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앞으로 잡을 수 있는 경기는 확실히 잡고 가겠다는 계산이 돋보인다.
KIA 타이거즈는 최근 외국인 선수 에반 믹을 선발에서 다시 불펜으로 보직 이동을 했다. 사실 지난 6일 광주 kt전 선발 등판은 '실험'과 '기회'였다.
여러가지 이유가 겹치면서 에반에게 선발 기회를 부여했다. 그리고 첫 등판 내용은 우려를 낳았다. 투구수 70개를 넘기자 힘이 현저하게 떨어졌고, 안타를 맞아 나갔다. 5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하던 에반은 6회에만 2피안타 2볼넷 1사구로 2실점 했다.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다. 다혈질에 가까운 성격인 에반은 스스로도 흥분한 채로 첫 등판을 마쳤다.
그리고 며칠간 김기태 감독은 다시 고민을 했다. 이번에는 에반에게도 함께 시간을 줬다. "팀을 위해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게 좋을지 스스로 다시 생각해보라"는게 논점이었다. 이번에는 에반도 '선발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릴 수 없는 상황. 코칭스태프의 결정대로 불펜 복귀가 확정됐다.
그렇다면 이제 다음 계산에 들어가야 한다. 11일 기준으로 KIA의 투수 엔트리에는 총 12명의 선수가 등록돼 있다. 에반이 불펜으로 보직을 이동하면서 확실한 선발진은 양현종과 조쉬 스틴슨 그리고 임준혁 뿐이다. 현재 김병현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지만 나이를 고려했을때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지는 시점은 다시 올 수 있다. 김병현을 포함해도 선발 투수는 4명. 현재 엔트리에서 선발 투구가 가능한 선수는 홍건희와 박정수 정도다. KIA는 베테랑 서재응도 염두에 두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이 확정적이지 않지만, 그래도 KIA가 불펜 보강에 초점을 둔 이유는 분명하다. 젊은 투수들이 믿음직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필승조로 이기는 경기에 꾸준히 '출석 체크' 중인 최영필과 김광수는 각각 40대, 30대 중반이다.
90년대생인 젊은 유망주인 홍건희, 한승혁, 심동섭이 아직까지 타이트한 상황에서는 무너지는 경우가 잦고, 기복이 심해 지켜보는 벤치도 불안불안한게 사실이다. 지난주 넥센, kt전이 이를 여실히 증명했다. 최영필, 김광수가 무너지니 다음 승부수를 걸지도 못하고 패했다.
결국 타이트한 경기를 잡기 위해서는 에반의 불펜 이동이 필요했다. 중간에서 2~3이닝을 거뜬히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선발이 무너지는 경우에도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카드이기도 하다. 박정수, 김병현처럼 이닝 이터형이 아닌 투수가 선발로 등판할 경우 두번째 투수로 '애니콜'을 기다리는 것도 팀의 승리 가능성을 한층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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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