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5강 도전은 여기까지였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까지 KIA 타이거즈는 잘 싸웠다.
올 시즌 개막 이전. 야구 전문가 중 KIA 타이거즈의 선전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팀인 삼성과 넥센 그리고 좋은 전력을 갖춘 SK와 두산이 우력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쥔 한화와 타선이 빼어난 롯데가 '5강 다크호스'로 언급됐다.
성장에 초점을 맞춘 김기태 감독이 오키나와 연습 경기 리그에서 10연패로 캠프를 마쳤고, 시범 경기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윤석민의 국내 유턴이 유일한 전력 보강이었다.
신생팀 kt와 더불어 유력한 꼴찌 후보. 자존심 상하는 평가였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개막 직후 6연승을 질주하며 상승세를 탔지만, 이후 줄곧 중하위권에서 머물렀다. 스포트라이트는 KIA를 향하지 않았다.
그러나 KIA는 올시즌 내내 '없는 살림'을 잘 꾸려왔다. 필립 험버에 에반 믹까지. 사실상 외국인 선수 3명 중 1명은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인 채로 1년을 보냈다. 조쉬 스틴슨이 양현종과 '원투펀치'를 맡아주기는 했지만, 후반기 성적은 썩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IA는 잘 싸웠다. 시즌 마지막 2경기를 남겨둔 현재까지 순위 싸움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변화다. 막바지로 갈 수록 KIA의 전력은 더욱 약해졌다. 김민우와 스틴슨, 에반까지 몸 상태가 좋지 않고, 양현종도 어깨 상태가 베스트 컨디션은 아니다. 사실상 양현종-임준혁, 두명으로 버티는 선발진에 필승조였던 최영필까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상태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마인드 자체가 달라졌다는데 2015시즌 의미를 둘 수 있다. KIA 선수들은 시즌 마지막까지 긴장감있게 진행되는 순위 싸움에 "야구하는 즐거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그리고 2년 연속 8위. 패배 의식을 완전히 걷어낸 것이다.
3일과 4일. 중요할 일전이었던 2경기에서 KIA는 결국 큰 경기에 대한 중압감 그리고 어렵게 버텨왔던 전력에 구멍이 나면서 패했다. 그러나 "1경기, 1경기의 소중함과 절실함을 깨닳았다"고 말하는 경험 부족 어린 선수들은 패배의 쓴맛이 깊게 스며든 또 하나의 경험치를 얻었다. 이번 가을 KIA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만, 소중한 경험을 마음에 품은 선수들은 내년과 내후년을 바라보며 더 큰 각오를 새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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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