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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사미가 되게 생긴 맨유의 이적시장 성적표

기사입력 2015.08.20 11:50 / 기사수정 2015.08.20 11:57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만족할 만한 여름을 보내고도 결정적인 실수를 마지막에 범하게 생겼다. 성적표를 매긴다면 만점을 받기에는 부족해보인다.

스페인 주요 언론들과 BBC 등 영국의 공신력 있는 매체들은 19일(한국시간) 일제히 페드로 로드리게스(FC바르셀로나)가 맨유가 아닌 첼시로 이적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맨유로 이적할 것 같아보였던 페드로가 돌연 첼시로 간다는 소식에 난리가 났다.

공격수 페드로를 영입해서 이번 이적시장의 화려한 마침표를 찍고자했던 맨유의 계획도 틀어졌다. 좋은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을 영입했지만 정작 제일 중요한 공격수 보강에 실패할 위기에 놓였다. 울며 겨자 먹기로 페드로를 놓친 맨유는 당장 다른 후보들을 접촉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맨유의 이적시장 초반은 화끈했다. 멤피스 데파이를 곧바로 데리고 온 데 이어 모르강 슈나이덜린,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마테오 다르미안 등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각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이름도 알려진 선수들을 데리고 오면서 중원과 수비를 알차게 보강했다.

이제는 공격수 문제만 해결하면 될 일이었다. 로빈 판 페르시와 라다멜 팔카오가 떠니면서 맨유의 공격쪽 선수층이 얇아졌다. 현재로서는 원톱에 웨인 루니를 세우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도 없는 지경에 놓였다. 루니가 오랜만에 최전방으로 돌아온 탓에 이전과는 달리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탑 클래스 공격수를 데리고 와야 된다는 주변의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페드로 영입에 가까워졌었지만 마지막 순간에 없던 일이 됐다.

페드로 영입을 두고 맨유는 바르셀로나와 너무 시간을 끌었다. 바르셀로나측이 요구한 2,200만 파운드(한화 약 290억 원)의 금액을 제대로 맞추지 않은 맨유는 이적시장 막바지까지 조율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을 맞추고자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는 바르셀로나가 스페인 슈퍼컵 1차전과 2차전에는 페드로가 좀 팀에 남아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는데 이를 맨유가 또 승낙하면서 완전 영입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최근에서야 맨유의 에드 우드워드 회장까지 직접 스페인으로 건너가는 등 나서서 페드로 영입을 마무리짓고자 했지만 첼시라는 변수가 생겼다. 첼시는 바르셀로나가 원했던 금액을 만족시키는 돈을 지불하겠다고 밝혔고 최근 빅토르 발데스 골키퍼를 냉대한 루이스 판 할 감독에 대해 안 좋은 인상이 심어진 페드로도 맨유행을 거부했다. 때마침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0-3으로 패한 뒤 페드로에게 첼시행을 추천한 세스크 파브레가스 등의 입김도 한몫했다.

페드로까지 놓치게 되면서 우드워드 사장을 비롯한 수뇌부들은 적지 않은 비난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드워드 회장은 그에 앞서 직무를 맡았던 데이비드 길 전 사장의 영입리스트와 비교되면서 능력에 물음표가 생겼다.

지난 시즌까지 그가 영입한 앙헬 디 마리아, 팔카오 등은 팀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면서 돈을 낭비했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페드로 영입을 성사시키지 못한 점은 그의 이력에 일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세르히오 라모스(레알 마드리드)도 이적을 타진하다가 별로 성과도 못본 마당에 페드로의 변심은 맨유팬들에게는 더 큰 충격이 될 것으로 현지에서는 보고 있다.

이제 맨유와 우드워드 사장의 위신을 서려면 앞서 먼저 맨유로 넘어온 데파이, 슈바인슈타이거 등이 잘해줘야 한다. 미러풋볼 등 영국의 일부 언론들은 이러한 점들을 문제삼아 우드워드 회장이 당장 빅 영입이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루이스 판 할 감독 ⓒ AFPBBNews=news1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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