의 '보직 파괴'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규 시즌 막바지 염경엽 감독은 포스트시즌의 불펜 운영을 묻는 취재진에게 줄곧 "우리 팀의 가을 야구에서 불펜 보직은 없다"며 "팀의 승리가 가장 중요한 것이 포스트시즌이다. 정규시즌과 달리 개인 성적은 무의하다"라고 이야기했다.
7일 SK와의 경기에서도 넥센은 손승락(⅓이닝 무실점)-조상우(3이닝 무실점)-한현희(1이닝 1실점) 순으로 경기에 등판시키며 정규 시즌과 다른 불펜 운영을 보여줬다. 넥센에게 있어 손승락·조상우·한현희는 없어서는 안 될 '믿을맨'들이다. 정규 시즌에서는 손승락을 꼭지점(마무리)으로 한현희와 조상우가 앞에 나와 던지는 운영이었지만, 포스트시즌은 역시 달랐고, 상대 타자와 상황에 따라 세 명의 투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운영의 묘를 보여줬다.
염경엽 감독의 이러한 불펜 운영은 부임 첫 해였던 2013년부터 시작됐다.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넥센은 한현희에 앞서 손승락을 투입해 1⅔이닝을 책임지게 했다. 작년 역시 넥센은 LG와의 플레이오프와 삼성과의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과정에서 '구위가 좋았던' 손승락을 길게 던지는 불펜 투수로 활용을 했고,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손승락은 2⅓이닝까지 책임을 졌다.
이러한 불펜 운영을 넥센이 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첫째 믿을 만한 불펜 투수가 적다는 것, 둘째 좌타자에 약점을 보이는 '언더 핸드' 한현희의 활용폭을 높이겠다는 의도도 반영이 됐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넥센은 이와 같은 불펜 운영을 보여줄 것이 확실하다. 다만 더 높은 라운드 진출을 원하는 넥센의 입장에서 이들의 체력을 관리하면서 경기를 치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
한편 넥센의 정규시즌 평균자책점은 4.95(6위)으로 두산이 기록한 5.03(7위)보다 좋았지만, 큰 차이는 아니었다. 오히려 투수들의 물량이라는 차원에서 넥센은 경쟁팀에 불리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년간 비교적 성공적으로 가을 야구를 펼쳐왔던 넥센이 올 시즌에도 만족스러운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는 '불펜'의 역할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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