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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 엑스파일] 강정호 울린 '살인 태클'과 ML의 '하드 슬라이딩' 문화

기사입력 2015.09.18 16:43 / 기사수정 2015.09.18 16:50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한국인 선수들은 병살타 수비 방법을 미국인 선수들과는 다르게 배운다. 피츠버그와 탬파배이 구단은 이걸 알고 있었을까?"

18일 오전 강정호의 부상 소식이 전해지자, 롯데 자이언츠의 해외 스카우트 코치 라이언 사도스키의 트위터에는 '한국과 미국간 야구 문화 차이'에 대한 짧은 언급이 있었다.



사도스키의 트윗에 따르면, 한-미간 야구에서 병살 수비법 자체가 다르다. 미국과 한국 양 쪽의 야구를 모두 경험해본 사도스키의 입장에서 강정호의 부상은 '병살 수비법의 차이'라는 또 다른 프레임으로 읽힌 것이다.

강정호(28, 피츠버그)는 18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 도중 병살 수비를 하다가 부상을 당했다. 강정호는 왼쪽 정강이뼈 골절과 왼 무릎 내측 측부 인대 및 반월판 파열을 진단 받고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피츠버그는 "복귀까지는 6~8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며 공식 발표했다. 시즌 아웃을 넘어 내년까지 위협하는 큰 부상이었다.

강정호의 부상 순간을 돌아보자. 시카고 컵스전 1회초였다. 2루수 닐 워커가 땅볼타구를 잡아 2루를 지키던 유격수 강정호에게 던졌고, 강정호는 공을 잡은 뒤 곧바로 1루에 송구했다. 병살 수비에 들어가던 강정호를 막기 위해 1루 주자 크리스 코글란은 오른쪽 다리를 높게 들고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코글란의 다리가 강정호의 왼쪽 축다리를 가격했다. 왼 무릎을 부여잡고 쓰러진채 한참을 일어나지 못하던 강정호는 결국 두 명의 코칭스태프에 부축돼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미국 야구의 '하드 슬라이딩'

구체적으로 한국과 미국의 병살 수비는 어떻게 다를까. 가장 큰 차이는 미국 야구의 '하드 슬라이딩(Hard Sliding) 문화'다.

하드 슬라이딩은 병살을 막기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슬라이딩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코글란의 슬라이딩은 미국에서 야구를 배운 선수로서는 '당연한 플레이'에 속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코글란의 슬라이딩은 일반적인 수준이다"라며 "미국에서 하드슬라이딩은 수비를 합법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다. 오히려 그런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013년 미국 무대에서 뛰던 유망주 이학주(탬파베이)도 병살 수비 도중 상대 선수 태클에 걸려 시즌을 접은 적이 있다. 지난해 10월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이야기가 한창 나올 때, 김경문 NC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미국 선수들은 우리 선수들처럼 플레이하지 않는다. 2루 슬라이딩이 매우 공격적이고 수비수에게 위협적이다"라며 "강정호가 미국에 간다면,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더블플레이 시 부상이다"고 말한 바 있다.


"다리 높이 든 점은 아쉬워"

한국과 미국의 슬라이딩 문화 차이는 결국 '선수풀'에서 나온다. 송재우 위원은 "KBO리그는 상대적으로 선수풀이 작다보니 다 아는 사이고, 자주 보게 돼서 그런 슬라이딩을 하기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미국의 경우 아예 처음 야구를 배울 때부터 그렇게 배운다. (강정호 부상 당시) 2루수였던 닐 워커도 자기도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배웠다고 말했다더라"고 덧붙였다.

즉, 하드 슬라이딩이 일반적인 미국에서는 병살 수비 시 기본적으로 숙지해야 하는 점이 ▶베이스를 최대한 빨리 밟고 ▶주자에게서 확실히 멀어진 뒤 ▶1루로 송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코글린의 주루에서 아쉬운 부분은 있다. 코글란이 오른쪽 다리를 다소 높게 들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슬라이딩에서는 기본적으로 상체를 이용해서 수비수를 교란하거나 방어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수비수를 견제하려면 다리를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때도 스파이크를 높게 세우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

송재우 위원은 "슬라이딩을 하는 선수도 부상위험이 따르다 보니 다리를 그렇게 높게 들지는 않는다. 그 정도(코글란이 강정호를 앞에 두고 슬라이딩하면서 취한 다리 자세) 높이였으면 강정호가 점프 했어도 피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 AFPBBNews=News1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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